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소록도’ 다시 찾은 ‘할매 수녀’

입력 2016.04.26 (21:45) 수정 2016.04.2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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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센병 환자들을 격리하기 위해 일제가 소록도에 병원을 세운지 올해가 꼭 100년입니다.

43년 동안 봉사하며 '할매'로 불렸던 외국인 수녀가 소록도를 떠난지 11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임종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한센인 재활치료를 위한 문화센터가 소록도에 문을 여는 날.

11년 만에 돌아온 백발의 수녀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스물일곱이던 1962년 소록도를 찾아 43년 동안 한센인들을 돌봤던 오스트리아인 마리안느 수녀입니다.

<인터뷰> 마리안느 스퇴거(수녀) : "(병원 시설이) 깨끗해 진 것 보고 너무 너무 기분 좋았어요."

환자들의 고름을 입으로 짜내고, 맨손으로 약을 발라준 한센인 어머니이자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일흔이 되던 2005년, 부담되기 싫다는 편지 한 장만 남기고 몰래 소록도를 떠났습니다.

당시 대장암에 걸려, 짐이 될 것 같았다는 말도 이제야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마리안느 : "우리 마음 너무 무겁고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그렇게 결정했어요. 우리도 눈물 많이 흘렸어요. 그날..."

마리안느의 사랑과 희생정신은 800명 넘는 의료진과 봉사자들을 통해 지금껏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센병 환자 : "(봉사자들이) 환자들 이야기도 많이 하고, 침대도 닦아주고."

한센인 병원 100년.

열악했던 시설은 첨단 병원으로 변했고, 해부실과 감금실 등 고통의 공간들은 문화재로 남았습니다.

그동안 소록도를 거쳐갔던 의료진과 봉사자들의 얼굴은 이렇게 벽화로 남았습니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 때문에 절망의 섬 소록도는 희망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소록도에서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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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소록도’ 다시 찾은 ‘할매 수녀’
    • 입력 2016-04-26 21:47:13
    • 수정2016-04-26 22: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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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센병 환자들을 격리하기 위해 일제가 소록도에 병원을 세운지 올해가 꼭 100년입니다.

43년 동안 봉사하며 '할매'로 불렸던 외국인 수녀가 소록도를 떠난지 11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임종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한센인 재활치료를 위한 문화센터가 소록도에 문을 여는 날.

11년 만에 돌아온 백발의 수녀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스물일곱이던 1962년 소록도를 찾아 43년 동안 한센인들을 돌봤던 오스트리아인 마리안느 수녀입니다.

<인터뷰> 마리안느 스퇴거(수녀) : "(병원 시설이) 깨끗해 진 것 보고 너무 너무 기분 좋았어요."

환자들의 고름을 입으로 짜내고, 맨손으로 약을 발라준 한센인 어머니이자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일흔이 되던 2005년, 부담되기 싫다는 편지 한 장만 남기고 몰래 소록도를 떠났습니다.

당시 대장암에 걸려, 짐이 될 것 같았다는 말도 이제야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마리안느 : "우리 마음 너무 무겁고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그렇게 결정했어요. 우리도 눈물 많이 흘렸어요. 그날..."

마리안느의 사랑과 희생정신은 800명 넘는 의료진과 봉사자들을 통해 지금껏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센병 환자 : "(봉사자들이) 환자들 이야기도 많이 하고, 침대도 닦아주고."

한센인 병원 100년.

열악했던 시설은 첨단 병원으로 변했고, 해부실과 감금실 등 고통의 공간들은 문화재로 남았습니다.

그동안 소록도를 거쳐갔던 의료진과 봉사자들의 얼굴은 이렇게 벽화로 남았습니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 때문에 절망의 섬 소록도는 희망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소록도에서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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