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주기…언론 역할은?

입력 2016.04.17 (17:09) 수정 2016.04.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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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가 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 였죠.

2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상 규명 등을 둘러싸고 사회적인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참사 당시 전원이 구조됐다는 오보와 자극적인 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우리 언론들은 2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오늘은 먼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서 언론 보도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스튜디오에 김연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김 기자! 어제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언론들의 보도는 어땠습니까?

<답변>
네, 참사 2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는데요.

추모식과 함께 세월호가 남긴 아픔을 치유하고, 남아 있는 과제를 짚어보는 내용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녹취> KBS 뉴스9 :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들이 돌아오길 기원하는 행사가.."

<녹취> SBS 8뉴스 "세월호 희생자 304명 가운데 9명은 아직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 : "정부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인양작업을 시작해 오는 7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방송사들은 세월호 2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행사를 전하고, 참사의 아픔을 되새기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신문들도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고 보도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은 2주기 당일 보도에 집중했지만 일부 언론은, 며칠전부터 기획 기사를 통해 치유되지 않은 아픔과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현재 특별법에 따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하고 있죠.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는 어떤가요?

<답변>
네,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즉 세월호 특조위가 꾸려진 뒤 모두 두 차례 세월호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상당수 언론들은 청문회 내용을 주요하게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열린 세월호 2차 청문회에서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습니다.

사고 당시 선사였던 청해진해운 측이 승무원에게 선내 대기 방송을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온 겁니다

<녹취> 강혜성(세월호 전 여객영업부 직원) : "(선사 쪽에서 대기 지시가 왔어. 이렇게 진술한 적이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참사의 진상에 한 발 다가가는 단서가 될 수 있는 증언이었지만,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에는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14일부터 16일까지,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 열린 1차 청문회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녹취> KBS 뉴스9(2015.12.14) :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1차 청문회가 오늘 시작돼.."

<녹취> MBC 뉴스데스크(2015.12.14) : "이헌 부위원장을 포함해 여당 추천위원 5명이 불참한 가운데..."

사흘 동안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에서는 청문회가 열린 사실을 짧게 전달하는 단신 기사가 3건 나갔고.

<녹취> SBS 8뉴스(2015.12.14) : "세월호 의인으로 불렸던 김동수 씨가 자해를 하는 소동도 있었습니다."

청문회 과정을 길게 전달한 리포트 기사는 1건이었는데, 조사 내용보다 자해 소동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인터뷰>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 이른바 지상파 방송 3사의 저녁 종합뉴스 프로그램이 사실 시청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정보원인데요./ 저녁 종합뉴스에서 뉴스 아이템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하면 사실 일반 시민들은 세월호와 관련해서 어떠한 문제 제기가 있는지, 그리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신문의 경우 각사의 성향에 따라 세월호 청문회에 대한 보도량과 내용이 차이를 보였습니다.

1, 2차 청문회 기간과 다음날까지 각 신문의 보도량을 보면, 조선과 동아, 중앙일보는 1건에서 3건인 반면, 경향과 한겨레는 각각 11건과 12건을 보도했습니다.

1차 청문회의 경우 조선과 중앙, 동아는 여당 추천위원이 전원 불참한 것과 자해소동에 초점을 맞췄고 경향과 한겨레는 증인으로 나온 해경 관계자의 답변태도에 주목했습니다.

새로운 증언이 나온 2차 청문회에서도 각 신문의 보도 내용은 차이를 보였는데, 조선일보는 이준석 선장이 청문회에 출석했다는 내용을 사진으로만 전했고, 중앙과 동아일보는 새롭게 나온 진술 등 청문회 내용을 전했습니다.

<녹취> 3.29. 신문 발췌 : “세월호 선내 대기 방송, 해운사서 지시”

<녹취> 3.29. 신문 발췌 : “세월호 승무원 ”대기방송, 선사지시 따른 것”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새로운 증언 외에도 청문회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보도했고, 추가 수사와 특검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3.30. 신문 발췌 : “쏟아지는 추가 의혹, 더 밝혀야 할 세월호 진상”

<녹취> 3.30. 신문 발췌 : “세월호 특검 필요성 확인한 청문회 증언”

특조위의 여당 추천위원들이 사퇴하고 4.13 총선 정국과 맞물리면서 상당수 언론도 청문회를 깊이 있게 다루기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배정근(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 "우리나라는 언론이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문제는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처리되지 않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언론이 이 문제를 외면하는 한 세월호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죠."

<질문>
언론들이 사고 원인 규명이나 사후 대책 마련, 이런 것에 관심을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 측면은 없나요?

<답변>
네, 대형 재난인 세월호 참사가 어느 순간 정쟁의 한 가운데에 갇혀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을 위해 만들어진 세월호 특조위를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인데요. 관련 보도를 짚어봤습니다.

지난 2014년 12월 설립준비위원회가 꾸려진 뒤 특조위 예산을 두고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또 조직 구성과 조사 범위 등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이 의결되는 과정에서 정부와 특조위는 갈등을 빚었습니다.

<녹취> KBS 뉴스5(15.04.29) : "정부가 세월호 진상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의 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을 공개했습니다. 유족들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반발했습니다."

이럴 때마다 대부분의 언론은 양쪽의 입장과 정치권 공방을 단순 전달하거나 각사의 성향에 따라 한쪽의 입장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갈등 끝에 지난해 7월에야 정식 출범한 특조위.

하지만 정부 대응의 적정성을 조사하기 위해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조사도 포함시키기로 하자, 여당 추천위원들이 총사퇴 의사를 밝혔고, 신문사의 논조도 엇갈렸습니다.

<녹취> 2015.11.20. 신문 발췌 :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총 19차례 보고를 받았고 7차례 회의를 했다”고 밝혔고, 검찰조사에서도 과학적 결론이 나온 상태다. 그런데도 특조위가 또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녹취> 2015.11.21. 신문 발췌 : “박 대통령은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발견하기가 힘드냐”고 물어 온 나라를 놀라게 했다.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사고 상황을 대통령만 모르고 있어서다. 이 미스터리를 풀지 않고서는 정부의 초기 대응이 왜 그토록 부실했는지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일부 언론은 예산과 조사범위 등을 두고 세월호 특조위와 미국 9.11 테러 진상조사위원회를 비교하기도 했는데, 방향은 서로 달랐습니다.

<녹취> 2015.7.24. 신문 발췌 : “9.11조사위는 21개월의 운영기간에 1500만 달러를 썼다. 반면 특조위는 올 연말까지 6개월여간 160억원을 쓰겠다고 청구했다.”

<녹취> 2015.7.28. 신문 발췌 : “9.11 조사위는 테러 발생 당시 부시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3시간 넘게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이 정쟁에 휩싸이면서 언론은 갈등에만 집중하게되고, 정작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논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세월호 참사가 재난이었는데 이것이 마치 정치적 사회적 그 어떤 이슈로 변질됨으로써 언론들의 뉴스 가치 판단 기준이 바뀐 거 같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정치적 사안으로 간주해서 어떤 뉴스 가치 판단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게 되면 구조적인 원인진단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이뤄질 수 없고요."

<질문>
김 기자, 세월호의 아픔을 온전히 치유하고, 비극적인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언론들이 해야하는 역할들이 있을 텐데요.

<답변>
네, 2년 전 많은 언론들이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문을 썼습니다만, 아직 그 자리에 머물고 있진 않은 지에 대한 지적들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속보와 특종 경쟁 속에 오보를 쏟아내고, 자극적인 보도로 비판을 받았던 언론들.

세월호 보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15개 언론단체가 공동으로 ‘재난보도준칙’을 만들어 발표하는 등 자성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세월호 특조위에서도 기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참사 당시부터 최근까지 보도 내용을 돌아보는 백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이(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미디어소위원회 팀장) : "언론인들의 진술을 듣고 그것을 백서나 결과 보고서로 담아내는 작업은 저는 이번에 세월호 특조위가 처음이라고 생각을 하고. 공공적인 언론, 공기로서의 언론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만들어내는 계기로 저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좀 이렇게 활용하셨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들을 합니다."

언론들은 또한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월호 진상규명 과정을 적극 보도하고, 이같은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재난 안전망을 점검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조승호(방송기자연합회 정책위원장) : "재난 재해보도의 목적이 뭐냐, 첫 번째가 피해 최소화, 두 번째가 재발방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목적이라도 지금 최대한 노력을 해야 된다. 재발방지는 피해가 있었을 때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앞으로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자라는 취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 배정근(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 "어떤 한 가지 이슈에 대해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것은 언론의 큰 특징 중에 하나인데 한국 사회의 많은 구조적인 문제들을 내포한 이런 큰 사건도 그런 방식으로 흘러왔다는 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죠. 이 사건의 진상을, 진상에 관련된 사실 관계를 갖다가 추적하고 밝혀내는 것이 언론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승객보다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 등에 대한 유죄 판결은 났지만, 참사의 진상은 여전히 물밑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은 7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이지만 정부가 정한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시한은 6월까지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감시해야 할 언론의 책임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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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2주기…언론 역할은?
    • 입력 2016-04-17 17:25:31
    • 수정2016-04-17 18:02:39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어제가 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 였죠.

2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상 규명 등을 둘러싸고 사회적인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참사 당시 전원이 구조됐다는 오보와 자극적인 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우리 언론들은 2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오늘은 먼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서 언론 보도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스튜디오에 김연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김 기자! 어제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언론들의 보도는 어땠습니까?

<답변>
네, 참사 2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는데요.

추모식과 함께 세월호가 남긴 아픔을 치유하고, 남아 있는 과제를 짚어보는 내용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녹취> KBS 뉴스9 :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들이 돌아오길 기원하는 행사가.."

<녹취> SBS 8뉴스 "세월호 희생자 304명 가운데 9명은 아직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 : "정부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인양작업을 시작해 오는 7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방송사들은 세월호 2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행사를 전하고, 참사의 아픔을 되새기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신문들도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고 보도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은 2주기 당일 보도에 집중했지만 일부 언론은, 며칠전부터 기획 기사를 통해 치유되지 않은 아픔과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현재 특별법에 따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하고 있죠.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는 어떤가요?

<답변>
네,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즉 세월호 특조위가 꾸려진 뒤 모두 두 차례 세월호 청문회가 열렸는데요.

상당수 언론들은 청문회 내용을 주요하게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열린 세월호 2차 청문회에서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습니다.

사고 당시 선사였던 청해진해운 측이 승무원에게 선내 대기 방송을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온 겁니다

<녹취> 강혜성(세월호 전 여객영업부 직원) : "(선사 쪽에서 대기 지시가 왔어. 이렇게 진술한 적이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참사의 진상에 한 발 다가가는 단서가 될 수 있는 증언이었지만,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에는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14일부터 16일까지,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 열린 1차 청문회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녹취> KBS 뉴스9(2015.12.14) :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제1차 청문회가 오늘 시작돼.."

<녹취> MBC 뉴스데스크(2015.12.14) : "이헌 부위원장을 포함해 여당 추천위원 5명이 불참한 가운데..."

사흘 동안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에서는 청문회가 열린 사실을 짧게 전달하는 단신 기사가 3건 나갔고.

<녹취> SBS 8뉴스(2015.12.14) : "세월호 의인으로 불렸던 김동수 씨가 자해를 하는 소동도 있었습니다."

청문회 과정을 길게 전달한 리포트 기사는 1건이었는데, 조사 내용보다 자해 소동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인터뷰>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 이른바 지상파 방송 3사의 저녁 종합뉴스 프로그램이 사실 시청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정보원인데요./ 저녁 종합뉴스에서 뉴스 아이템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하면 사실 일반 시민들은 세월호와 관련해서 어떠한 문제 제기가 있는지, 그리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신문의 경우 각사의 성향에 따라 세월호 청문회에 대한 보도량과 내용이 차이를 보였습니다.

1, 2차 청문회 기간과 다음날까지 각 신문의 보도량을 보면, 조선과 동아, 중앙일보는 1건에서 3건인 반면, 경향과 한겨레는 각각 11건과 12건을 보도했습니다.

1차 청문회의 경우 조선과 중앙, 동아는 여당 추천위원이 전원 불참한 것과 자해소동에 초점을 맞췄고 경향과 한겨레는 증인으로 나온 해경 관계자의 답변태도에 주목했습니다.

새로운 증언이 나온 2차 청문회에서도 각 신문의 보도 내용은 차이를 보였는데, 조선일보는 이준석 선장이 청문회에 출석했다는 내용을 사진으로만 전했고, 중앙과 동아일보는 새롭게 나온 진술 등 청문회 내용을 전했습니다.

<녹취> 3.29. 신문 발췌 : “세월호 선내 대기 방송, 해운사서 지시”

<녹취> 3.29. 신문 발췌 : “세월호 승무원 ”대기방송, 선사지시 따른 것”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새로운 증언 외에도 청문회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보도했고, 추가 수사와 특검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3.30. 신문 발췌 : “쏟아지는 추가 의혹, 더 밝혀야 할 세월호 진상”

<녹취> 3.30. 신문 발췌 : “세월호 특검 필요성 확인한 청문회 증언”

특조위의 여당 추천위원들이 사퇴하고 4.13 총선 정국과 맞물리면서 상당수 언론도 청문회를 깊이 있게 다루기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배정근(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 "우리나라는 언론이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문제는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처리되지 않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언론이 이 문제를 외면하는 한 세월호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죠."

<질문>
언론들이 사고 원인 규명이나 사후 대책 마련, 이런 것에 관심을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 측면은 없나요?

<답변>
네, 대형 재난인 세월호 참사가 어느 순간 정쟁의 한 가운데에 갇혀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을 위해 만들어진 세월호 특조위를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인데요. 관련 보도를 짚어봤습니다.

지난 2014년 12월 설립준비위원회가 꾸려진 뒤 특조위 예산을 두고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또 조직 구성과 조사 범위 등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이 의결되는 과정에서 정부와 특조위는 갈등을 빚었습니다.

<녹취> KBS 뉴스5(15.04.29) : "정부가 세월호 진상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의 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을 공개했습니다. 유족들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반발했습니다."

이럴 때마다 대부분의 언론은 양쪽의 입장과 정치권 공방을 단순 전달하거나 각사의 성향에 따라 한쪽의 입장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갈등 끝에 지난해 7월에야 정식 출범한 특조위.

하지만 정부 대응의 적정성을 조사하기 위해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조사도 포함시키기로 하자, 여당 추천위원들이 총사퇴 의사를 밝혔고, 신문사의 논조도 엇갈렸습니다.

<녹취> 2015.11.20. 신문 발췌 :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총 19차례 보고를 받았고 7차례 회의를 했다”고 밝혔고, 검찰조사에서도 과학적 결론이 나온 상태다. 그런데도 특조위가 또 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녹취> 2015.11.21. 신문 발췌 : “박 대통령은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발견하기가 힘드냐”고 물어 온 나라를 놀라게 했다.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사고 상황을 대통령만 모르고 있어서다. 이 미스터리를 풀지 않고서는 정부의 초기 대응이 왜 그토록 부실했는지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일부 언론은 예산과 조사범위 등을 두고 세월호 특조위와 미국 9.11 테러 진상조사위원회를 비교하기도 했는데, 방향은 서로 달랐습니다.

<녹취> 2015.7.24. 신문 발췌 : “9.11조사위는 21개월의 운영기간에 1500만 달러를 썼다. 반면 특조위는 올 연말까지 6개월여간 160억원을 쓰겠다고 청구했다.”

<녹취> 2015.7.28. 신문 발췌 : “9.11 조사위는 테러 발생 당시 부시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3시간 넘게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이 정쟁에 휩싸이면서 언론은 갈등에만 집중하게되고, 정작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한 논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춘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세월호 참사가 재난이었는데 이것이 마치 정치적 사회적 그 어떤 이슈로 변질됨으로써 언론들의 뉴스 가치 판단 기준이 바뀐 거 같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정치적 사안으로 간주해서 어떤 뉴스 가치 판단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게 되면 구조적인 원인진단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이뤄질 수 없고요."

<질문>
김 기자, 세월호의 아픔을 온전히 치유하고, 비극적인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언론들이 해야하는 역할들이 있을 텐데요.

<답변>
네, 2년 전 많은 언론들이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문을 썼습니다만, 아직 그 자리에 머물고 있진 않은 지에 대한 지적들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속보와 특종 경쟁 속에 오보를 쏟아내고, 자극적인 보도로 비판을 받았던 언론들.

세월호 보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15개 언론단체가 공동으로 ‘재난보도준칙’을 만들어 발표하는 등 자성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세월호 특조위에서도 기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참사 당시부터 최근까지 보도 내용을 돌아보는 백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이(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미디어소위원회 팀장) : "언론인들의 진술을 듣고 그것을 백서나 결과 보고서로 담아내는 작업은 저는 이번에 세월호 특조위가 처음이라고 생각을 하고. 공공적인 언론, 공기로서의 언론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만들어내는 계기로 저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좀 이렇게 활용하셨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들을 합니다."

언론들은 또한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월호 진상규명 과정을 적극 보도하고, 이같은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재난 안전망을 점검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조승호(방송기자연합회 정책위원장) : "재난 재해보도의 목적이 뭐냐, 첫 번째가 피해 최소화, 두 번째가 재발방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목적이라도 지금 최대한 노력을 해야 된다. 재발방지는 피해가 있었을 때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앞으로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자라는 취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 배정근(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 "어떤 한 가지 이슈에 대해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것은 언론의 큰 특징 중에 하나인데 한국 사회의 많은 구조적인 문제들을 내포한 이런 큰 사건도 그런 방식으로 흘러왔다는 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죠. 이 사건의 진상을, 진상에 관련된 사실 관계를 갖다가 추적하고 밝혀내는 것이 언론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승객보다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 등에 대한 유죄 판결은 났지만, 참사의 진상은 여전히 물밑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은 7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이지만 정부가 정한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시한은 6월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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