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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옥시’…안이한 ‘정부’
입력 2016.04.27 (08:15) 수정 2016.04.27 (09:38)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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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절한 뉴스 이번엔 '가습기 살균제 집단 사망 사건'을 조명해 봅니다.

가습기 살균제는 가습기에 넣는 물과 섞어 사용하는데요.

문제는 사람의 폐를 손상시킬 수 있는 PHMG란 화학물질이 살균제의 주 원료로 쓰였다는 점입니다.

PHMG가 들어간 살균제가 출시된 2001년부터 판매 중지 결정이 내려진 2011년까지 10년 동안 무려 5백 만 명 넘게 유해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 폐 질환을 앓거나, 숨지는 등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입었다며 신고한 사람이 천 5백 여명에 달하고, 이들중 221명에 대해 정부는 피해를 인정해줬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에 우리나라에서만 생산 유통됐습니다.

세척제로 허가받았는데, 당시 정부는 안전을 보장한다는 국가통합인증 KC 마크까지 줬습니다.

그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질환에 걸린 사람들이 생겨나자 의료계는 2008년 보건당국에 조사를 요청했지만 감염병이 아니라는 결론만 내놓았습니다.

3년 뒤 한 대학병원의 요청으로 다시 역학 조사를 실시하고 나서야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내놓은 대책은 사용 자제가 고작이었습니다.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민사 소송을 제기하며 외롭고 힘든 투쟁을 벌어야 했는데요.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측이었습니다.

재판부에 실험 보고서의 유리한 내용만 제출하면서 피해자들에게는 제품에 문제가 없다며 합의를 종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근거가 된 서울대와 호서대의 실험 보고서가 상당부분 왜곡되거나 은폐된 거짓 자료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예진 기자의 보도 보시죠.

<리포트>

지난 2012년 9월, 호서대학교가 옥시 측에 제출한 가습기 살균제 노출평가 시험 최종 보고서입니다.

폐 손상 원인이 가습기 사용 때문에 늘어난 곰팡이라고 결론내립니다.

곰팡이가 엄청난 양의 바이오에어로졸을 만들어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폐질환의 진짜 원인인 PHMG가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검출됐지만 무시됐습니다.

특히 1차 실험에서 검출됐던 고농도 PHMG가 2차 실험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1차 실험에서 옥시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2차 실험을 조작한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호서대 연구팀은 가습기를 틀어 놓은 방을 계속 환기시킨 걸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호서대학교 교수 : "수사중인 사안이라서 말 안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가습기를 틀어놓고 잠을 잔 상황이었던 정부 실험과는 다른 환경을 만든겁니다.

<인터뷰> 이종현(폐손상조사위원회 참가습기 살균제 노출 실험 참여 연구원) : "습도가 낮아진다는 이야기는 환기가 됐다는 이야기에요. 환기가 되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당연히 낮아지죠."

호서대학의 독성 노출 실험은 상당부분 옥시 직원 집에서 진행됐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앵커 멘트>

지난 1월 전담팀을 꾸린 검찰은 특히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측을 집중 수사하고 있는데요.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귀가했습니다.

김유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가 17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귀가했습니다.

신 전 대표는 관련 혐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낀 채 검찰 청사를 빠져나갔습니다.

<인터뷰> 신현우(前 옥시 대표이사) :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검증 제대로 하셨나요?) 성실하게 답변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된 2001년 당시, 제품 개발을 주도한 옥시 연구소의 김 모 전 소장과 전 선임연구원 최 모 씨도 함께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을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습니다.

또, 영국 본사가 제품 출시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추궁했습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인 2000년경 옥시가 독일 전문가로부터 가습기 세정제 성분의 독성을 경고하는 이메일을 받고 묵살한 단서도 확보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확인되면 신 전 대표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하고, 구속영장 청구도 적극 검토할 방침입니다.

검찰은 오늘 전 선임연구원 최 모 씨를 재소환하고, 현 옥시 연구소장과 옥시에 원료물질을 공급한 업체 대표도 불러 조사합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앵커 멘트>

검찰이 밝혀내야 할 핵심 쟁점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우선 유해 물질인 PHMG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업체들이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입니다.

두번째 쟁점은 2011년 사망이 잇따른 이후 업체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거를 조작하거나 고의적으로 없앴는지 밝혀내는 겁니다.

또 특히 옥시의 경우 영국 본사가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검찰이 앞으로 밝혀야 할 숙제입니다.
  • 뻔뻔한 ‘옥시’…안이한 ‘정부’
    • 입력 2016-04-27 08:19:53
    • 수정2016-04-27 09:38:1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친절한 뉴스 이번엔 '가습기 살균제 집단 사망 사건'을 조명해 봅니다.

가습기 살균제는 가습기에 넣는 물과 섞어 사용하는데요.

문제는 사람의 폐를 손상시킬 수 있는 PHMG란 화학물질이 살균제의 주 원료로 쓰였다는 점입니다.

PHMG가 들어간 살균제가 출시된 2001년부터 판매 중지 결정이 내려진 2011년까지 10년 동안 무려 5백 만 명 넘게 유해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 폐 질환을 앓거나, 숨지는 등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입었다며 신고한 사람이 천 5백 여명에 달하고, 이들중 221명에 대해 정부는 피해를 인정해줬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에 우리나라에서만 생산 유통됐습니다.

세척제로 허가받았는데, 당시 정부는 안전을 보장한다는 국가통합인증 KC 마크까지 줬습니다.

그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질환에 걸린 사람들이 생겨나자 의료계는 2008년 보건당국에 조사를 요청했지만 감염병이 아니라는 결론만 내놓았습니다.

3년 뒤 한 대학병원의 요청으로 다시 역학 조사를 실시하고 나서야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내놓은 대책은 사용 자제가 고작이었습니다.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민사 소송을 제기하며 외롭고 힘든 투쟁을 벌어야 했는데요.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측이었습니다.

재판부에 실험 보고서의 유리한 내용만 제출하면서 피해자들에게는 제품에 문제가 없다며 합의를 종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근거가 된 서울대와 호서대의 실험 보고서가 상당부분 왜곡되거나 은폐된 거짓 자료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예진 기자의 보도 보시죠.

<리포트>

지난 2012년 9월, 호서대학교가 옥시 측에 제출한 가습기 살균제 노출평가 시험 최종 보고서입니다.

폐 손상 원인이 가습기 사용 때문에 늘어난 곰팡이라고 결론내립니다.

곰팡이가 엄청난 양의 바이오에어로졸을 만들어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폐질환의 진짜 원인인 PHMG가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검출됐지만 무시됐습니다.

특히 1차 실험에서 검출됐던 고농도 PHMG가 2차 실험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1차 실험에서 옥시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2차 실험을 조작한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호서대 연구팀은 가습기를 틀어 놓은 방을 계속 환기시킨 걸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호서대학교 교수 : "수사중인 사안이라서 말 안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가습기를 틀어놓고 잠을 잔 상황이었던 정부 실험과는 다른 환경을 만든겁니다.

<인터뷰> 이종현(폐손상조사위원회 참가습기 살균제 노출 실험 참여 연구원) : "습도가 낮아진다는 이야기는 환기가 됐다는 이야기에요. 환기가 되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당연히 낮아지죠."

호서대학의 독성 노출 실험은 상당부분 옥시 직원 집에서 진행됐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앵커 멘트>

지난 1월 전담팀을 꾸린 검찰은 특히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 측을 집중 수사하고 있는데요.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귀가했습니다.

김유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가 17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귀가했습니다.

신 전 대표는 관련 혐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낀 채 검찰 청사를 빠져나갔습니다.

<인터뷰> 신현우(前 옥시 대표이사) :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검증 제대로 하셨나요?) 성실하게 답변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된 2001년 당시, 제품 개발을 주도한 옥시 연구소의 김 모 전 소장과 전 선임연구원 최 모 씨도 함께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을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습니다.

또, 영국 본사가 제품 출시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추궁했습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인 2000년경 옥시가 독일 전문가로부터 가습기 세정제 성분의 독성을 경고하는 이메일을 받고 묵살한 단서도 확보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확인되면 신 전 대표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하고, 구속영장 청구도 적극 검토할 방침입니다.

검찰은 오늘 전 선임연구원 최 모 씨를 재소환하고, 현 옥시 연구소장과 옥시에 원료물질을 공급한 업체 대표도 불러 조사합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앵커 멘트>

검찰이 밝혀내야 할 핵심 쟁점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우선 유해 물질인 PHMG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업체들이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입니다.

두번째 쟁점은 2011년 사망이 잇따른 이후 업체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거를 조작하거나 고의적으로 없앴는지 밝혀내는 겁니다.

또 특히 옥시의 경우 영국 본사가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검찰이 앞으로 밝혀야 할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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