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바다까지”…부쩍 커진 북 SLBM 능력

입력 2016.04.24 (17:41) 수정 2016.04.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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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잠수함탄도미사일(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북극성 -1'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 차례 실험 끝에 상당한 기술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군은 향후 3~4년 안에 북한이 SLBM을 전력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오늘(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노동신문)북한은 오늘(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노동신문)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어제(23일) 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북한은 현재 SLBM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수중 사출능력 등에서 일부 기술적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또 "기존 SLBM 보유국 개발 경과를 감안할 때 북한이 SLBM 전력화에 3∼4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나 그들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경우 그보다 이른 시기에 전력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어제(23일) 오후 6시 반 쯤 함경남도 신포시 동북방 동해상에서 SLBM 1발을 시험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SLBM의 초기 비행 실패 이후 4개월 만에 초기 비행을 재실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실제 비행거리는 30km로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km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늘(24일) SLBM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또 발사에 참관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이번 시험발사의 대성공으로 우리 해군의 수중 작전능력이 비상하게 강화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발사로) 우리식 수중 발사체계의 믿음성이 완전히 확증, 공고화되었으며,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주체적인 수중 공격작전 실현을 위한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고 말했다.

북한 SLBM의 단계적 진화

어제 발사된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돼 물 밖으로 나온 뒤 점화돼 날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SLBM이 보통 지상 사출 시험, 수중 사출 시험에 이어 비행 시험을 거쳐 잠수함에서 유도장치를 겨냥해 목표물을 맞추는 발사 시험을 거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중 사출까지 성공했다는 것은 개발 단계의 반환점을 완전히 돈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은 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한 뒤부터 SLBM 발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시험발사를 처음 실시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앞서 4달 전 신포 앞바다에서 바지선 형태의 대형 구조물인 '플로팅 도크'를 이용해 수중 사출실험을 거쳤고, 발사 뒤에는 '실험 성공'을 공표했다.

하지만 미사일이 150~200m 날아가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되고 수직발사관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직각으로 발사돼야 할 미사일의 발사각이 다소 기울어져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수중 사출 기술은 아직 미흡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공개한 SLBM 발사 동영상은 조작 의혹까지 받았다.

북한이 공개한 SLBM의 지난해 5월과 어제(23일) 발사 장면. 지난해 5월 발사(왼쪽)에서는 다소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발사됐지만, 어제(오른쪽)는 해수면과 거의 수직으로 발사된 것을 볼 수 있다. 북한이 공개한 SLBM의 지난해 5월과 어제(23일) 발사 장면. 지난해 5월 발사(왼쪽)에서는 다소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발사됐지만, 어제(오른쪽)는 해수면과 거의 수직으로 발사된 것을 볼 수 있다.


북한은 이후 지난 해 11월과 12월, 다시 SLBM 실험을 단행했다. 11월 실험은 실패해 발사관과 선체 일부가 파손됐지만, 12월에는 탄도미사일이 수중 밖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 5월과 달리 해수면과 거의 직각으로 발사되는 미사일의 모습을 공개해 수중 사출능력이 진화했음을 과시했다.

당시 북한은 '최대 발사심도에서의 탄도탄 냉발사체계', 즉 고난도 기술인 '콜드 런치(Cold launch)'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콜드 런치' 기술은 캡슐에 담긴 미사일이 발사관을 빠져나와 부력으로 수면에 떠오른 뒤 캡슐이 깨지면서 점화돼 날아가는 SLBM의 필수이자 고급 기술이다. '콜드 런치'는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한미 정보당국은 잠수함이 아닌 물에 잠긴 바지선에서 발사 실험을 진행했다고 관측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오늘(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은 약 30km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사진 노동신문)북한 ‘노동신문’은 오늘(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은 약 30km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사진 노동신문)


북한은 이번에는 신포급 잠수함(2천t급)에서 SLBM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은 수중에서 물 밖으로 나와 공중점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중 사출 기술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이제는 초기 비행을 실험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북한은 또 "(이번 발사는)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를 이용했다"며 미사일에 고체 연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고체연료 분출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뒤 이를 SLBM에 적용했다고 밝힌 것이다. 고체연료는 액체에 비해 부품 고장률이 낮고 오래 물 속에 있더라도 연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SLBM에 있어 최적의 추진체로 꼽힌다. 고체연료를 실제 사용했는지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달 공개한 북한 신포 잠수함기지의 위성사진. 1월(왼쪽)에는 잠수함 옆에 대형 크레인과 인력, 장비들이 있었지만 2월에는 모두 사라져 SLBM 실험으로 파손됐던 잠수함 수리가 완료된 것으로 추정됐다. '38노스'는 이를 토대로 북한이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달 공개한 북한 신포 잠수함기지의 위성사진. 1월(왼쪽)에는 잠수함 옆에 대형 크레인과 인력, 장비들이 있었지만 2월에는 모두 사라져 SLBM 실험으로 파손됐던 잠수함 수리가 완료된 것으로 추정됐다. '38노스'는 이를 토대로 북한이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진단했다.


"다종 미사일 실험"...김정은의 뜻대로

북한의 SLBM 위력은 아직은 초보 단계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30km 정도를 날아가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km에 크게 못 미쳤다. 미사일을 발사하는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은 크기가 작아 12m 길이의 수직 발사관은 장착한다 해도 1개, 미사일도 1발 정도만 가능하고 다른 운용장비를 넣기도 어렵다. 북한이 새 잠수함 건조를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되는 이유다. 미사일에 실어야 할 핵탄두를 그만큼 소형화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하지만 SLBM의 전략적 가치가 어떤 핵무기 투발 수단보다도 앞선다는 점에서 북한의 빠른 SLBM 개발 속도는 우려해야할 대목이다. SLBM은 물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리 최첨단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고 있더라도 움직임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적진에 몰래 가까이 다가가 기습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북한은 최근 성능 개량으로 작전 가능 시간도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SLBM 발사를 통해 다양한 핵 투발수단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각급 탄도미사일에 맞게 규격화, 표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만큼, 향후 비행 기술과 함께 SLBM에 적합한 핵탄두를 개발하고 역량을 살펴보는 핵실험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사회 "SLBM 시험 발사는 안보리 결의안 위반"

김정은 1위원장이 유엔 대북 제재 이후인 지난달 15일, "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켓을 시험발사하겠다"고 공언한 뒤 북한은 각종 미사일 발사를 이어갔다. 남한의 주요 군기지를 겨냥한 300mm 신형 방사포의 대규모 발사는 물론, 스커드 미사일과 일본·괌까지 사거리가 미치는 '노동' 미사일, 무수단 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이번 SLBM 발사 실험도 김 제1위원장의 명령을 수행하는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로 "이번 시험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노골적 도발을 했다"며 "주요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보리 등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한반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EU에 대북 추가 제재를 일방적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일본 언론들은 5번 째 핵실험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어제(23일,현지시각) 이날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SLBM 발사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또 “미국과 한국이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어제(23일,현지시각) 이날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SLBM 발사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또 “미국과 한국이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엔 회의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수용 외무상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대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우리도 극단을 가지 않을 이유가 없기에 (SLBM 발사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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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에서 바다까지”…부쩍 커진 북 SLBM 능력
    • 입력 2016-04-24 17:41:43
    • 수정2016-04-24 17:44:35
    취재K
북한이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잠수함탄도미사일(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북극성 -1'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 차례 실험 끝에 상당한 기술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군은 향후 3~4년 안에 북한이 SLBM을 전력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오늘(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노동신문)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어제(23일) 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북한은 현재 SLBM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수중 사출능력 등에서 일부 기술적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또 "기존 SLBM 보유국 개발 경과를 감안할 때 북한이 SLBM 전력화에 3∼4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나 그들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경우 그보다 이른 시기에 전력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어제(23일) 오후 6시 반 쯤 함경남도 신포시 동북방 동해상에서 SLBM 1발을 시험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SLBM의 초기 비행 실패 이후 4개월 만에 초기 비행을 재실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실제 비행거리는 30km로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km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늘(24일) SLBM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또 발사에 참관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이번 시험발사의 대성공으로 우리 해군의 수중 작전능력이 비상하게 강화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발사로) 우리식 수중 발사체계의 믿음성이 완전히 확증, 공고화되었으며,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주체적인 수중 공격작전 실현을 위한 요구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고 말했다.

북한 SLBM의 단계적 진화

어제 발사된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돼 물 밖으로 나온 뒤 점화돼 날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SLBM이 보통 지상 사출 시험, 수중 사출 시험에 이어 비행 시험을 거쳐 잠수함에서 유도장치를 겨냥해 목표물을 맞추는 발사 시험을 거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중 사출까지 성공했다는 것은 개발 단계의 반환점을 완전히 돈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은 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한 뒤부터 SLBM 발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시험발사를 처음 실시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앞서 4달 전 신포 앞바다에서 바지선 형태의 대형 구조물인 '플로팅 도크'를 이용해 수중 사출실험을 거쳤고, 발사 뒤에는 '실험 성공'을 공표했다.

하지만 미사일이 150~200m 날아가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되고 수직발사관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직각으로 발사돼야 할 미사일의 발사각이 다소 기울어져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수중 사출 기술은 아직 미흡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공개한 SLBM 발사 동영상은 조작 의혹까지 받았다.

북한이 공개한 SLBM의 지난해 5월과 어제(23일) 발사 장면. 지난해 5월 발사(왼쪽)에서는 다소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발사됐지만, 어제(오른쪽)는 해수면과 거의 수직으로 발사된 것을 볼 수 있다.

북한은 이후 지난 해 11월과 12월, 다시 SLBM 실험을 단행했다. 11월 실험은 실패해 발사관과 선체 일부가 파손됐지만, 12월에는 탄도미사일이 수중 밖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 5월과 달리 해수면과 거의 직각으로 발사되는 미사일의 모습을 공개해 수중 사출능력이 진화했음을 과시했다.

당시 북한은 '최대 발사심도에서의 탄도탄 냉발사체계', 즉 고난도 기술인 '콜드 런치(Cold launch)'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콜드 런치' 기술은 캡슐에 담긴 미사일이 발사관을 빠져나와 부력으로 수면에 떠오른 뒤 캡슐이 깨지면서 점화돼 날아가는 SLBM의 필수이자 고급 기술이다. '콜드 런치'는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한미 정보당국은 잠수함이 아닌 물에 잠긴 바지선에서 발사 실험을 진행했다고 관측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오늘(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은 약 30km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사진 노동신문)

북한은 이번에는 신포급 잠수함(2천t급)에서 SLBM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은 수중에서 물 밖으로 나와 공중점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중 사출 기술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이제는 초기 비행을 실험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북한은 또 "(이번 발사는)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를 이용했다"며 미사일에 고체 연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고체연료 분출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뒤 이를 SLBM에 적용했다고 밝힌 것이다. 고체연료는 액체에 비해 부품 고장률이 낮고 오래 물 속에 있더라도 연료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SLBM에 있어 최적의 추진체로 꼽힌다. 고체연료를 실제 사용했는지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달 공개한 북한 신포 잠수함기지의 위성사진. 1월(왼쪽)에는 잠수함 옆에 대형 크레인과 인력, 장비들이 있었지만 2월에는 모두 사라져 SLBM 실험으로 파손됐던 잠수함 수리가 완료된 것으로 추정됐다. '38노스'는 이를 토대로 북한이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진단했다.

"다종 미사일 실험"...김정은의 뜻대로

북한의 SLBM 위력은 아직은 초보 단계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30km 정도를 날아가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km에 크게 못 미쳤다. 미사일을 발사하는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은 크기가 작아 12m 길이의 수직 발사관은 장착한다 해도 1개, 미사일도 1발 정도만 가능하고 다른 운용장비를 넣기도 어렵다. 북한이 새 잠수함 건조를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되는 이유다. 미사일에 실어야 할 핵탄두를 그만큼 소형화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하지만 SLBM의 전략적 가치가 어떤 핵무기 투발 수단보다도 앞선다는 점에서 북한의 빠른 SLBM 개발 속도는 우려해야할 대목이다. SLBM은 물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리 최첨단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고 있더라도 움직임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적진에 몰래 가까이 다가가 기습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북한은 최근 성능 개량으로 작전 가능 시간도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SLBM 발사를 통해 다양한 핵 투발수단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각급 탄도미사일에 맞게 규격화, 표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만큼, 향후 비행 기술과 함께 SLBM에 적합한 핵탄두를 개발하고 역량을 살펴보는 핵실험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사회 "SLBM 시험 발사는 안보리 결의안 위반"

김정은 1위원장이 유엔 대북 제재 이후인 지난달 15일, "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여러 종류의 탄도 로켓을 시험발사하겠다"고 공언한 뒤 북한은 각종 미사일 발사를 이어갔다. 남한의 주요 군기지를 겨냥한 300mm 신형 방사포의 대규모 발사는 물론, 스커드 미사일과 일본·괌까지 사거리가 미치는 '노동' 미사일, 무수단 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이번 SLBM 발사 실험도 김 제1위원장의 명령을 수행하는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로 "이번 시험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노골적 도발을 했다"며 "주요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보리 등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한반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EU에 대북 추가 제재를 일방적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일본 언론들은 5번 째 핵실험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어제(23일,현지시각) 이날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SLBM 발사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또 “미국과 한국이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엔 회의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수용 외무상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대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우리도 극단을 가지 않을 이유가 없기에 (SLBM 발사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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