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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女가 男 화장실로?…미 화장실 논쟁 ‘후끈’
입력 2016.04.22 (17:44) 수정 2016.04.22 (17:47) 취재K
동성애자들은 어떤 화장실을 가야 할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은 남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까? 아니면 여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까?.

지금 미국 사회에서 성 소수자인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화장실 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들까지 이런 논쟁에 가세했다. 미국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NBC방송이 주관한 타운홀 미팅 인터뷰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최근 출생 당시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쓰도록 의무화한 조처를 비판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스스로 편하게 느낄 수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면 된다"면서 "출생 당시의 생물학적 성별로 화장실을 이용하게 하는 건 지나친 조처"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여성으로 성전환한 몬트리올 올림픽 10종 경기 금메달리스트 케이틀린 제너가 '트럼프 타워'에 온다면 어떤 화장실이라도 사용하도록 하겠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또 "성전환자들만을 위한 새로운 화장실들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것도 어떤 면에서는 차별적이다. 그냥 원래대로 놔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여성 비하 발언 등 그동안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아온 트럼프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NBC 방송은 트럼프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더 중도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바로가기] ☞ 트럼프의 변신? (NBC)

크루즈 "성중립 화장실은무모한 정책"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트럼프의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 의원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테드 크루즈 의원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의 한 유세장에서 연설을 통해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함께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게 하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조처를 반대하는 대열에 합류했다고 비난했다.

크루즈는 "트럼프는 이제 성인 남자가 어린 소녀들의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허용하라는 요구에 가세했다"며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무모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가 좌파의 안건에 굴복한 것이며, 잘못된 관용에 말치레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지난달 23일 주내 모든 시와 카운티에 대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성전환자 화장실 선택권 허용조항의 이행을 즉각 중단하고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에 공식 서명했다.

이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했다고 하더라도 남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또 여성의 외모와 옷차림을 하고 '성 정체성'도 여성인 사람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매크로리 주지사는 사적인 영역이나 회사, 은행 같은 특정 회사들은 각각 자신들의 정책으로 '성 중립 화장실'의 설치나 이용 여부를 결정하면 되지만 학교는 다르다고 말했다. 매크로리 주지사는 학교는 오랫동안 지켜왔던 전통을 가져야 하며 그 전통은 남성과 여성의 편의 시설을 따로 두는 것이라는 말했다.



미 고교에 첫 등장 '성 중립 화장실'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출생 당시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화장실 사용 의무화 법안을 시행한 이후에도 성 소수자들의 화장실 사용을 배려하는 조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고등학교에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를 위한 화장실인 '성 중립 화장실' 이 등장했다.

이 화장실은 모두 15개의 칸막이에 좌변기가 배치된 형태로 구성돼 있고 다른 특별한 시설은 없다. 동성애자이거나 성전환을 한 학생들을 배려한 시설이지만 일반 학생들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이 학교의 다른 화장실들은 계속해서 '남자'와 '여자' 화장실로 구별돼 운영된다.

새로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에서 남녀 고등학생들이 함께 손을 씻고 있다. (사진 로이터)새로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에서 남녀 고등학생들이 함께 손을 씻고 있다. (사진 로이터)


지난 1월부터 이 학교에 있는 한 동성애 단체는 '단지 화장실일 뿐이다', '소변이라도 편하게'라는 구호를 내걸고 '성 중립 화장실' 설립 운동을 주도했고, 이 학교 학생 7백여 명이 이 운동에 찬성하는 서명을 함으로써 석 달 만에 성과를 거뒀다.

'성 중립 화장실' 설립을 주도한 단체 회원들이 화장실 앞에서 ‘단지 화장실일 뿐이다’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사진 로이터)'성 중립 화장실' 설립을 주도한 단체 회원들이 화장실 앞에서 ‘단지 화장실일 뿐이다’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사진 로이터)


이 운동을 주도했던 한 학생은 '성 중립 화장실'이 성 소수자뿐 아니라 모든 학생을 편안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학생은 학교에서 생활하는 8시간 동안 화장실 가는 걸 참아야 했었는데 이는 공정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백악관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에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사진 AP)지난해 4월 백악관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에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사진 AP)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백악관에도 성적 소수자를 위한 '성 중립 화장실'이 설치된 바 있다. 당시 제프틸러 백악관 대변인은 '포용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철학에 따라 성적 소수자의 인권 신장 차원에서 성 중립 화장실을 백악관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화장실은 오바마 대통령의 비서와 참모가 다수 근무하는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빌딩에 설치됐다. 이 화장실은 성별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고 틸러 대변인이 강조했다.

연방항소법원, 성 소수자 입장 지지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의 연방 제4 항소법원은 성전환자의 입장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원고인 버지니아주 글루체스터 카운티의 고교생 개빈 그림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 성전환했다.

개빈 그림은 학교 측이 남자 화장실 사용을 금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 측이 지난 1972년 제정된 '연방정부 기금을 지원받는 각급 학교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는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1심 법원은 화장실 사용 규정과 연방법은 상관이 없다며 학교 측 손을 들어 줬지만, 항소법원은 화장실 사용 규정이 연방법 적용 대상이니 심의를 다시 하라며 사건을 다시 연방 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태어날 때 성별에 따른 화장실 사용법'도 영향을 받게 됐다.

또 뉴욕시는 개인의 '성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필라델피아는 최근 민간 기업 1인용 화장실에 남녀가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성 중립' 표시를 부착하도록 하는 등 많은 주와 도시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커트 실링 ESPN 해설 그만두다

 선수 시절 커트 실링의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선수 시절 커트 실링의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성 소수자의 권리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다 미국 사회의 손가락질을 받는 유명 인사들도 많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우리나라 야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커트 실링이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였던 커트 실링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전환자와 관련된 부적절한 게시물을 공유했다가 결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서 해고됐다.

커트 실링이 공유한 게시물에는 금발 가발을 쓰고 여성 옷을 입은 한 비만 남성의 사진 옆에 "이 남자를 당신 딸이 쓰는 화장실에 들어오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편협하고, 남을 함부로 재단하고, 죽어 마땅한 무정한 인종주의자다"라고 쓰여 있었다.

실링은 게시물과 함께 "남자는 누가 뭐라 해도 남자다. 그들이 누구든, 누구와 자든 상관없이 남자 화장실은 남자를 위한 것이다. 이제 법까지 들어 다른 말을 하다니 한심하다"는 말도 남겼다.

'성 중립 화장실'에 대한 우려

미국 사회는 대체로 이러한 성 소수자 배려 분위기를 환영하고 있긴 하지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려의 핵심적인 내용은 '누구나 사용 가능한' 화장실의 특징이 성희롱 등 성적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성 중립 화장실'이 설치된 미국 샌티고등학교 앞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백여 명의 성인 시위대들의 학교로 몰려와 "지옥 불에 타버려라, 샌티!"라는 구호 등을 외치며 '성 중립 화장실' 설치를 비난했다. 시위대는 호기심 많은 10대 학생들이 화장실 안에서 성추행을 저지르거나 성관계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서 벌어진 동성애 옹호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패싸움으로 번졌고 경찰과 교직원들이 출동해서야 사태가 진정이 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이 학교에는 경찰과 보안 요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 배치된 상황이다.

[바로가기] ☞ ‘성 중립 화장실’ 설치 반대 시위 몸싸움으로 번져(워싱턴포스트)

"30개 주, 성 소수자 차별 법안 검토"

한 인권단체 조사 결과 미국 30개 주에서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내용의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보수파와 공화당의 당세가 강한 애리조나, 텍사스, 플로리다, 켄터키 주 등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와 비슷하게 성전환자의 공중 화장실 사용을 제한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주의 법안은 생물학적으로 구분되는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범죄자 등으로부터 일반 시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게 법 제정을 추진하는 의원들의 주장이다.

미국 사회가 성적 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현재 진행되는 대선 경선과정에서 소수자를 차별하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간혹 터져 나오는 등 미국 내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 성전환 女가 男 화장실로?…미 화장실 논쟁 ‘후끈’
    • 입력 2016-04-22 17:44:14
    • 수정2016-04-22 17:47:14
    취재K
동성애자들은 어떤 화장실을 가야 할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은 남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까? 아니면 여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까?.

지금 미국 사회에서 성 소수자인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화장실 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들까지 이런 논쟁에 가세했다. 미국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NBC방송이 주관한 타운홀 미팅 인터뷰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최근 출생 당시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쓰도록 의무화한 조처를 비판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스스로 편하게 느낄 수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면 된다"면서 "출생 당시의 생물학적 성별로 화장실을 이용하게 하는 건 지나친 조처"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여성으로 성전환한 몬트리올 올림픽 10종 경기 금메달리스트 케이틀린 제너가 '트럼프 타워'에 온다면 어떤 화장실이라도 사용하도록 하겠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또 "성전환자들만을 위한 새로운 화장실들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것도 어떤 면에서는 차별적이다. 그냥 원래대로 놔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여성 비하 발언 등 그동안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아온 트럼프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NBC 방송은 트럼프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더 중도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바로가기] ☞ 트럼프의 변신? (NBC)

크루즈 "성중립 화장실은무모한 정책"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트럼프의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 의원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테드 크루즈 의원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의 한 유세장에서 연설을 통해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함께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게 하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조처를 반대하는 대열에 합류했다고 비난했다.

크루즈는 "트럼프는 이제 성인 남자가 어린 소녀들의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허용하라는 요구에 가세했다"며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무모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가 좌파의 안건에 굴복한 것이며, 잘못된 관용에 말치레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지난달 23일 주내 모든 시와 카운티에 대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성전환자 화장실 선택권 허용조항의 이행을 즉각 중단하고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에 공식 서명했다.

이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했다고 하더라도 남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또 여성의 외모와 옷차림을 하고 '성 정체성'도 여성인 사람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매크로리 주지사는 사적인 영역이나 회사, 은행 같은 특정 회사들은 각각 자신들의 정책으로 '성 중립 화장실'의 설치나 이용 여부를 결정하면 되지만 학교는 다르다고 말했다. 매크로리 주지사는 학교는 오랫동안 지켜왔던 전통을 가져야 하며 그 전통은 남성과 여성의 편의 시설을 따로 두는 것이라는 말했다.



미 고교에 첫 등장 '성 중립 화장실'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출생 당시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화장실 사용 의무화 법안을 시행한 이후에도 성 소수자들의 화장실 사용을 배려하는 조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고등학교에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를 위한 화장실인 '성 중립 화장실' 이 등장했다.

이 화장실은 모두 15개의 칸막이에 좌변기가 배치된 형태로 구성돼 있고 다른 특별한 시설은 없다. 동성애자이거나 성전환을 한 학생들을 배려한 시설이지만 일반 학생들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이 학교의 다른 화장실들은 계속해서 '남자'와 '여자' 화장실로 구별돼 운영된다.

새로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에서 남녀 고등학생들이 함께 손을 씻고 있다. (사진 로이터)새로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에서 남녀 고등학생들이 함께 손을 씻고 있다. (사진 로이터)


지난 1월부터 이 학교에 있는 한 동성애 단체는 '단지 화장실일 뿐이다', '소변이라도 편하게'라는 구호를 내걸고 '성 중립 화장실' 설립 운동을 주도했고, 이 학교 학생 7백여 명이 이 운동에 찬성하는 서명을 함으로써 석 달 만에 성과를 거뒀다.

'성 중립 화장실' 설립을 주도한 단체 회원들이 화장실 앞에서 ‘단지 화장실일 뿐이다’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사진 로이터)'성 중립 화장실' 설립을 주도한 단체 회원들이 화장실 앞에서 ‘단지 화장실일 뿐이다’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사진 로이터)


이 운동을 주도했던 한 학생은 '성 중립 화장실'이 성 소수자뿐 아니라 모든 학생을 편안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학생은 학교에서 생활하는 8시간 동안 화장실 가는 걸 참아야 했었는데 이는 공정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백악관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에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사진 AP)지난해 4월 백악관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에 설치된 ‘성 중립 화장실’(사진 AP)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백악관에도 성적 소수자를 위한 '성 중립 화장실'이 설치된 바 있다. 당시 제프틸러 백악관 대변인은 '포용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철학에 따라 성적 소수자의 인권 신장 차원에서 성 중립 화장실을 백악관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화장실은 오바마 대통령의 비서와 참모가 다수 근무하는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빌딩에 설치됐다. 이 화장실은 성별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고 틸러 대변인이 강조했다.

연방항소법원, 성 소수자 입장 지지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의 연방 제4 항소법원은 성전환자의 입장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원고인 버지니아주 글루체스터 카운티의 고교생 개빈 그림은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 성전환했다.

개빈 그림은 학교 측이 남자 화장실 사용을 금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 측이 지난 1972년 제정된 '연방정부 기금을 지원받는 각급 학교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는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1심 법원은 화장실 사용 규정과 연방법은 상관이 없다며 학교 측 손을 들어 줬지만, 항소법원은 화장실 사용 규정이 연방법 적용 대상이니 심의를 다시 하라며 사건을 다시 연방 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태어날 때 성별에 따른 화장실 사용법'도 영향을 받게 됐다.

또 뉴욕시는 개인의 '성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필라델피아는 최근 민간 기업 1인용 화장실에 남녀가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성 중립' 표시를 부착하도록 하는 등 많은 주와 도시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커트 실링 ESPN 해설 그만두다

 선수 시절 커트 실링의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선수 시절 커트 실링의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성 소수자의 권리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다 미국 사회의 손가락질을 받는 유명 인사들도 많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우리나라 야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커트 실링이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였던 커트 실링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전환자와 관련된 부적절한 게시물을 공유했다가 결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서 해고됐다.

커트 실링이 공유한 게시물에는 금발 가발을 쓰고 여성 옷을 입은 한 비만 남성의 사진 옆에 "이 남자를 당신 딸이 쓰는 화장실에 들어오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편협하고, 남을 함부로 재단하고, 죽어 마땅한 무정한 인종주의자다"라고 쓰여 있었다.

실링은 게시물과 함께 "남자는 누가 뭐라 해도 남자다. 그들이 누구든, 누구와 자든 상관없이 남자 화장실은 남자를 위한 것이다. 이제 법까지 들어 다른 말을 하다니 한심하다"는 말도 남겼다.

'성 중립 화장실'에 대한 우려

미국 사회는 대체로 이러한 성 소수자 배려 분위기를 환영하고 있긴 하지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려의 핵심적인 내용은 '누구나 사용 가능한' 화장실의 특징이 성희롱 등 성적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성 중립 화장실'이 설치된 미국 샌티고등학교 앞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백여 명의 성인 시위대들의 학교로 몰려와 "지옥 불에 타버려라, 샌티!"라는 구호 등을 외치며 '성 중립 화장실' 설치를 비난했다. 시위대는 호기심 많은 10대 학생들이 화장실 안에서 성추행을 저지르거나 성관계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서 벌어진 동성애 옹호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패싸움으로 번졌고 경찰과 교직원들이 출동해서야 사태가 진정이 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이 학교에는 경찰과 보안 요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 배치된 상황이다.

[바로가기] ☞ ‘성 중립 화장실’ 설치 반대 시위 몸싸움으로 번져(워싱턴포스트)

"30개 주, 성 소수자 차별 법안 검토"

한 인권단체 조사 결과 미국 30개 주에서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내용의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보수파와 공화당의 당세가 강한 애리조나, 텍사스, 플로리다, 켄터키 주 등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와 비슷하게 성전환자의 공중 화장실 사용을 제한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주의 법안은 생물학적으로 구분되는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범죄자 등으로부터 일반 시민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게 법 제정을 추진하는 의원들의 주장이다.

미국 사회가 성적 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현재 진행되는 대선 경선과정에서 소수자를 차별하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간혹 터져 나오는 등 미국 내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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