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내 사랑의 대상이 사촌이라면…‘사돈의 팔촌’

입력 2016.04.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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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사랑은 싱그럽고 풋풋하다. 그러나 위험하다. 그들은 사돈의 팔촌이 아닌 사촌지간이기 때문이다.

영화 '사돈의 팔촌'에서 군 복무 중인 태익(장인섭)은 말년 휴가를 나왔다. 그의 손에는 사촌 여동생 아리(배소은)가 보낸 편지가 있다. 가족 모임에 와달라는 내용이다.

아리와는 12년 만의 재회였다. 아리는 이모의 딸이다. 둘은 12년 전 돼지 오빠와 말괄량이 소녀로 티격태격하며 즐겁게 지냈다.

세월이 흘러 태익은 그 많던 살이 빠지고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해 사회로의 복귀를 앞두고 있고, 아리는 미술을 전공하고 미국 시카고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두 가족은 과거 태익의 외할아버지의 재산을 놓고 벌인 다툼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모여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진다.

이후 태익은 남은 휴가 기간 사촌형이자 아리의 오빠인 수현(이형구)의 일을 도와주며 아리 집에 묶는다.

둘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서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태익은 아리에게 '이상한' 감정이 들자 밤중에 여자친구인 서희(주예린)을 찾아가 '사랑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말은 공허한 울림만을 줄 뿐이다.

이 둘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사촌지간이라 어차피 불가능한 운명이고 둘 사이에는 이별이 예정돼 있다. 아리는 미국 유학을 떠나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사돈의 팔촌'은 독립영화로 드물게 멜로 장르의 영화다. 독립영화라고 하면 무겁거나 사회고발적인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시쳇말로 '달달'하다.

그러나 독립영화인 만큼 단순한 멜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친척간 로맨스라는 사회 금기를 건드린다.

영화는 "어떤 감정을 느껴봤자 아이 때 느낀 감정만큼 크지 않대"라는 태익의 대사로 이 금지된 사랑을 변호하려 한다. 선입관을 갖지 않고 본다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영화는 태익이 겪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장점도 있다. 영화의 시선과 태도는 통속적이지도 선정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소재의 파격성을 중화한다.

영화는 장현상 감독이 800만원을 들여 만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CJ파워캐스트의 지원도 있긴 했지만 저렴한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질은 일반 상업영화 못지 않다. 신선한 소재와 접근방식이 멜로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 제목 '사돈의 팔촌'은 "사촌이긴 한데, 사돈의 팔촌이었으면 좋겠다"는 아리의 소망에서 따왔다.

영화의 배급을 서울독립영화제와 ㈜케이블TV VOD가 맡았다. 서울독립영화제는 그동안 독립영화의 배급도 해왔지만 ㈜케이블TV VOD와 공동으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적인 플랫폼인 극장에서의 상영 여건이 녹록지 않자 케이블TV라는 부가시장으로 새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도다.

서울독립영화제 관계자는 "극장 중심의 배급전략을 재고하고 부가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 독립영화의 선순환 물꼬를 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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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내 사랑의 대상이 사촌이라면…‘사돈의 팔촌’
    • 입력 2016-04-21 20:36:34
    연합뉴스
그들의 사랑은 싱그럽고 풋풋하다. 그러나 위험하다. 그들은 사돈의 팔촌이 아닌 사촌지간이기 때문이다.

영화 '사돈의 팔촌'에서 군 복무 중인 태익(장인섭)은 말년 휴가를 나왔다. 그의 손에는 사촌 여동생 아리(배소은)가 보낸 편지가 있다. 가족 모임에 와달라는 내용이다.

아리와는 12년 만의 재회였다. 아리는 이모의 딸이다. 둘은 12년 전 돼지 오빠와 말괄량이 소녀로 티격태격하며 즐겁게 지냈다.

세월이 흘러 태익은 그 많던 살이 빠지고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해 사회로의 복귀를 앞두고 있고, 아리는 미술을 전공하고 미국 시카고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두 가족은 과거 태익의 외할아버지의 재산을 놓고 벌인 다툼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모여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진다.

이후 태익은 남은 휴가 기간 사촌형이자 아리의 오빠인 수현(이형구)의 일을 도와주며 아리 집에 묶는다.

둘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서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태익은 아리에게 '이상한' 감정이 들자 밤중에 여자친구인 서희(주예린)을 찾아가 '사랑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말은 공허한 울림만을 줄 뿐이다.

이 둘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사촌지간이라 어차피 불가능한 운명이고 둘 사이에는 이별이 예정돼 있다. 아리는 미국 유학을 떠나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사돈의 팔촌'은 독립영화로 드물게 멜로 장르의 영화다. 독립영화라고 하면 무겁거나 사회고발적인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시쳇말로 '달달'하다.

그러나 독립영화인 만큼 단순한 멜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친척간 로맨스라는 사회 금기를 건드린다.

영화는 "어떤 감정을 느껴봤자 아이 때 느낀 감정만큼 크지 않대"라는 태익의 대사로 이 금지된 사랑을 변호하려 한다. 선입관을 갖지 않고 본다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영화는 태익이 겪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장점도 있다. 영화의 시선과 태도는 통속적이지도 선정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소재의 파격성을 중화한다.

영화는 장현상 감독이 800만원을 들여 만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CJ파워캐스트의 지원도 있긴 했지만 저렴한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질은 일반 상업영화 못지 않다. 신선한 소재와 접근방식이 멜로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 제목 '사돈의 팔촌'은 "사촌이긴 한데, 사돈의 팔촌이었으면 좋겠다"는 아리의 소망에서 따왔다.

영화의 배급을 서울독립영화제와 ㈜케이블TV VOD가 맡았다. 서울독립영화제는 그동안 독립영화의 배급도 해왔지만 ㈜케이블TV VOD와 공동으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적인 플랫폼인 극장에서의 상영 여건이 녹록지 않자 케이블TV라는 부가시장으로 새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도다.

서울독립영화제 관계자는 "극장 중심의 배급전략을 재고하고 부가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 독립영화의 선순환 물꼬를 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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