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약탕기에 고기까지 정치 자금으로…

입력 2016.05.03 (21:18) 수정 2016.05.0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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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대 국회의원들이 지난 4년간 쓴 정치자금은 의원 한 명당 5억 원 정도로 모두 1,448억 원입니다.

정치자금의 재원은 국고로 지원되는 세비와 운영비 등과 다르게 국민들이 한 푼 두 푼 보내준 후원금이 대부분입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19대 국회의원 292명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지출한 3백8십억 원 가운데 사무실 유지비가 21%로 가장 높았고 홍보비 16%, 인건비 15%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와 도서 구매 등 정책개발에는 6억 원, 1.6%만 쓰였습니다.

과연 정치자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홍찬의 기자가 검증했습니다.

<리포트>

한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입니다.

의원님 의복이란 항목으로 5만 원이 지출됐습니다.

찾아가 보니 엉뚱하게도 호텔 뷔페식당입니다.

<녹취>호텔 뷔페 식당 종업원(음성변조) : "(여기는 뷔페식당인 거예요?) 예, 보시면 뷔페로 저희가 진행 중이고요."

정치자금으로 약탕기를 구입하거나, 실내용 신발을 산 의원도 있습니다.

<녹취> 의원실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의원님이 그냥 여기 지역에 직원들 좀 건강 생각한다고 뭐 하나 사서 그것 좀 끓여서 마시라고 했거든요."

70만 원짜리 안경을 구입하고 집 근처 마트에서 고기를 사는 데도 정치자금을 사용했습니다.

사적 사용이 의심돼도 의정활동용이라고 주장하면 어쩔 수 없다고 선관위는 말합니다.

<인터뷰> 김재훈(중앙선관위원회 과장) : "그런 부분까지 저희가 강하게 이거는 써서는 안 된다고 하기에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솔직히."

영국에선 지난 2009년 정치자금의 사적 사용이 폭로되면서 국회의장 등 6명이 사임하고, 140여 명의 의원들이 차기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인터뷰> 전용주(동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영국의 방식과 같이 내부 통제의 방식과 외부 통제 방식이 같이 가는 형태, 그래서 서로 경쟁하면서 국회의원들의 자금 흐름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합니다."

선관위는 지난 2013년 정치자금 등을 인터넷으로 상시 공개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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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약탕기에 고기까지 정치 자금으로…
    • 입력 2016-05-03 21:21:13
    • 수정2016-05-03 23: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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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대 국회의원들이 지난 4년간 쓴 정치자금은 의원 한 명당 5억 원 정도로 모두 1,448억 원입니다. 정치자금의 재원은 국고로 지원되는 세비와 운영비 등과 다르게 국민들이 한 푼 두 푼 보내준 후원금이 대부분입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19대 국회의원 292명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지출한 3백8십억 원 가운데 사무실 유지비가 21%로 가장 높았고 홍보비 16%, 인건비 15%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와 도서 구매 등 정책개발에는 6억 원, 1.6%만 쓰였습니다. 과연 정치자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홍찬의 기자가 검증했습니다. <리포트> 한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입니다. 의원님 의복이란 항목으로 5만 원이 지출됐습니다. 찾아가 보니 엉뚱하게도 호텔 뷔페식당입니다. <녹취>호텔 뷔페 식당 종업원(음성변조) : "(여기는 뷔페식당인 거예요?) 예, 보시면 뷔페로 저희가 진행 중이고요." 정치자금으로 약탕기를 구입하거나, 실내용 신발을 산 의원도 있습니다. <녹취> 의원실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의원님이 그냥 여기 지역에 직원들 좀 건강 생각한다고 뭐 하나 사서 그것 좀 끓여서 마시라고 했거든요." 70만 원짜리 안경을 구입하고 집 근처 마트에서 고기를 사는 데도 정치자금을 사용했습니다. 사적 사용이 의심돼도 의정활동용이라고 주장하면 어쩔 수 없다고 선관위는 말합니다. <인터뷰> 김재훈(중앙선관위원회 과장) : "그런 부분까지 저희가 강하게 이거는 써서는 안 된다고 하기에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솔직히." 영국에선 지난 2009년 정치자금의 사적 사용이 폭로되면서 국회의장 등 6명이 사임하고, 140여 명의 의원들이 차기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인터뷰> 전용주(동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영국의 방식과 같이 내부 통제의 방식과 외부 통제 방식이 같이 가는 형태, 그래서 서로 경쟁하면서 국회의원들의 자금 흐름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합니다." 선관위는 지난 2013년 정치자금 등을 인터넷으로 상시 공개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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