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엔 돌도끼를 달여 먹었다”

입력 2016.04.27 (06:55) 수정 2016.04.2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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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선사시대 사람들이 생활 도구로 쓰던 돌도끼를 조선시대 사람들은 만병통치약이라고 여겨 약처럼 달여 먹었다는 사실, 아십니까?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믿음이 보편적이었다고 합니다.

이호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둥과 번개를 다스리는 신을 그린 조선시대 그림입니다.

당시 벼락이 친 곳에서 자주 발견되던 돌도끼를 '벼락도끼'라고 부르며 이 신의 도끼로 신성시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벼락도끼를 실성한 사람에게 갈거나 달여서 먹게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어린이에게서 나쁜 기운을 없애고 임신부가 갈아 먹으면 아이를 빨리 낳게 하는 효험이 있다고도 기록됐습니다.

때문에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경상도 진주에서 운석을 찾았다는 보고에, 성종은 벼락도끼보다 못하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연산군은 심지어 벼락도끼 40개, 벼락창 40개를 찾아 바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동완(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 "지배적인 사상에 따라서 당대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조선 후기 들어 성리학이 확립되면서 돌도끼는 자연의 기가 뭉쳐 생긴 것이라는 생각으로 변했고, 사람이 만든 인공물이란 인식은 서양의 고고학이 전해진 20세기 들어서야 비로소 싹텄습니다.

<인터뷰> 구난주(서울시 동작구) : "돌에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고 한 것이 저희로서는 너무 놀라울 뿐이죠."

돌도끼에 대한 인식을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이 전시회는 오는 7월까지 계속됩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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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엔 돌도끼를 달여 먹었다”
    • 입력 2016-04-27 06:58:59
    • 수정2016-04-27 07: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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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선사시대 사람들이 생활 도구로 쓰던 돌도끼를 조선시대 사람들은 만병통치약이라고 여겨 약처럼 달여 먹었다는 사실, 아십니까?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믿음이 보편적이었다고 합니다.

이호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둥과 번개를 다스리는 신을 그린 조선시대 그림입니다.

당시 벼락이 친 곳에서 자주 발견되던 돌도끼를 '벼락도끼'라고 부르며 이 신의 도끼로 신성시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벼락도끼를 실성한 사람에게 갈거나 달여서 먹게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어린이에게서 나쁜 기운을 없애고 임신부가 갈아 먹으면 아이를 빨리 낳게 하는 효험이 있다고도 기록됐습니다.

때문에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경상도 진주에서 운석을 찾았다는 보고에, 성종은 벼락도끼보다 못하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연산군은 심지어 벼락도끼 40개, 벼락창 40개를 찾아 바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동완(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 : "지배적인 사상에 따라서 당대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조선 후기 들어 성리학이 확립되면서 돌도끼는 자연의 기가 뭉쳐 생긴 것이라는 생각으로 변했고, 사람이 만든 인공물이란 인식은 서양의 고고학이 전해진 20세기 들어서야 비로소 싹텄습니다.

<인터뷰> 구난주(서울시 동작구) : "돌에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고 한 것이 저희로서는 너무 놀라울 뿐이죠."

돌도끼에 대한 인식을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이 전시회는 오는 7월까지 계속됩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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