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차입금 5년새 14조 늘어…불리한 수주계약 때문

입력 2016.05.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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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차입금 규모가 불리한 수주계약 방식 탓에 2010년 이후 5년 새 2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각사의 사업보고서와 금융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현대미포·현대삼호 포함)의 차입금 규모는 2010년 말 10조 원에서 작년 말 23조 9천억 원으로 5년 새 14조 원 가까이 불었다. 매년 2조∼3조 원 규모로 차입금이 늘어왔던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이 기간 2조 5천억 원에서 7조 9천억 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고, 삼성중공업은 2조 4천억 원에서 4조 7천억 원으로, 현대중공업은 5조 2천억 원에서 11조 4천억 원으로 각각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금융권과 조선업계는 이 같은 차입금 규모 확대의 가장 큰 원인이 조선사에 불리해진 수주계약 관행 변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선박 건조 단계에 따라 선주로부터 선박대금을 균등히 받는 계약이 주를 이뤘다. 글로벌 해운업 호황으로 선박 발주가 줄을 이었기 때문에 조선 3사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던 시기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과 조선업 동반 침체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는 시점에 대금의 절반 이상을 지급받는 계약(헤비테일 방식)이 보편화됐다.

조선사가 배를 건조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선주로부터 중간중간 충분한 자금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운영자금이 부족하게 돼 차입금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선주가 중간에 발주를 취소하면 재무적인 부담이 훨씬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우조선해양이 자금난에 처해 채권단으로부터 4조 원대의 대규모 자금을 공급받게 된 것도 부실 경영 외에 이런 불리한 수주 방식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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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빅3 차입금 5년새 14조 늘어…불리한 수주계약 때문
    • 입력 2016-05-08 09:57:08
    경제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차입금 규모가 불리한 수주계약 방식 탓에 2010년 이후 5년 새 2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각사의 사업보고서와 금융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현대미포·현대삼호 포함)의 차입금 규모는 2010년 말 10조 원에서 작년 말 23조 9천억 원으로 5년 새 14조 원 가까이 불었다. 매년 2조∼3조 원 규모로 차입금이 늘어왔던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이 기간 2조 5천억 원에서 7조 9천억 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고, 삼성중공업은 2조 4천억 원에서 4조 7천억 원으로, 현대중공업은 5조 2천억 원에서 11조 4천억 원으로 각각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금융권과 조선업계는 이 같은 차입금 규모 확대의 가장 큰 원인이 조선사에 불리해진 수주계약 관행 변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선박 건조 단계에 따라 선주로부터 선박대금을 균등히 받는 계약이 주를 이뤘다. 글로벌 해운업 호황으로 선박 발주가 줄을 이었기 때문에 조선 3사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던 시기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과 조선업 동반 침체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는 시점에 대금의 절반 이상을 지급받는 계약(헤비테일 방식)이 보편화됐다.

조선사가 배를 건조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선주로부터 중간중간 충분한 자금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운영자금이 부족하게 돼 차입금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선주가 중간에 발주를 취소하면 재무적인 부담이 훨씬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우조선해양이 자금난에 처해 채권단으로부터 4조 원대의 대규모 자금을 공급받게 된 것도 부실 경영 외에 이런 불리한 수주 방식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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