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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건강검진 패키지, 비싸면 좋은 걸까?
입력 2016.04.27 (09:06) 수정 2016.04.27 (09:06) 취재후·사건후
우리 국민 10명 중 5명은 건강검진을 2년 이내 적어도 한번 받는다. 또 건강검진 받은 사람 중 약 10%는 개인건강검진을 받는다. 이는 건강보험공단에서 해주는 건강검진이 아닌, 병원에 따로 돈 내고 건강검진을 받는 형태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십만 원 기본검진부터 수백만 원하는 숙박검진까지 종합검진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당연히 검진센터는 아픈 사람이 가지 않는다. 멀쩡한 사람이 혹시 있을지 모를 숨은 질병을 찾기 위해 간다. 그런데 비싼 건강검진을 택할수록 오히려 방사선에 피폭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 건강검진 한 번에 6년 치 방사선 피폭

실제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서울 시내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종합검진프로그램 190개를 분석했다. 기본종합검진은 피폭량이 평균 0.3mSv인데 반해, 암을 진단할 목적으로 만든 암 정밀 검진 패키지는 방사선 피폭량이 11mSv, 암 정밀검진에 심혈관질환 검사를 추가한 프리미엄 검진은 18mSv, 이 모든 걸 아우르는 숙박검진은 24mSv까지 치솟았다. 고가의 검진 패키지일수록 방사선 피폭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피폭량 숫자가 감이 잘 안 올 수 있다. 한 사람이 보통 1년간 받는 자연방사선 피폭량은 3mSv이다. 그런데, 프리미엄 검진을 했다고 치면, 피폭량이 18mSv 이니까, 6년 동안 자연 피폭될 걸 검진 하루 만에 다 뒤집어쓰는 셈이다.



게다가 병원별 방사선 피폭량 차이도 크다. 똑같은 숙박검진이라고 해도 병원마다 최소 14mSv에서 최대 30mSv로 무려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종합 검진 패키지에 들어간 검사들을 병원 마음대로 짜기 때문이다.



고가 패키지 검사일수록 방사선 피폭량이 높은 건 바로 컴퓨터단층촬영 CT 때문이다. CT의 장점은 고선량 방사선 투과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 엑스레이나 초음파보다 훨씬 더 정확한 영상을 보여준다.

그래서 비싼 검진 패키지일수록 CT 검사를 많이 집어넣는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CT 검사가 기본검진은 거의 없는 데 반해, 암 정밀검진은 1~2개, 프리미엄 검진은 2~3개, 숙박 검진은 3~4개씩 포함됐다. 신체 내부를 더 잘 들여다보는 대가로 방사선 피폭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암 찾는다고 CT가 능사일까

CT도 촬영부위별로 방사선 피폭량이 다르다. 폐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찍는 저선량 폐 CT는 피폭량이 1.1mSv로 낮은 편인데 반해, 배 안을 들여다보는 복부 CT는 10mSv, 전신 암 검사로 불리는 양성자 방출 단층 촬영 PET CT는 14mSv 정도로 굉장히 높다. 검진 패키지에서 가장 많이 유혹을 받는 검사가 PET CT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방사선 피폭을 담보로 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이윤근 부소장은 "자발적으로 돈을 주고 검진을 받는 형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본인의 의지로 선택하지만 무분별하게 일괄적으로 소위 패키지 검진을 받기 때문에 중복돼서 검사할 확률이 높고, 굉장히 단기간에 집중해서 방사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물론 CT 한번 찍었다고 당장 문제가 되진 않는다. 방사선에 의한 건강 이상은 오래 시간이 지나야 나타난다. 백혈병이나 갑상선암이 보통 7~8년 지나서 나타나고, 그 외의 암들은 더 늦게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분명한 건 방사선과 암 발생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 자료를 보면, PET CT 한번 찍은 사람들의 평생 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100명에서 300명 정도로 계산하고 있다. 특히 젊을 때 찍은 사람일수록 암 발생률은 올라간다.

쉽게 말해 PET CT를 찍은 천명 중 많게는 3명꼴로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그래서 전체 암 환자 중 1.5~2%는 이런 의료방사선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

■ CT 검사의 득과 실, 잘 따져봐야!

CT 검사는 할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을 때 해야 한다. 암이 의심되거나, 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해야 하거나,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검진에서 무턱대고 CT 촬영을 하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저선량 폐 CT를 제외하곤 대부분 CT 검사는 조기검진의 이득이 밝혀진 바 없다. 병원은 멀쩡한 사람이 받는 종합검진인 만큼, 의료용 방사선 CT 검사에 대한 득과 실을 먼저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특히 병원수입을 위해 검진 패키지 형태로 피폭량이 높은 CT 검사를 마구잡이로 끼워 넣은 뒤, 일률적으로 검사를 받게 하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노력도 중요하다. 제도적으로 의료 방사선 피폭량에 대한 개인 정보를 기록해두게 해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어느 병원을 가든 검사를 할 때 피폭량을 참고해서 불필요한 검사를 줄일 수 있다.

■ 개인이 의료용 방사선 피폭을 줄이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중복촬영을 피해야 한다. 검진 패키지에 포함된 CT 촬영이 꼭 필요한 검사인지, 의료진과 상의를 해보고, 다른 검사로 대체 가능한지 물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복부 쪽 암 검진을 하기 위해서 무조건 복부 CT를 찍는 게 아니라, 위·대장내시경,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고 난 다음에 뭔가 수상쩍은 게 있을 때, 다음 단계로 CT를 찍어보는 게 합리적이다.

물론 방사선 피폭이 전혀 없는 MRI 검사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부득이하게 CT 검사를 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방사선 피폭량을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번 의료기관을 찾을 때, 검사를 조절해서 피폭량을 줄일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위내시경 대신 편한 위장조영술 검사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위장조영검사도 방사선 노출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가급적 위내시경을 선택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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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건강검진 패키지, 비싸면 좋은 걸까?
    • 입력 2016-04-27 09:06:04
    • 수정2016-04-27 09:06:53
    취재후·사건후
우리 국민 10명 중 5명은 건강검진을 2년 이내 적어도 한번 받는다. 또 건강검진 받은 사람 중 약 10%는 개인건강검진을 받는다. 이는 건강보험공단에서 해주는 건강검진이 아닌, 병원에 따로 돈 내고 건강검진을 받는 형태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십만 원 기본검진부터 수백만 원하는 숙박검진까지 종합검진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당연히 검진센터는 아픈 사람이 가지 않는다. 멀쩡한 사람이 혹시 있을지 모를 숨은 질병을 찾기 위해 간다. 그런데 비싼 건강검진을 택할수록 오히려 방사선에 피폭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 건강검진 한 번에 6년 치 방사선 피폭

실제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서울 시내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종합검진프로그램 190개를 분석했다. 기본종합검진은 피폭량이 평균 0.3mSv인데 반해, 암을 진단할 목적으로 만든 암 정밀 검진 패키지는 방사선 피폭량이 11mSv, 암 정밀검진에 심혈관질환 검사를 추가한 프리미엄 검진은 18mSv, 이 모든 걸 아우르는 숙박검진은 24mSv까지 치솟았다. 고가의 검진 패키지일수록 방사선 피폭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피폭량 숫자가 감이 잘 안 올 수 있다. 한 사람이 보통 1년간 받는 자연방사선 피폭량은 3mSv이다. 그런데, 프리미엄 검진을 했다고 치면, 피폭량이 18mSv 이니까, 6년 동안 자연 피폭될 걸 검진 하루 만에 다 뒤집어쓰는 셈이다.



게다가 병원별 방사선 피폭량 차이도 크다. 똑같은 숙박검진이라고 해도 병원마다 최소 14mSv에서 최대 30mSv로 무려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종합 검진 패키지에 들어간 검사들을 병원 마음대로 짜기 때문이다.



고가 패키지 검사일수록 방사선 피폭량이 높은 건 바로 컴퓨터단층촬영 CT 때문이다. CT의 장점은 고선량 방사선 투과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 엑스레이나 초음파보다 훨씬 더 정확한 영상을 보여준다.

그래서 비싼 검진 패키지일수록 CT 검사를 많이 집어넣는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CT 검사가 기본검진은 거의 없는 데 반해, 암 정밀검진은 1~2개, 프리미엄 검진은 2~3개, 숙박 검진은 3~4개씩 포함됐다. 신체 내부를 더 잘 들여다보는 대가로 방사선 피폭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암 찾는다고 CT가 능사일까

CT도 촬영부위별로 방사선 피폭량이 다르다. 폐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찍는 저선량 폐 CT는 피폭량이 1.1mSv로 낮은 편인데 반해, 배 안을 들여다보는 복부 CT는 10mSv, 전신 암 검사로 불리는 양성자 방출 단층 촬영 PET CT는 14mSv 정도로 굉장히 높다. 검진 패키지에서 가장 많이 유혹을 받는 검사가 PET CT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방사선 피폭을 담보로 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이윤근 부소장은 "자발적으로 돈을 주고 검진을 받는 형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본인의 의지로 선택하지만 무분별하게 일괄적으로 소위 패키지 검진을 받기 때문에 중복돼서 검사할 확률이 높고, 굉장히 단기간에 집중해서 방사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물론 CT 한번 찍었다고 당장 문제가 되진 않는다. 방사선에 의한 건강 이상은 오래 시간이 지나야 나타난다. 백혈병이나 갑상선암이 보통 7~8년 지나서 나타나고, 그 외의 암들은 더 늦게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분명한 건 방사선과 암 발생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 자료를 보면, PET CT 한번 찍은 사람들의 평생 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100명에서 300명 정도로 계산하고 있다. 특히 젊을 때 찍은 사람일수록 암 발생률은 올라간다.

쉽게 말해 PET CT를 찍은 천명 중 많게는 3명꼴로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그래서 전체 암 환자 중 1.5~2%는 이런 의료방사선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

■ CT 검사의 득과 실, 잘 따져봐야!

CT 검사는 할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을 때 해야 한다. 암이 의심되거나, 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해야 하거나,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검진에서 무턱대고 CT 촬영을 하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저선량 폐 CT를 제외하곤 대부분 CT 검사는 조기검진의 이득이 밝혀진 바 없다. 병원은 멀쩡한 사람이 받는 종합검진인 만큼, 의료용 방사선 CT 검사에 대한 득과 실을 먼저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특히 병원수입을 위해 검진 패키지 형태로 피폭량이 높은 CT 검사를 마구잡이로 끼워 넣은 뒤, 일률적으로 검사를 받게 하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노력도 중요하다. 제도적으로 의료 방사선 피폭량에 대한 개인 정보를 기록해두게 해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어느 병원을 가든 검사를 할 때 피폭량을 참고해서 불필요한 검사를 줄일 수 있다.

■ 개인이 의료용 방사선 피폭을 줄이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중복촬영을 피해야 한다. 검진 패키지에 포함된 CT 촬영이 꼭 필요한 검사인지, 의료진과 상의를 해보고, 다른 검사로 대체 가능한지 물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복부 쪽 암 검진을 하기 위해서 무조건 복부 CT를 찍는 게 아니라, 위·대장내시경,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고 난 다음에 뭔가 수상쩍은 게 있을 때, 다음 단계로 CT를 찍어보는 게 합리적이다.

물론 방사선 피폭이 전혀 없는 MRI 검사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부득이하게 CT 검사를 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방사선 피폭량을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번 의료기관을 찾을 때, 검사를 조절해서 피폭량을 줄일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위내시경 대신 편한 위장조영술 검사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위장조영검사도 방사선 노출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가급적 위내시경을 선택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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