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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을 어이할꼬
입력 2016.04.24 (22:44) 수정 2016.04.25 (00:44)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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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단지 곳곳에 스티로폼 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재활용하기 위해 내놓은 스티로폼이 방치돼 있는 겁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예전에는 (수거업체가) 바로 가져갔거든요. 재활용 다음날? 근데 요즘은 며칠 좀 쌓여있다가 가져가는 것 같아요."

아파트 안쪽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는 곳에도 스티로폼이 한가득입니다.

단지 곳곳에 스티로폼 쓰레기가 쌓여가다보니 아파트 경비원들도 바빠졌습니다.

경비원 14명이 기존 업무에다 스티로폼 쓰레기 치우는 일을 추가로 떠맡았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경비원 : "쓰레기가 있는 곳에는 쓰레기가 자꾸 오게 돼 있잖아요? 그렇게 자꾸 놓고가고 그러니까 좀 곤란하죠. 그거 일일이 얘기할 수도 없고..."

주민들의 불만도 커져만 갑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우선 여기 갔다놨죠. 어떡해...갖다놨는데 앞으로 이거 안가져가면 큰일이잖아.

<기자 오프닝>

재활용 스티로폼은 얼마 전만 해도 비싼 값에 거래가 돼 없어서 재활용을 못할 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재활용 업계의 대표적 효자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1년여 만에 상황이 급변하면서 지금은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때문에 스티로폼으로 인한 쓰레기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

겉보기엔 깨끗해 보이지만 단지 깊숙히 들어가자, 아파트 1층 공터에 쓰고 버린 스티로폼과 마대 자루가 어른 키보다 높게 쌓여 있습니다.

자루 안에 들어있는 것도 모두 스티로폼입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 : "원래 여기다 쌓아놓으면 업체에서 가져갔는데 안가져가니까 우리가 저기에다 옮겨놓은거죠."

아파트 단지 안에 이런 스티로폼 쓰레기 더미가 3곳이나 있습니다.

모두 합쳐 2.5톤 트럭으로 3대 분량이나 됩니다.

이번 달 들어 재활용쓰레기 수거업체가 스티로폼 수거를 포기한 때문입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 : "우리가 구청에다가 문의도 해보고 뭐 여러가지 했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어떤 안이 없으니까요. 우리도 계속 업체랑 여기저기 알아보고 지금 조사 중입니다."

주민들은 고육지책으로 종량제 봉투에 스티로폼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얇은 스티로폼, 그 다음에 컵라면용기 있죠. 그거하고 그 다음에 배같은거 망가지지 말라고 했던 그 망사같은 스티로폼, 그건 일반쓰레기래요. 그냥 종량제 비닐 봉지에 넣어서 버려요"

하지만 대부분의 스티로폼은 부피가 커서 몇 개만 넣으면 종량제 봉투가 가득 차버립니다.

쓰레기 처리 비용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 : "분리배출을 하다가 종량제 쓰레기에다 버려야 되니까 아무래도 조금 주민들에 대한 부담은 조금 늘어나겠죠."

스티로폼에 포장된 제품 구매를 꺼리는 등 주민들 소비 습관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사실 그 버리지 말라는 것들이 되게 많이 나오는 것들이거든요. 이런 큰 스티로폼 자주 안나오잖아요. 근데 일회용 용기라든가, 가볍게 하나 살라고 해도 생선같은 것도 다 납작한 스티로폼에 담아서 보내는데 그런 것 다 안된다고 하니까 사먹기가 조금 꺼려져요."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스티로폼을 가져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천의 한 대형 재활용품수거업체를 찾아 스티로폼의 재활용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다니면서 스티로폼을 수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스티로폼은 자칫 파손될 우려가 있어 크레인 대신 사람이 일일이 옮겨야 합니다.

스티로폼 속에 일반 쓰레기가 섞여 있지는 않은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인터뷰> 수거업체 직원 : "뭐 이런 것들이, 이물질이, 이런 쓰레기들을 다 안에다 집어넣고 그냥 여기다 내놓더라구요.

사람이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인터뷰> 수거업체 직원 : "택배가 가정으로 들어올 때 상하지 말라고 아이스팩이나 이런 것들, 그냥 분리수러를 해야되는데 그냥 스티로폼 안에다가 그냥 넣어가지고 다들 버리는 경향이 계셔가지고 그걸 저희가 일일이 다시 작업을 해야되니까 쓰레기도 많이 나올뿐더러 무지 힘듭니다."

수거를 끝낸 트럭이 작업장에 스티로폼을 내려놓으면 또 다시 분류 작업에 들어갑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붙어 있는 포장용 테이프는 손으로 일일이 떼어내야 해 가장 큰 골칫거립니다.

<인터뷰> 처리업체 사장 : "손이 너무 많이 갑니다. 실제 우리 쪽에 들어오면 일일이 전부다 지금 직원들이 벗겨내는 그런 이중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는 스티로폼의 경우는 일일이 씻어낼 수가 없어 재활용을 포기하고 폐기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처리업체 직원 : "어쩔 수 없이 저희가 폐기처리를 해요. 쓰레기로 저희도 돈을 주고 버립니다.

분류 작업이 끝난 스티로폼은 파쇄기에 넣어 잘게 부숩니다.

이어 감용기에 집어 넣어 100도씨 안팎의 열로 녹여 부피를 줄입니다.

스티로폼에 열과 압력을 가하면 이렇게 마치 떡반죽처럼 생긴 덩어리가 만들어집니다.

부피도 대략 1/60 정도로 줄어드는데요, 이 덩어리가 스티로폼 재활용 제폼들의 기본 재료로 사용됩니다.

잉고트라 불리는 이 덩어리는 사진 액자나 건축자재 또는 발전소 연료 등으로 재활용되며 스티로폼으로서의 생을 마감합니다.

문제는 이 잉고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잉고트 생산량의 70%를 소화했던 중국 수출 물량이 최근 경기 침체로 크게 줄었습니다.

2014년말 818원이던 잉고트 가격은 불과 1년여 만인 지난 3월 415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인터뷰> 재활용업체 사장 : "우리 업체들이 지금 물건이 안나가고 있는 상태고, 지금 잉고트 이걸 녹여가지고 쌓여 있는 물건들이 보통 작은 집들이 한 10톤부터...우리 같은데는 한 30-50톤 정도가 쌓여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국제 유가 하락도 스티로폼 재활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2년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던 유가는 올해 초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폐스티로폼을 녹여서 재활용하기보다 새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싸졌습니다.

재활용을 해야 할 근본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반면 인건비 등 경비는 그대로인 상황.

이러다보니 재활용 업체의 수지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스티로폼 수거를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재활용업체 직원 : "재생을 해도 지금 뭐 수거해오는 운반비나 인건비 쪽으로 이게 비례가 돼야되는데, 맞지가 않으니까... 뭐 누가 10원이라도 남는 장사하려고 그러지 누가 마이너스 되면서 일을 하겠냐고요."

<인터뷰> 업체 사장 : "지금 한 25년 하는 동안에 지금 최악인 것 같습니다. 지금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앞으로 고민이 우리 업종 중에서도 지금 문닫은 업종들도 있고요."

문을 닫는 재활용 업체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용산구의 한 공터.

대형 마대자루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봤더니 모두 스티로폼 등 재활용품 쓰레기입니다.

<인터뷰> 인근 상인(음성변조) : "(언제부터 이렇게 됐어요?) 올해초인가? (업체가) 문 닫으면서 두 달 정도 됐을 거에요.."

한 민간 재활용 처리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1월 문을 닫으면서 재활용품 쓰레기 처리가 막혀버린 겁니다.

<인터뷰> 인근 상인(음성변조) : "(업체가) 문 닫으면서 이제 어디다가 갖다 놓을데가 없으니까 구청에서 여기다 갖다놓은거죠."

용산구에서 매일 쏟아지는 재활용 물량만 수십 톤.

인근의 또 다른 공터에도 마대자루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림잡아 수천 개가 넘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언제부터 쌓아놓은건지 궁금해서요) 그거 한 3개월 넘었을껄? (3개월이요?) 3개월 됐어요. 벌써요."

도심 한 복판에 난데없이 생겨난 쓰레기 산.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의 몫입니다.

<녹취> 인근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사시거나 일하시는데 불편한 건 없나요?) 못살겠어요. 지금 날더워지면 파리가 자글자글 끓어 지금...한 두어마리씩 굴러다녀요."

해당 지자체는 새로운 업체를 선정한 만큼 조만간 모두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등으로 인해 안정적으로 운영될 지는 불투명합니다.

여기다 과거 업계가 호황일 때 우후죽순 늘어난 무허가업체들은 또 다른 뇌관입니다.

규모가 영세해 경기 영향을 훨씬 크게 받지만 모두 몇 곳이나 되는지 파악조차 되어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재활용센터 팀장(음성변조) : "조금 외진데 있잖아요. 그런데다가 일단은 땅이 있는 사람들은 감용기 하나 갖다놓고 거기서 감용을 하는 거죠...통계는 저희가 안나와 있어요. 왜냐면 허가를 받지 않고 일단은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 정도를 처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세업체들이 연쇄 폐업할 경우 쓰레기 처리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홍수열(자원순환경제사회연구소장) : "이게 잘 나갈 때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거죠. 무허가 업체가 있어도 물량이 잘 빠지니까. 그리고 무허가업체에서도 서로 달라고 하니까...근데 시장이 나빠져버리면 일단 이런 업체들부터 탈락을 해버리는거거든요? 못가져간다. 나 그 가격에 안 가져가..."

전문가들은 난립한 무허가 업체들을 정비해 규모의 경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홍수열(자원순환경제사회연구소장) : "이 업체들 때문에 전체 시장 규모라든지 이런 내용들은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일단 제도적으로는 좀 이런 무허가업체들 시장교란 요인이 될 수 있는 이런 무허가업체들이 어느정도 정비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스티로폼 재활용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그나마 수익성이 높은 편이어서 민간 업체가 맡고, 채산성이 떨어지는 단독주택은 지방자치단체가 수거해 처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채산성이 떨어져 민간업체가 아파트의 스티로폼을 수거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인근(서울시 자원순환과장) : "민간사이드는 그만큼 안전성이 부족한 것 아닙니까? 돈이 안되면 공장이 문을 닫고 이런 구조에서는 안정적인 흐름을 담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100중에 최소 30내지 50정도는 공적인데서 관리함으로 인해서 시장과 공적인 기능이 적절하게 서로 조화를 할 수 있도록 해가면..."

스티로폼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74년.

현재는 연간 2만5천톤 이상이 포장재와 단열재로 쓰여집니다.

지금까지는 85%가 재활용 됐지만 이대로라면 재활용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재활용률이 10%만 떨어져도 매년 2천5백 톤이 넘는 스티로폼을 추가로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합니다.

매립되는 스티로폼은 5백년 이상 분해되지 않고 남아 토양을 오염시키게 됩니다.

또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버려질 경우 부피가 크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 사용을 꺼려 무단 소각이 늘게 되면 공기오염도 우려됩니다.

스티로폼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재활용 업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포장재의 양을 줄이는 등 근본적으로 스티로폼의 소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 스티로폼을 어이할꼬
    • 입력 2016-04-24 22:48:22
    • 수정2016-04-25 00:44:33
    취재파일K
<프롤로그>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단지 곳곳에 스티로폼 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재활용하기 위해 내놓은 스티로폼이 방치돼 있는 겁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예전에는 (수거업체가) 바로 가져갔거든요. 재활용 다음날? 근데 요즘은 며칠 좀 쌓여있다가 가져가는 것 같아요."

아파트 안쪽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는 곳에도 스티로폼이 한가득입니다.

단지 곳곳에 스티로폼 쓰레기가 쌓여가다보니 아파트 경비원들도 바빠졌습니다.

경비원 14명이 기존 업무에다 스티로폼 쓰레기 치우는 일을 추가로 떠맡았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경비원 : "쓰레기가 있는 곳에는 쓰레기가 자꾸 오게 돼 있잖아요? 그렇게 자꾸 놓고가고 그러니까 좀 곤란하죠. 그거 일일이 얘기할 수도 없고..."

주민들의 불만도 커져만 갑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우선 여기 갔다놨죠. 어떡해...갖다놨는데 앞으로 이거 안가져가면 큰일이잖아.

<기자 오프닝>

재활용 스티로폼은 얼마 전만 해도 비싼 값에 거래가 돼 없어서 재활용을 못할 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재활용 업계의 대표적 효자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1년여 만에 상황이 급변하면서 지금은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때문에 스티로폼으로 인한 쓰레기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

겉보기엔 깨끗해 보이지만 단지 깊숙히 들어가자, 아파트 1층 공터에 쓰고 버린 스티로폼과 마대 자루가 어른 키보다 높게 쌓여 있습니다.

자루 안에 들어있는 것도 모두 스티로폼입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 : "원래 여기다 쌓아놓으면 업체에서 가져갔는데 안가져가니까 우리가 저기에다 옮겨놓은거죠."

아파트 단지 안에 이런 스티로폼 쓰레기 더미가 3곳이나 있습니다.

모두 합쳐 2.5톤 트럭으로 3대 분량이나 됩니다.

이번 달 들어 재활용쓰레기 수거업체가 스티로폼 수거를 포기한 때문입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 : "우리가 구청에다가 문의도 해보고 뭐 여러가지 했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어떤 안이 없으니까요. 우리도 계속 업체랑 여기저기 알아보고 지금 조사 중입니다."

주민들은 고육지책으로 종량제 봉투에 스티로폼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얇은 스티로폼, 그 다음에 컵라면용기 있죠. 그거하고 그 다음에 배같은거 망가지지 말라고 했던 그 망사같은 스티로폼, 그건 일반쓰레기래요. 그냥 종량제 비닐 봉지에 넣어서 버려요"

하지만 대부분의 스티로폼은 부피가 커서 몇 개만 넣으면 종량제 봉투가 가득 차버립니다.

쓰레기 처리 비용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관리사무소 직원 : "분리배출을 하다가 종량제 쓰레기에다 버려야 되니까 아무래도 조금 주민들에 대한 부담은 조금 늘어나겠죠."

스티로폼에 포장된 제품 구매를 꺼리는 등 주민들 소비 습관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사실 그 버리지 말라는 것들이 되게 많이 나오는 것들이거든요. 이런 큰 스티로폼 자주 안나오잖아요. 근데 일회용 용기라든가, 가볍게 하나 살라고 해도 생선같은 것도 다 납작한 스티로폼에 담아서 보내는데 그런 것 다 안된다고 하니까 사먹기가 조금 꺼려져요."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스티로폼을 가져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천의 한 대형 재활용품수거업체를 찾아 스티로폼의 재활용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다니면서 스티로폼을 수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스티로폼은 자칫 파손될 우려가 있어 크레인 대신 사람이 일일이 옮겨야 합니다.

스티로폼 속에 일반 쓰레기가 섞여 있지는 않은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인터뷰> 수거업체 직원 : "뭐 이런 것들이, 이물질이, 이런 쓰레기들을 다 안에다 집어넣고 그냥 여기다 내놓더라구요.

사람이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인터뷰> 수거업체 직원 : "택배가 가정으로 들어올 때 상하지 말라고 아이스팩이나 이런 것들, 그냥 분리수러를 해야되는데 그냥 스티로폼 안에다가 그냥 넣어가지고 다들 버리는 경향이 계셔가지고 그걸 저희가 일일이 다시 작업을 해야되니까 쓰레기도 많이 나올뿐더러 무지 힘듭니다."

수거를 끝낸 트럭이 작업장에 스티로폼을 내려놓으면 또 다시 분류 작업에 들어갑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붙어 있는 포장용 테이프는 손으로 일일이 떼어내야 해 가장 큰 골칫거립니다.

<인터뷰> 처리업체 사장 : "손이 너무 많이 갑니다. 실제 우리 쪽에 들어오면 일일이 전부다 지금 직원들이 벗겨내는 그런 이중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는 스티로폼의 경우는 일일이 씻어낼 수가 없어 재활용을 포기하고 폐기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처리업체 직원 : "어쩔 수 없이 저희가 폐기처리를 해요. 쓰레기로 저희도 돈을 주고 버립니다.

분류 작업이 끝난 스티로폼은 파쇄기에 넣어 잘게 부숩니다.

이어 감용기에 집어 넣어 100도씨 안팎의 열로 녹여 부피를 줄입니다.

스티로폼에 열과 압력을 가하면 이렇게 마치 떡반죽처럼 생긴 덩어리가 만들어집니다.

부피도 대략 1/60 정도로 줄어드는데요, 이 덩어리가 스티로폼 재활용 제폼들의 기본 재료로 사용됩니다.

잉고트라 불리는 이 덩어리는 사진 액자나 건축자재 또는 발전소 연료 등으로 재활용되며 스티로폼으로서의 생을 마감합니다.

문제는 이 잉고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잉고트 생산량의 70%를 소화했던 중국 수출 물량이 최근 경기 침체로 크게 줄었습니다.

2014년말 818원이던 잉고트 가격은 불과 1년여 만인 지난 3월 415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인터뷰> 재활용업체 사장 : "우리 업체들이 지금 물건이 안나가고 있는 상태고, 지금 잉고트 이걸 녹여가지고 쌓여 있는 물건들이 보통 작은 집들이 한 10톤부터...우리 같은데는 한 30-50톤 정도가 쌓여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국제 유가 하락도 스티로폼 재활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2년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던 유가는 올해 초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폐스티로폼을 녹여서 재활용하기보다 새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싸졌습니다.

재활용을 해야 할 근본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반면 인건비 등 경비는 그대로인 상황.

이러다보니 재활용 업체의 수지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스티로폼 수거를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재활용업체 직원 : "재생을 해도 지금 뭐 수거해오는 운반비나 인건비 쪽으로 이게 비례가 돼야되는데, 맞지가 않으니까... 뭐 누가 10원이라도 남는 장사하려고 그러지 누가 마이너스 되면서 일을 하겠냐고요."

<인터뷰> 업체 사장 : "지금 한 25년 하는 동안에 지금 최악인 것 같습니다. 지금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앞으로 고민이 우리 업종 중에서도 지금 문닫은 업종들도 있고요."

문을 닫는 재활용 업체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용산구의 한 공터.

대형 마대자루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봤더니 모두 스티로폼 등 재활용품 쓰레기입니다.

<인터뷰> 인근 상인(음성변조) : "(언제부터 이렇게 됐어요?) 올해초인가? (업체가) 문 닫으면서 두 달 정도 됐을 거에요.."

한 민간 재활용 처리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1월 문을 닫으면서 재활용품 쓰레기 처리가 막혀버린 겁니다.

<인터뷰> 인근 상인(음성변조) : "(업체가) 문 닫으면서 이제 어디다가 갖다 놓을데가 없으니까 구청에서 여기다 갖다놓은거죠."

용산구에서 매일 쏟아지는 재활용 물량만 수십 톤.

인근의 또 다른 공터에도 마대자루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림잡아 수천 개가 넘습니다.

<인터뷰> 인근 주민 : "(언제부터 쌓아놓은건지 궁금해서요) 그거 한 3개월 넘었을껄? (3개월이요?) 3개월 됐어요. 벌써요."

도심 한 복판에 난데없이 생겨난 쓰레기 산.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의 몫입니다.

<녹취> 인근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사시거나 일하시는데 불편한 건 없나요?) 못살겠어요. 지금 날더워지면 파리가 자글자글 끓어 지금...한 두어마리씩 굴러다녀요."

해당 지자체는 새로운 업체를 선정한 만큼 조만간 모두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등으로 인해 안정적으로 운영될 지는 불투명합니다.

여기다 과거 업계가 호황일 때 우후죽순 늘어난 무허가업체들은 또 다른 뇌관입니다.

규모가 영세해 경기 영향을 훨씬 크게 받지만 모두 몇 곳이나 되는지 파악조차 되어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재활용센터 팀장(음성변조) : "조금 외진데 있잖아요. 그런데다가 일단은 땅이 있는 사람들은 감용기 하나 갖다놓고 거기서 감용을 하는 거죠...통계는 저희가 안나와 있어요. 왜냐면 허가를 받지 않고 일단은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 정도를 처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세업체들이 연쇄 폐업할 경우 쓰레기 처리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홍수열(자원순환경제사회연구소장) : "이게 잘 나갈 때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거죠. 무허가 업체가 있어도 물량이 잘 빠지니까. 그리고 무허가업체에서도 서로 달라고 하니까...근데 시장이 나빠져버리면 일단 이런 업체들부터 탈락을 해버리는거거든요? 못가져간다. 나 그 가격에 안 가져가..."

전문가들은 난립한 무허가 업체들을 정비해 규모의 경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홍수열(자원순환경제사회연구소장) : "이 업체들 때문에 전체 시장 규모라든지 이런 내용들은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일단 제도적으로는 좀 이런 무허가업체들 시장교란 요인이 될 수 있는 이런 무허가업체들이 어느정도 정비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스티로폼 재활용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그나마 수익성이 높은 편이어서 민간 업체가 맡고, 채산성이 떨어지는 단독주택은 지방자치단체가 수거해 처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채산성이 떨어져 민간업체가 아파트의 스티로폼을 수거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인근(서울시 자원순환과장) : "민간사이드는 그만큼 안전성이 부족한 것 아닙니까? 돈이 안되면 공장이 문을 닫고 이런 구조에서는 안정적인 흐름을 담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100중에 최소 30내지 50정도는 공적인데서 관리함으로 인해서 시장과 공적인 기능이 적절하게 서로 조화를 할 수 있도록 해가면..."

스티로폼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74년.

현재는 연간 2만5천톤 이상이 포장재와 단열재로 쓰여집니다.

지금까지는 85%가 재활용 됐지만 이대로라면 재활용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재활용률이 10%만 떨어져도 매년 2천5백 톤이 넘는 스티로폼을 추가로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합니다.

매립되는 스티로폼은 5백년 이상 분해되지 않고 남아 토양을 오염시키게 됩니다.

또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버려질 경우 부피가 크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 사용을 꺼려 무단 소각이 늘게 되면 공기오염도 우려됩니다.

스티로폼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재활용 업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포장재의 양을 줄이는 등 근본적으로 스티로폼의 소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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