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70일 전투 총결산…‘만리마 속도전’ 한계는?

입력 2016.05.07 (08:07) 수정 2016.05.0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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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핵, 미사일 도발과 함께 꺼내든 카드, 바로 70일 전툰데요.

마침내 끝났습니다.

이번엔 특히 천리마 속도의 열배인 만리마 속도를 동원 구호로 내걸었는데요.

그 만큼 강도도 셌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올해 북한 전역을 강타했던 70일 전투를 총결산하고, 그 한계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곳곳에서 붉은 기가 휘날리고, 형형색색의 풍선이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이들은 댐 건설을 주도한 북한의 청년돌격대원들.

북한의 대표적인 70일 전투 사업장이었던 백두산 3호 발전소 준공식 현장이다.

<녹취> 최룡해(당 비서) : “백두산영웅청년 3호 발전소는 우리 청년들이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를 맞으며 어머니 당에 드리는 충정의 선물이며 조국의 만년 재보입니다.”

<녹취> "자나 깨나 뵙고 싶은 우리의 장군님...“

지난 가을 백두산 1,2호 발전소 공사를 마치자마자 김정은의 지시로 시작된 3호 발전소 공사.

공기를 넉 달이나 앞당겨 반년 만에 발전소를 완공하기 위해 상상을 초월한 노력동원, 혹독한 속도전이 진행됐다.

영하 3-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겨울.

눈 속에서도 쇠꼬챙이로 연신 돌을 깨고, 두 손으로 잡은 대못을 다른 돌격대원이 커다란 쇠망치로 내리친다.

나무로 얼기설기 만든 임시 구조물에 매달려 작업하는 아찔한 장면도 등장한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월) : "몸에 밧줄을 매고 10여 미터의 높이에서 기틀 조립 전투를 벌여 공사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혹한으로 강물이 꽁꽁 언 상황에서도 맨몸으로 얼음을 깨고, 얇은 셔츠만 입은 채 쉼 없이 자루를 옮겨 나른다.

<녹취> 리철(백두산3호발전소 현장 지도부) : "영웅 청년의 본때를 온 세상에 다시 한 번 힘 있게 과시하고, 경애하는 원수님께 승리의 보고, 영광의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북한이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에 돌입한 것은지난 2월 23일.

대북 제재까지 가시화된 시점에서 시작된 ‘70일 전투’는 북한 사회 전체를 속도전으로 내몰았다.

북한 당국이 목표 초과 달성을 주장한 사업장만 천 6백여 곳.

시뻘건 쇳물이 쏟아지는 제철소에서도...

시멘트 생산 공장에서도...

고강도의 속도전은 북한 전역, 전 분야를 휩쓸었다.

막바지에는 횃불을 든 채 24시간 작업을 강행하는 이른바 철야진군이 이어졌다.

<녹취> 김종훈(자강도려단 부참모장) : “언제(댐) 쌓기에 동원된 굴착기들과 진동 다짐 차들이 갑자기 고장이 나고 우리는 ‘등짐으로 날라서라도 매일 전투 목표를 무조건 수행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한 사람같이 떨쳐나섰습니다.”

<녹취> “70일 전투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자! 승리자가 되자! 승리자가 되자!”

70일 전투 속도전에는 유명 예술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노래 휘파람으로 유명한 가수 전혜영은 드레스 대신 제복을 입고 선전전에 동원됐다.

피바다가극단과 30년 전통의 왕재산예술단까지 경제선동에 투입될 정도로 70일 전투 현장에는 어김없이 속도전을 독려하는 예술인들이 있었다.

<녹취>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개발한 반땅크(대전차) 유도무기 시험 사격을 지도하시었습니다.”

70일 전투 개시 나흘 뒤인 지난 2월 27일.

북한은 사거리를 대폭 늘렸다는 신형 대전차 미사일의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녹취> 조선중앙TV : “7차 당 대회를 국방력 강화의 자랑찬 성과로 빛내기 위한 군수공업 전선의 70일 전투의 서막을 장엄한 포성으로 열어젖혔다고...“

경제 토목공사 중심으로 진행되리라던 예상을 깨고, 70일 전투가 국방 분야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북한은 3월 들어서 핵탄두 모형 공개를 시작으로 미사일 탄두의 재진입체 실험과 고체연료를 사용한 로켓 엔진 실험 등 핵미사일 관련 기술을 잇따라 공개하며 핵 위협을 노골화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3월) : “탄도 로켓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에서 성공!”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시험 발사와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의 잇단 발사 시도도 이어졌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4일) : “당에 무한히 충직한 이 나라의 천만군민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축의 5월이 왔습니다!”

70일 전투 기간 내내 속도전 실황을 중계했던 북한 TV는, 지난 2일 70일 전투가 끝나자마자 성과 띄우기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녹취> 조선중앙TV(어제) : “주체조선의 핵 공격 능력을 비롯한 자위적 국방력은 비할바없이 강화되었으며 전국적인 전투계획이 공업 생산액적으로 144%로 넘쳐 수행되고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공업 생산이 1.6배로 장성하는 눈부신 혁신이 일어났다.”

백두산 3호발전소, 원산군민발전소 등 다수의 발전소 건설은 물론 만 7천여 톤의 어획고, 수억 그루의 나무 심기 등도 대표적인 성과로 제시됐다.

인터뷰에 나선 근로자들은 앞 다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녹취> 박영근(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부기사장) : “자력자강의 혁명 정신으로 70일 전투기간에 비료생산량을 1.3배로 늘리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70일 전투 종료 다음날, 노동신문은 3개면에 걸쳐 70일 전투 성과를 소개하며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경제 강국 건설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70일 전투의 성과를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해 7차 당 대회를 맞으려는 북한의 의도라는 설명이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만 7차 당대회를 통해서 김정은 시대를 열수 있다고 판단해서 70일 전투를 내세워서 경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런 것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해서 70일 전투를 시행했다. 주민들을 결속하고 대내적으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70일 전투를 했다고 하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달 21일) : “ 만리마 속도 창조의 열풍이 세차게 일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번 70일 전투에서 제시한 대표적인 동원 구호는 만리마 속도다.

1950년대부터 사용해온 북한의 전통적인 동원 구호인 ‘천리마 속도’의 무려 10배.

<녹취> 조선중앙TV : “전설 속의 천리마가 선군시대 만리마로 솟구쳐 오른 이 벅찬 시대에...”

하루에 만 리를 달리는 말처럼 빠른 속도로 일을 마치라며 70일 전투를 다그친 것이다.

1950년대 지하 갱도에서 맨손으로 무기를 만들었다는 ‘군자리 정신’ 구호도 되살아났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 제1비서는) 1950년대 군자리 노동계급이 발휘한 투쟁 정신을 더욱 세차게 폭발시킨다면 점령 못 할 요새가 없다고 하시면서…”

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을 공식 언급할 정도로 위기감을 조성해가며 진행된 70일 전투.

북한 주민들의 노동력 쥐어짜기는 극에 달했다.

<인터뷰> 차리혁(2014년 탈북) : “순 인력으로 바윗돌 까고 해머로 다지고 순 인력으로 하거든요. 해머질을 하루종일 하다보면 정말 팔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거든요. 그러데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새벽에 한 두시간자나 자고 새벽부터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데 캄프라치식으로 하다보니까 거기서 사고도 많이 나고.... “

그렇다면, 7차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사회 전체를 속도전의 광풍으로 내몬 ‘70일 전투’의 실제 성과는 어떨까?

북한 당국은 무려 1600여개 사업장에서 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 생산과 일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특히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무리하게 특정 분야에 투입하면서 부작용이 적지 않을 거란 평가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70일 전투에 단기간 내에 생산성을 증가하기 위해서는 결국 연말까지 투입해야 될 자원가 원을 단기간 내에 앞당겨서 투입을 했기 때문에 일부의공장에서는 생산이 증가할지 모르지만 이 전투가 끝나고 나면 실제 자원과 재원 자체가 바닥이 나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 경제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실제로 이번 70일 전투의 모태가 된 지난 1974년의 ‘70일 전투’ 직후, 2차 7개년 경제계획이 곧바로 추진되지 못하고 2년간의 휴지기를 갖는 등 후유증이 적지 않았다.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던 ‘국방 분야’의 70일 전투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북한은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3차례나 시도했지만 모두 공중 폭발 등으로 실패해 체면을 구겼다.

체제 결속을 위해 70일 전투를 시작했지만, 무리한 노력동원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터뷰> 차리혁(2014년 탈북) : “동원은 동원대로 되고 하나도 장사를 못하고 벌이하는 수단이 없다보니까 자기네가 진짜 자식들한테 지금 말하는 게 전투 기간에 황해도 같은 데는 아사가 많이 난대요. 그걸 아랑곳도 안 하고 계속 전투에만 내모니까 세상이 망하려고 작정했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죠.“

구시대적인 속도전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결국, 북한이 경제 회생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오는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강압적으로 노력동원한다고해서 경제가 좋아질 수 있는 구조는 북한이 절대 아닙니다. 결국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지원받고 대외적인 무역을 통해서 외자유치를 통해서 경제적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이런 구조로 바꿔나가야...“

70일 전투의 종착점, 당 대회는 시작됐지만 북한의 속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녹취> "여명거리 건설을 제 기일에 무조건 끝내자! 끝내자! 끝내자!"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려명거리 건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7차 당 대회가 끝난 뒤 북한이 곧바로 10월 당 창건 기념일을 겨냥한 150일 전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무리한 속도전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고 주민들의 고통이 가속화되는 상황,

이번 7차 당 대회, 김정은의 선택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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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70일 전투 총결산…‘만리마 속도전’ 한계는?
    • 입력 2016-05-07 08:23:11
    • 수정2016-05-07 08: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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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핵, 미사일 도발과 함께 꺼내든 카드, 바로 70일 전툰데요.

마침내 끝났습니다.

이번엔 특히 천리마 속도의 열배인 만리마 속도를 동원 구호로 내걸었는데요.

그 만큼 강도도 셌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올해 북한 전역을 강타했던 70일 전투를 총결산하고, 그 한계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곳곳에서 붉은 기가 휘날리고, 형형색색의 풍선이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이들은 댐 건설을 주도한 북한의 청년돌격대원들.

북한의 대표적인 70일 전투 사업장이었던 백두산 3호 발전소 준공식 현장이다.

<녹취> 최룡해(당 비서) : “백두산영웅청년 3호 발전소는 우리 청년들이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를 맞으며 어머니 당에 드리는 충정의 선물이며 조국의 만년 재보입니다.”

<녹취> "자나 깨나 뵙고 싶은 우리의 장군님...“

지난 가을 백두산 1,2호 발전소 공사를 마치자마자 김정은의 지시로 시작된 3호 발전소 공사.

공기를 넉 달이나 앞당겨 반년 만에 발전소를 완공하기 위해 상상을 초월한 노력동원, 혹독한 속도전이 진행됐다.

영하 3-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겨울.

눈 속에서도 쇠꼬챙이로 연신 돌을 깨고, 두 손으로 잡은 대못을 다른 돌격대원이 커다란 쇠망치로 내리친다.

나무로 얼기설기 만든 임시 구조물에 매달려 작업하는 아찔한 장면도 등장한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월) : "몸에 밧줄을 매고 10여 미터의 높이에서 기틀 조립 전투를 벌여 공사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혹한으로 강물이 꽁꽁 언 상황에서도 맨몸으로 얼음을 깨고, 얇은 셔츠만 입은 채 쉼 없이 자루를 옮겨 나른다.

<녹취> 리철(백두산3호발전소 현장 지도부) : "영웅 청년의 본때를 온 세상에 다시 한 번 힘 있게 과시하고, 경애하는 원수님께 승리의 보고, 영광의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북한이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에 돌입한 것은지난 2월 23일.

대북 제재까지 가시화된 시점에서 시작된 ‘70일 전투’는 북한 사회 전체를 속도전으로 내몰았다.

북한 당국이 목표 초과 달성을 주장한 사업장만 천 6백여 곳.

시뻘건 쇳물이 쏟아지는 제철소에서도...

시멘트 생산 공장에서도...

고강도의 속도전은 북한 전역, 전 분야를 휩쓸었다.

막바지에는 횃불을 든 채 24시간 작업을 강행하는 이른바 철야진군이 이어졌다.

<녹취> 김종훈(자강도려단 부참모장) : “언제(댐) 쌓기에 동원된 굴착기들과 진동 다짐 차들이 갑자기 고장이 나고 우리는 ‘등짐으로 날라서라도 매일 전투 목표를 무조건 수행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한 사람같이 떨쳐나섰습니다.”

<녹취> “70일 전투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자! 승리자가 되자! 승리자가 되자!”

70일 전투 속도전에는 유명 예술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노래 휘파람으로 유명한 가수 전혜영은 드레스 대신 제복을 입고 선전전에 동원됐다.

피바다가극단과 30년 전통의 왕재산예술단까지 경제선동에 투입될 정도로 70일 전투 현장에는 어김없이 속도전을 독려하는 예술인들이 있었다.

<녹취>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개발한 반땅크(대전차) 유도무기 시험 사격을 지도하시었습니다.”

70일 전투 개시 나흘 뒤인 지난 2월 27일.

북한은 사거리를 대폭 늘렸다는 신형 대전차 미사일의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녹취> 조선중앙TV : “7차 당 대회를 국방력 강화의 자랑찬 성과로 빛내기 위한 군수공업 전선의 70일 전투의 서막을 장엄한 포성으로 열어젖혔다고...“

경제 토목공사 중심으로 진행되리라던 예상을 깨고, 70일 전투가 국방 분야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북한은 3월 들어서 핵탄두 모형 공개를 시작으로 미사일 탄두의 재진입체 실험과 고체연료를 사용한 로켓 엔진 실험 등 핵미사일 관련 기술을 잇따라 공개하며 핵 위협을 노골화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3월) : “탄도 로켓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에서 성공!”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시험 발사와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의 잇단 발사 시도도 이어졌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4일) : “당에 무한히 충직한 이 나라의 천만군민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축의 5월이 왔습니다!”

70일 전투 기간 내내 속도전 실황을 중계했던 북한 TV는, 지난 2일 70일 전투가 끝나자마자 성과 띄우기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녹취> 조선중앙TV(어제) : “주체조선의 핵 공격 능력을 비롯한 자위적 국방력은 비할바없이 강화되었으며 전국적인 전투계획이 공업 생산액적으로 144%로 넘쳐 수행되고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공업 생산이 1.6배로 장성하는 눈부신 혁신이 일어났다.”

백두산 3호발전소, 원산군민발전소 등 다수의 발전소 건설은 물론 만 7천여 톤의 어획고, 수억 그루의 나무 심기 등도 대표적인 성과로 제시됐다.

인터뷰에 나선 근로자들은 앞 다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녹취> 박영근(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부기사장) : “자력자강의 혁명 정신으로 70일 전투기간에 비료생산량을 1.3배로 늘리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70일 전투 종료 다음날, 노동신문은 3개면에 걸쳐 70일 전투 성과를 소개하며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경제 강국 건설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70일 전투의 성과를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해 7차 당 대회를 맞으려는 북한의 의도라는 설명이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만 7차 당대회를 통해서 김정은 시대를 열수 있다고 판단해서 70일 전투를 내세워서 경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런 것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해서 70일 전투를 시행했다. 주민들을 결속하고 대내적으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70일 전투를 했다고 하겠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달 21일) : “ 만리마 속도 창조의 열풍이 세차게 일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번 70일 전투에서 제시한 대표적인 동원 구호는 만리마 속도다.

1950년대부터 사용해온 북한의 전통적인 동원 구호인 ‘천리마 속도’의 무려 10배.

<녹취> 조선중앙TV : “전설 속의 천리마가 선군시대 만리마로 솟구쳐 오른 이 벅찬 시대에...”

하루에 만 리를 달리는 말처럼 빠른 속도로 일을 마치라며 70일 전투를 다그친 것이다.

1950년대 지하 갱도에서 맨손으로 무기를 만들었다는 ‘군자리 정신’ 구호도 되살아났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 제1비서는) 1950년대 군자리 노동계급이 발휘한 투쟁 정신을 더욱 세차게 폭발시킨다면 점령 못 할 요새가 없다고 하시면서…”

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을 공식 언급할 정도로 위기감을 조성해가며 진행된 70일 전투.

북한 주민들의 노동력 쥐어짜기는 극에 달했다.

<인터뷰> 차리혁(2014년 탈북) : “순 인력으로 바윗돌 까고 해머로 다지고 순 인력으로 하거든요. 해머질을 하루종일 하다보면 정말 팔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거든요. 그러데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새벽에 한 두시간자나 자고 새벽부터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데 캄프라치식으로 하다보니까 거기서 사고도 많이 나고.... “

그렇다면, 7차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사회 전체를 속도전의 광풍으로 내몬 ‘70일 전투’의 실제 성과는 어떨까?

북한 당국은 무려 1600여개 사업장에서 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 생산과 일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특히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무리하게 특정 분야에 투입하면서 부작용이 적지 않을 거란 평가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70일 전투에 단기간 내에 생산성을 증가하기 위해서는 결국 연말까지 투입해야 될 자원가 원을 단기간 내에 앞당겨서 투입을 했기 때문에 일부의공장에서는 생산이 증가할지 모르지만 이 전투가 끝나고 나면 실제 자원과 재원 자체가 바닥이 나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 경제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실제로 이번 70일 전투의 모태가 된 지난 1974년의 ‘70일 전투’ 직후, 2차 7개년 경제계획이 곧바로 추진되지 못하고 2년간의 휴지기를 갖는 등 후유증이 적지 않았다.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던 ‘국방 분야’의 70일 전투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북한은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3차례나 시도했지만 모두 공중 폭발 등으로 실패해 체면을 구겼다.

체제 결속을 위해 70일 전투를 시작했지만, 무리한 노력동원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터뷰> 차리혁(2014년 탈북) : “동원은 동원대로 되고 하나도 장사를 못하고 벌이하는 수단이 없다보니까 자기네가 진짜 자식들한테 지금 말하는 게 전투 기간에 황해도 같은 데는 아사가 많이 난대요. 그걸 아랑곳도 안 하고 계속 전투에만 내모니까 세상이 망하려고 작정했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죠.“

구시대적인 속도전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결국, 북한이 경제 회생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오는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인터뷰>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강압적으로 노력동원한다고해서 경제가 좋아질 수 있는 구조는 북한이 절대 아닙니다. 결국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지원받고 대외적인 무역을 통해서 외자유치를 통해서 경제적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이런 구조로 바꿔나가야...“

70일 전투의 종착점, 당 대회는 시작됐지만 북한의 속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녹취> "여명거리 건설을 제 기일에 무조건 끝내자! 끝내자! 끝내자!"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려명거리 건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7차 당 대회가 끝난 뒤 북한이 곧바로 10월 당 창건 기념일을 겨냥한 150일 전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무리한 속도전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고 주민들의 고통이 가속화되는 상황,

이번 7차 당 대회, 김정은의 선택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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