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벼랑 끝 조선업, 미래는…
입력 2016.05.08 (22:28) 수정 2016.05.09 (00:12) 취재파일K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프롤로그>

<인터뷰> 김영진(조선업체 하청근로자) : "잔업 특근이 거의 없죠. 옛날에는 토일 특근, 일요일 특근 주중에도 잔업했는데 지금은 잔업도 없고.."

<인터뷰> 서규영(통영주민) : "여기 저녁에 새까맸거든요. 사람들이. 그런데 지금 하나도 없잖아요"

<기자 오프닝>

이곳은 경남 거제 앞바다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도크 안에는 해양플랜드 시설과 건조중인 선박들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저 도크들이 텅 비어버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길어야 2년, 당장 한달 뒤부터 고용대란이 시작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조선업이 벼랑끝에 서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배를 만든다는 이곳 주민들의 자부심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불안한 조선업의 현재를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거제 옥포항에 있는 조선소.

해상 석유탐사시추시설인 해양플랜트, 시추선인 드릴쉽이 건조 중입니다.

건조가 끝난 컨테이너 선은 시운전을 나갑니다.

얼핏 보면 여느 때와 다를바 없는 듯 보입니다.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10년을 일해 온 박모씨.

지난주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거제를 떠나기 전 작별인사를 하듯 자신의 일터가 내려다보이는 곳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전 조선소 하청근로자) : "(가기 전에) 배나 한 번 보려고고 제가 올라가던 배가 저 배입니다. 일하다 나왔죠."

최근 일감이 극심하게 줄어 아예 조선업계를 떠나게 된 겁니다.

<인터뷰> 박 모 씨(전 조선소 하청근로자) : "배를 어느 정도 일정량을 마치면 그 다음 배로 들어가야 되는데 지금은 다음 배가 없습니다. 협력업체가 굉장히 허덕이고 있습니다."

박 씨는 자신처럼 조선소를 아주 등지는 숙련공들이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전 조선소 하청근로자) : "오늘도 사람들 떠나는 거 많이 봤거든요. 제가 아는 사람 한 4~5백명 되지 않을까.. 아쉽기는 한데 아무래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 다른 업종으로 갈 수밖에 없죠."

조선업에 위기가 닥치기 전인 지난 2012년, 거제 아주신도시 안에 조성된 원룸촌.

조선소 일을 찾아 거제로 온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녹취>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거의 뭐 90% 이상이죠.거의 조선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에요. 2012년도부터. 그때는 (조선소가) 플랜트 수주를 받았거든요. 집을 짓거나 하면 금방 계약이 돼버렸어요."

최근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면서 부동산 사정이 나빠졌습니다.

<녹취>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원룸같은게 한창 비쌀때는 (보증금)500에 (월세)50에 관리비 3만원 이렇게 받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500에 38만원까지 나갔어요. 앞으로 플랜트 쪽에 인가, 일이 다 끝나고 나면 6월에서 9월 사이가 (큰일이죠.)"

주변 상가들도 극심한 매출 감소를 호소합니다.

<인터뷰> 옥종원(피자가게 주인) : "워낙 매스컴에서 떠드니까 지갑을 안 여는 것 같습니다. 3월 대비 날짜를 해보니까 한 25% 정도...지금은 보시다시피 주문도 없고 손님도 없고.."

실제 조선 현장에선 일하는 시간이 줄고 있습니다.

잔업 수당도 따라 줄었습니다.

<인터뷰>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음성변조) : "주말 특근도 없어졌고요. 일도 그 전에는 시간(잔업)도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줄어들었습니다. 불과 한 6개월전? 수입이 한 50~100만원정도 줄었습니다."

지금 시각이 오후 5시10분입니다.

퇴근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잔업과 야근이 줄면서 이렇게 정시 퇴근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근로자1 : "(왜 이렇게 일찍 퇴근하세요?) 일도 없고.."

<인터뷰> 근로자2 : "(잔업은 안하세요?) 잔업 거의 안합니다 (언제부터였어요?) 거의 최근입니다. 저희쪽은 최근이고 다른데는 그 전부터 없어진데도 있고요."

잔업도 야근도 없어진 저녁.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입니다.

예순 네살 김영진씨는 팀원들 7~8명을 이끌고 선박의 각 장비에 전기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합니다.

<인터뷰> 김영진(조선소 하청근로자) : "아.. 1년에 두세척도 만들지. 우리 예전에 현대에 시추선이 시리즈로 20대가 들어왔어요. 쭉 만들어서 세워놓은 거 보면 좋지. 기분이 좋지.."

김 씨가 현장에서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낀 건 불과 1년여 전.

부지런히 만든 배가 선주에게 인도되지 않고 묶여 있기 시작한 때입니다.

<인터뷰> 김영진(조선업체 하청근로자) : "지금도 현대에 가면 울산에 가면 (배가) 못 나가고 있어요. 선주가 클레임을 걸어가지고.. 심각해요. 우리가 일을 잘못해서 못나가는지 회사에서 설계를 제대로 (지시를)못내려서 못나가는지 그거는 모르는거야... 우리는 작업자 잖아요.."

조선업 불황과 구조조정의 타격을 거제보다 더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곳이 있습니다.

통영입니다.

통영에 몰려 있던 중소 조선소들은 몇년 전부터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파산한 조선소 신아SB.

한때 직접 고용 인력 2천 명,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5천여 명의 인력을 운용했던 곳입니다.

<녹취> 경비원(음성변조) : "아시다시피 (법원이 관리하고 있어서) 법원의 허가가 떨어지면 내부 촬영이 가능하고..."

대형 크레인은 멈춰섰고, 15만여 제곱미터 작업장엔 선박자재들이 쌓여있지만 인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던 조선소의 도크는 텅 비어버렸습니다.

<인터뷰> 김기수(어민) : "(사람이 지금은 하나도 없어요?)아무도 없죠. 저기 몇사람 공장 앞에 지키는 사람 몇사람 빼고는 없는거죠."

조선소 직원들로 북적이던 주변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서규영(주민) : "여기 저녁에 새까맸거든요. 사람들이. 그런데 지금 하나도 없잖아요. 이거 하나 남았어요 돼지 국밥집.."

하나 남은 식당인 국밥집의 사골 국물을 내는 대형솥도 쓰는 일이 크게 줄어 그냥 걸려있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김정규(돼지국밥집 주인) : "여기 잘 될 때에는 점심시간에 줄을 서갖고 점심시간에만 한 200명 받았어요."

선박 수주량 세계1위, 건조량 세계1위.

2천년 대 중반까지 조선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용효자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10년 만에 불황을 모르던 거제는 불안에 떨고 있고, 관광도시 통영은 조선업에 바다를 내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중국의 급부상이라는 대외 환경 변화가 직접적인 요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내실을 다지기 보다는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였고 결국 제살을 깍아먹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김현(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 : "일단 전세계 선박 발주가 사살 2007년~8년 고점 찍고 거의 40% 수준까지 급락해 있는 상황인데 한국 조선3사에서는 결국 해양 플랜트를 신성장동력이라고 삼고 2009년 이후에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왔습니다. 그중에서 대우조선은 3사중에 가장 수주를 높게 해왔고요, 그러다 보니 자기능력을 초과하는 과잉 수주를 하다보니까..."

지난해 대우조선 5조5천억 원을 비롯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각 1조5천억 원 등, 이른바 '조선 빅3'는 모두 8조5천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 선박 수주는 조선업 전체를 통틀어 9척에 그쳤습니다.

정부가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이유입니다.

<인터뷰> 성태윤(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 : "문제는 민간형태의 구조조정이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정책금융 기관을통화 지원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이 현재 한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직접 주도하고 있는 형태의 구조조정이 필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사내 하청과 협력업체에 먼저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선 '빅3' 업체에서 일하는 인력은 모두 14만4천여명.

이 가운데 60%가 넘는 9만 천여 명이 협력업체와 단기계약직을 포함한 하청근로자들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해양플랜트 건설이 마무리되는 시기인 다음달과 오는 9월 이후를 근로자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현우(대우조해양노동조합 정책실장) : "(해양플랜트)한 프로젝트에 천명에서 5천명이 들어가면 이게 1년 반 후에는 이 배가 가고 나면 이 사람들은 나가야 되는 문제가 있는거예요.1년 반만 집중적으로 사람을 투입해야되는 문제 때문에 회사 대표자들은 이 사람들을 고용관계를 어쩔 수 없이 단기 계약으로 밖에 안해요.이 사람들이 한 번에 훅 나가버려가지고 다른데 갈 데가 없는 거죠."

조선사 직영 정규직도 수천 명씩 인원을 감축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안하긴 매한가지입니다.

<인터뷰> 조현우(대우조해양노동조합 정책실장) : "지금 일이 없는게 아니에요. 지금은 2년치 물량이 있어요. 2년치 물량을 어쨌든 만들어내야돼.그 있는 수주를 우리가 안만들겁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데.."

하지만 이대로는 당장 불황이 나아질 기미도 부실이 개선될 가능성도 적다는게 문제입니다.

<인터뷰> 전대희(KDI 거시경제 연구부 박사) : "국책은행같은 경우에는 부실이 감지된 시점 이후에도 오히려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기 보다는 드들 기업의 어떤 회생에 대한 낙관적 기대, 이 결과로 인해서 그들 기업에 대해서 자금줄을 확대한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런 것들이 최근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체시키는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구조조정을 하되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까지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용환(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 "전 세계적으로 보면 조선 시장은 굉장히 유사한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버티기에 들어간 그런 경향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2~3년을 잘 견디면 그리고 구조조정을 통해서 지금 있는 것을 굉장히 다운사이징 하고 필요한 핵심적인 기술을 계속 남기고 그런것을 유지만 할 수 있다면 활황기 때 저희들이 예전처럼 그렇게 될 수가 있을 겁니다."

정부가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업종은 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은 5조원에서 10조원대로 추정됩니다.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기업 부실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사주의 사재 출연 등 보다 강력한 자구 계획이 선행되야 합니다.

우리 주력 산업이 옥석을 제대로 가리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해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기로에 서 있습니다.
  • 벼랑 끝 조선업, 미래는…
    • 입력 2016-05-08 23:05:43
    • 수정2016-05-09 00:12:25
    취재파일K
<프롤로그>

<인터뷰> 김영진(조선업체 하청근로자) : "잔업 특근이 거의 없죠. 옛날에는 토일 특근, 일요일 특근 주중에도 잔업했는데 지금은 잔업도 없고.."

<인터뷰> 서규영(통영주민) : "여기 저녁에 새까맸거든요. 사람들이. 그런데 지금 하나도 없잖아요"

<기자 오프닝>

이곳은 경남 거제 앞바다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도크 안에는 해양플랜드 시설과 건조중인 선박들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저 도크들이 텅 비어버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길어야 2년, 당장 한달 뒤부터 고용대란이 시작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조선업이 벼랑끝에 서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배를 만든다는 이곳 주민들의 자부심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불안한 조선업의 현재를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거제 옥포항에 있는 조선소.

해상 석유탐사시추시설인 해양플랜트, 시추선인 드릴쉽이 건조 중입니다.

건조가 끝난 컨테이너 선은 시운전을 나갑니다.

얼핏 보면 여느 때와 다를바 없는 듯 보입니다.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10년을 일해 온 박모씨.

지난주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거제를 떠나기 전 작별인사를 하듯 자신의 일터가 내려다보이는 곳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박 모 씨(전 조선소 하청근로자) : "(가기 전에) 배나 한 번 보려고고 제가 올라가던 배가 저 배입니다. 일하다 나왔죠."

최근 일감이 극심하게 줄어 아예 조선업계를 떠나게 된 겁니다.

<인터뷰> 박 모 씨(전 조선소 하청근로자) : "배를 어느 정도 일정량을 마치면 그 다음 배로 들어가야 되는데 지금은 다음 배가 없습니다. 협력업체가 굉장히 허덕이고 있습니다."

박 씨는 자신처럼 조선소를 아주 등지는 숙련공들이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 모 씨(전 조선소 하청근로자) : "오늘도 사람들 떠나는 거 많이 봤거든요. 제가 아는 사람 한 4~5백명 되지 않을까.. 아쉽기는 한데 아무래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 다른 업종으로 갈 수밖에 없죠."

조선업에 위기가 닥치기 전인 지난 2012년, 거제 아주신도시 안에 조성된 원룸촌.

조선소 일을 찾아 거제로 온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녹취>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거의 뭐 90% 이상이죠.거의 조선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에요. 2012년도부터. 그때는 (조선소가) 플랜트 수주를 받았거든요. 집을 짓거나 하면 금방 계약이 돼버렸어요."

최근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면서 부동산 사정이 나빠졌습니다.

<녹취>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원룸같은게 한창 비쌀때는 (보증금)500에 (월세)50에 관리비 3만원 이렇게 받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500에 38만원까지 나갔어요. 앞으로 플랜트 쪽에 인가, 일이 다 끝나고 나면 6월에서 9월 사이가 (큰일이죠.)"

주변 상가들도 극심한 매출 감소를 호소합니다.

<인터뷰> 옥종원(피자가게 주인) : "워낙 매스컴에서 떠드니까 지갑을 안 여는 것 같습니다. 3월 대비 날짜를 해보니까 한 25% 정도...지금은 보시다시피 주문도 없고 손님도 없고.."

실제 조선 현장에선 일하는 시간이 줄고 있습니다.

잔업 수당도 따라 줄었습니다.

<인터뷰>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음성변조) : "주말 특근도 없어졌고요. 일도 그 전에는 시간(잔업)도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줄어들었습니다. 불과 한 6개월전? 수입이 한 50~100만원정도 줄었습니다."

지금 시각이 오후 5시10분입니다.

퇴근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잔업과 야근이 줄면서 이렇게 정시 퇴근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근로자1 : "(왜 이렇게 일찍 퇴근하세요?) 일도 없고.."

<인터뷰> 근로자2 : "(잔업은 안하세요?) 잔업 거의 안합니다 (언제부터였어요?) 거의 최근입니다. 저희쪽은 최근이고 다른데는 그 전부터 없어진데도 있고요."

잔업도 야근도 없어진 저녁.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입니다.

예순 네살 김영진씨는 팀원들 7~8명을 이끌고 선박의 각 장비에 전기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합니다.

<인터뷰> 김영진(조선소 하청근로자) : "아.. 1년에 두세척도 만들지. 우리 예전에 현대에 시추선이 시리즈로 20대가 들어왔어요. 쭉 만들어서 세워놓은 거 보면 좋지. 기분이 좋지.."

김 씨가 현장에서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낀 건 불과 1년여 전.

부지런히 만든 배가 선주에게 인도되지 않고 묶여 있기 시작한 때입니다.

<인터뷰> 김영진(조선업체 하청근로자) : "지금도 현대에 가면 울산에 가면 (배가) 못 나가고 있어요. 선주가 클레임을 걸어가지고.. 심각해요. 우리가 일을 잘못해서 못나가는지 회사에서 설계를 제대로 (지시를)못내려서 못나가는지 그거는 모르는거야... 우리는 작업자 잖아요.."

조선업 불황과 구조조정의 타격을 거제보다 더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곳이 있습니다.

통영입니다.

통영에 몰려 있던 중소 조선소들은 몇년 전부터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파산한 조선소 신아SB.

한때 직접 고용 인력 2천 명,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5천여 명의 인력을 운용했던 곳입니다.

<녹취> 경비원(음성변조) : "아시다시피 (법원이 관리하고 있어서) 법원의 허가가 떨어지면 내부 촬영이 가능하고..."

대형 크레인은 멈춰섰고, 15만여 제곱미터 작업장엔 선박자재들이 쌓여있지만 인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던 조선소의 도크는 텅 비어버렸습니다.

<인터뷰> 김기수(어민) : "(사람이 지금은 하나도 없어요?)아무도 없죠. 저기 몇사람 공장 앞에 지키는 사람 몇사람 빼고는 없는거죠."

조선소 직원들로 북적이던 주변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서규영(주민) : "여기 저녁에 새까맸거든요. 사람들이. 그런데 지금 하나도 없잖아요. 이거 하나 남았어요 돼지 국밥집.."

하나 남은 식당인 국밥집의 사골 국물을 내는 대형솥도 쓰는 일이 크게 줄어 그냥 걸려있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김정규(돼지국밥집 주인) : "여기 잘 될 때에는 점심시간에 줄을 서갖고 점심시간에만 한 200명 받았어요."

선박 수주량 세계1위, 건조량 세계1위.

2천년 대 중반까지 조선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용효자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10년 만에 불황을 모르던 거제는 불안에 떨고 있고, 관광도시 통영은 조선업에 바다를 내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중국의 급부상이라는 대외 환경 변화가 직접적인 요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내실을 다지기 보다는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였고 결국 제살을 깍아먹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김현(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 : "일단 전세계 선박 발주가 사살 2007년~8년 고점 찍고 거의 40% 수준까지 급락해 있는 상황인데 한국 조선3사에서는 결국 해양 플랜트를 신성장동력이라고 삼고 2009년 이후에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왔습니다. 그중에서 대우조선은 3사중에 가장 수주를 높게 해왔고요, 그러다 보니 자기능력을 초과하는 과잉 수주를 하다보니까..."

지난해 대우조선 5조5천억 원을 비롯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각 1조5천억 원 등, 이른바 '조선 빅3'는 모두 8조5천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 선박 수주는 조선업 전체를 통틀어 9척에 그쳤습니다.

정부가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이유입니다.

<인터뷰> 성태윤(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 : "문제는 민간형태의 구조조정이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정책금융 기관을통화 지원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이 현재 한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직접 주도하고 있는 형태의 구조조정이 필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사내 하청과 협력업체에 먼저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선 '빅3' 업체에서 일하는 인력은 모두 14만4천여명.

이 가운데 60%가 넘는 9만 천여 명이 협력업체와 단기계약직을 포함한 하청근로자들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해양플랜트 건설이 마무리되는 시기인 다음달과 오는 9월 이후를 근로자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현우(대우조해양노동조합 정책실장) : "(해양플랜트)한 프로젝트에 천명에서 5천명이 들어가면 이게 1년 반 후에는 이 배가 가고 나면 이 사람들은 나가야 되는 문제가 있는거예요.1년 반만 집중적으로 사람을 투입해야되는 문제 때문에 회사 대표자들은 이 사람들을 고용관계를 어쩔 수 없이 단기 계약으로 밖에 안해요.이 사람들이 한 번에 훅 나가버려가지고 다른데 갈 데가 없는 거죠."

조선사 직영 정규직도 수천 명씩 인원을 감축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안하긴 매한가지입니다.

<인터뷰> 조현우(대우조해양노동조합 정책실장) : "지금 일이 없는게 아니에요. 지금은 2년치 물량이 있어요. 2년치 물량을 어쨌든 만들어내야돼.그 있는 수주를 우리가 안만들겁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데.."

하지만 이대로는 당장 불황이 나아질 기미도 부실이 개선될 가능성도 적다는게 문제입니다.

<인터뷰> 전대희(KDI 거시경제 연구부 박사) : "국책은행같은 경우에는 부실이 감지된 시점 이후에도 오히려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기 보다는 드들 기업의 어떤 회생에 대한 낙관적 기대, 이 결과로 인해서 그들 기업에 대해서 자금줄을 확대한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런 것들이 최근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체시키는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구조조정을 하되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까지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용환(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 "전 세계적으로 보면 조선 시장은 굉장히 유사한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버티기에 들어간 그런 경향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2~3년을 잘 견디면 그리고 구조조정을 통해서 지금 있는 것을 굉장히 다운사이징 하고 필요한 핵심적인 기술을 계속 남기고 그런것을 유지만 할 수 있다면 활황기 때 저희들이 예전처럼 그렇게 될 수가 있을 겁니다."

정부가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업종은 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은 5조원에서 10조원대로 추정됩니다.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기업 부실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사주의 사재 출연 등 보다 강력한 자구 계획이 선행되야 합니다.

우리 주력 산업이 옥석을 제대로 가리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해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기로에 서 있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취재파일K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