‘태후’ 지승현 “안 상위에게도 여자친구 있지 않았을까요?”

입력 2016.04.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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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태양의 후예' 1회에서 유시진과 맞서며 강렬하게 등장했던 북한군 안정준 상위.

단 한 회에만 짧게 등장해 제작진이 카메오를 쓸까 고민하기도 했던 이 배역은 데뷔 10년 차 배우 지승현(35)을 만나면서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유시진 역의 송중기가 "14회 주인공은 안정준 상위"라고 했을 정도로.

단역 역할을 극의 중심을 이끄는 주요 배역까지 스스로 끌어올리는,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해낸 지승현을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2007년 데뷔해 영화 '바람' '친구2' 등에 등장했던 지승현은 "얼굴을 꽤 알린 줄 알았는데 저를 처음 본 분들이 많더라. 드라마의 힘을 실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안정준 상위 역은 1회에만 잠깐 등장하는 역할이었지만 그의 연기를 눈여겨 본 김은숙·김원석 작가가 그의 출연분을 대폭 늘렸다.

"부산 집에 있다가 13, 14회 대본을 등기로 받았어요.(웃음) 이응복 PD가 "작가들이 너 엄청 좋아해. 또 나올 거야"라고 해서 중반 이후에 또 등장한다는 사실은 알았는데 보다가 제가 계속 나와서 '어? 어?' 하면서 봤어요. 촬영장에 갔더니 중기가 "오~ 14회 주인공"이라고 맞아주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그는 "작년 8월에 1회를 찍고 11, 12월에 그 이후 출연분량을 찍었는데 그사이에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 영화에 다 출연을 못 하게 됐고, 볼 대본이 '태양의 후예' 대본밖에 없어서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작년에 인지도가 없다는 이유로 많이 서럽고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국제 국민 드라마'에 출연한 덕에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고… 이런 날도 오네요."

드라마 '감격시대'를 위해 맹연습했다가 결국 표준어로 연기하게 돼 써먹지 못했던 북한 사투리는 '태양의 후예'에서 빛을 발했다. 실제 북한 출신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실감 나는 사투리에, 이념을 다르지만 유시진과 똑같이 사명감으로 뭉친 모습에 안 상위의 인기도 꽤 높아졌다.

'북시진'(북한 유시진)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지승현은 "안 상위에게도 (유시진처럼)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북한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외에도 여자친구를 두고 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북한에도, 중국에도 유시진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북시진'이라는 별명이 꽤 마음에 든다"고 털어놨다.

송중기는 14회에 나온 주차장 총격 장면에서 부상을 당했다. 유난히 액션 장면이 많던 지승현도 촬영하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1회 촬영 때는 송중기의 주먹에 입을 잘못 맞기도 했고 유리를 깨는 장면에서는 유리 파편 때문에 고생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겠다"던 그는 14회 병원에서 도망치다 총을 든 유시진과 마주치는 장면이 특별히 뿌듯하다고 했다.

"대본에는 그냥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었는데 조금 밋밋할 거 같아서 현장에서 저와 중기, 스태프들이 순발력을 발휘해 만든 장면이거든요. 움직임 하나하나 같이 의논하면서 만든 장면인데 그 과정에서 감정도 잘 잡혔고 방송에도 그런 감정이 잘 묻어나와서 정말 뿌듯했어요."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교직 이수까지 했지만 결국은 배우를 하는 이 남자. 사연이 궁금해 물어봤더니 "열 살 때부터 꿈은 배우였다"는 답이 돌아왔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배우가 되려면 우선 서울로 와야 할 것 같아서 공부를 했다. "영문학과를 택한 건 할리우드에 가고 싶어서였다. 명배우들이 영문학과 출신들이 많더라"라는 대답에선 엉뚱한 면모도 보인다.

학군단(ROTC) 출신에 GOP 근무도 했다. '태양의 후예' 방송 이후 오랜만에 연락이 온 GOP 동기들은 "왜 북한군을 연기했냐"고 장난 섞인 타박을 하기도 했다고.

차기작을 신중히 고민 중인 그는 "사실은 제가 굉장히 부드러운 남자"라며 씨익 웃었다.

"안 상위를 연기할 땐 탁성을 섞었지만 목소리도 부드러운 편이에요. 이 목소리를 활용해서 달달한 로맨스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안 상위의 사랑이야기' 어떨까요.(웃음) 인기에 휘둘리지 않고, 어떤 역할이든 지승현이 아니라 그 역할로 보여지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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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후’ 지승현 “안 상위에게도 여자친구 있지 않았을까요?”
    • 입력 2016-04-12 11:39:39
    연합뉴스
KBS 2TV '태양의 후예' 1회에서 유시진과 맞서며 강렬하게 등장했던 북한군 안정준 상위.

단 한 회에만 짧게 등장해 제작진이 카메오를 쓸까 고민하기도 했던 이 배역은 데뷔 10년 차 배우 지승현(35)을 만나면서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유시진 역의 송중기가 "14회 주인공은 안정준 상위"라고 했을 정도로.

단역 역할을 극의 중심을 이끄는 주요 배역까지 스스로 끌어올리는,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해낸 지승현을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2007년 데뷔해 영화 '바람' '친구2' 등에 등장했던 지승현은 "얼굴을 꽤 알린 줄 알았는데 저를 처음 본 분들이 많더라. 드라마의 힘을 실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안정준 상위 역은 1회에만 잠깐 등장하는 역할이었지만 그의 연기를 눈여겨 본 김은숙·김원석 작가가 그의 출연분을 대폭 늘렸다.

"부산 집에 있다가 13, 14회 대본을 등기로 받았어요.(웃음) 이응복 PD가 "작가들이 너 엄청 좋아해. 또 나올 거야"라고 해서 중반 이후에 또 등장한다는 사실은 알았는데 보다가 제가 계속 나와서 '어? 어?' 하면서 봤어요. 촬영장에 갔더니 중기가 "오~ 14회 주인공"이라고 맞아주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그는 "작년 8월에 1회를 찍고 11, 12월에 그 이후 출연분량을 찍었는데 그사이에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 영화에 다 출연을 못 하게 됐고, 볼 대본이 '태양의 후예' 대본밖에 없어서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작년에 인지도가 없다는 이유로 많이 서럽고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국제 국민 드라마'에 출연한 덕에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고… 이런 날도 오네요."

드라마 '감격시대'를 위해 맹연습했다가 결국 표준어로 연기하게 돼 써먹지 못했던 북한 사투리는 '태양의 후예'에서 빛을 발했다. 실제 북한 출신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실감 나는 사투리에, 이념을 다르지만 유시진과 똑같이 사명감으로 뭉친 모습에 안 상위의 인기도 꽤 높아졌다.

'북시진'(북한 유시진)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지승현은 "안 상위에게도 (유시진처럼)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북한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외에도 여자친구를 두고 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북한에도, 중국에도 유시진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북시진'이라는 별명이 꽤 마음에 든다"고 털어놨다.

송중기는 14회에 나온 주차장 총격 장면에서 부상을 당했다. 유난히 액션 장면이 많던 지승현도 촬영하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1회 촬영 때는 송중기의 주먹에 입을 잘못 맞기도 했고 유리를 깨는 장면에서는 유리 파편 때문에 고생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겠다"던 그는 14회 병원에서 도망치다 총을 든 유시진과 마주치는 장면이 특별히 뿌듯하다고 했다.

"대본에는 그냥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었는데 조금 밋밋할 거 같아서 현장에서 저와 중기, 스태프들이 순발력을 발휘해 만든 장면이거든요. 움직임 하나하나 같이 의논하면서 만든 장면인데 그 과정에서 감정도 잘 잡혔고 방송에도 그런 감정이 잘 묻어나와서 정말 뿌듯했어요."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교직 이수까지 했지만 결국은 배우를 하는 이 남자. 사연이 궁금해 물어봤더니 "열 살 때부터 꿈은 배우였다"는 답이 돌아왔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배우가 되려면 우선 서울로 와야 할 것 같아서 공부를 했다. "영문학과를 택한 건 할리우드에 가고 싶어서였다. 명배우들이 영문학과 출신들이 많더라"라는 대답에선 엉뚱한 면모도 보인다.

학군단(ROTC) 출신에 GOP 근무도 했다. '태양의 후예' 방송 이후 오랜만에 연락이 온 GOP 동기들은 "왜 북한군을 연기했냐"고 장난 섞인 타박을 하기도 했다고.

차기작을 신중히 고민 중인 그는 "사실은 제가 굉장히 부드러운 남자"라며 씨익 웃었다.

"안 상위를 연기할 땐 탁성을 섞었지만 목소리도 부드러운 편이에요. 이 목소리를 활용해서 달달한 로맨스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안 상위의 사랑이야기' 어떨까요.(웃음) 인기에 휘둘리지 않고, 어떤 역할이든 지승현이 아니라 그 역할로 보여지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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