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대테러전 집중한 결과 재래전 능력 부족해져”

입력 2016.05.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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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미국 육군이 대테러전에 집중해온 결과 재래전 수행 능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마크 A.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을 인용해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15년 동안 미 육군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조직을 상대로 한 전술과 군사 훈련 등에만 익숙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밀리 총장은 "요즘 육군 소령은 9·11 테러 이후에 입대했기 때문에 테러범이나 게릴라를 상대로 하는 대테러·대게릴라 전술밖에 모른다"며 "그런 이유로 보다 높은 차원의 위협에 대비한 대응전술은 15년째 위축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최신예 무기와 사이버 전력까지 동원하는 강력한 상대방에 맞서 대규모의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예산 삭감도 미 육군에 문제를 가져왔다. 현재 47만 명 규모의 미 육군 현역 병력 규모는 내년에 45만 명 선으로 줄어든다. 의회가 연내로 타결안을 찾지 못하면 '자동예산삭감'이 적용돼 내년 중으로 병력 규모는 다시 42만 명으로 쪼그라든다.

밀리 총장은 지난 3일 미국 외교협회(CFR) 주최로 뉴욕에서 열린 외교 정책 전문가단 회의에 참석해 현재의 육군 병력이 다양한 국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데 충분하냐는 질문에 "생각하기엔 그렇다"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분쟁이나 중국 또는 러시아 같은 강대국을 상대로 하는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현재의 전력으로는 대응하기 버겁다는 뜻을 시사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내년도 유럽 방위 지원 예산을 예년보다 4배나 많은 34억 달러(4조 원)로 책정했다. 미국은 또 유럽 주둔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지원을 위해 완편된 1개 기갑 전투여단을 상시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러시아 외에도 다른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기 때문에 미 육군과 국방부는 새로운 군사전략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육군과 국방부 기획 관계자들은 고강도전과 강대국을 상대로 한 전쟁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고민하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에서도 균형 있게 군사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를 고심하고 있다.

밀리 총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주 방위군의 훈련 일수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주 방위군은 소집 시 4개월 이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연간 39일씩 훈련하는데, 대규모 분쟁이 발생하면 준비에서부터 실제 투입까지 4∼5개월이라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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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6 16:57:48
    국제
21세기 들어 미국 육군이 대테러전에 집중해온 결과 재래전 수행 능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마크 A.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을 인용해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15년 동안 미 육군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조직을 상대로 한 전술과 군사 훈련 등에만 익숙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밀리 총장은 "요즘 육군 소령은 9·11 테러 이후에 입대했기 때문에 테러범이나 게릴라를 상대로 하는 대테러·대게릴라 전술밖에 모른다"며 "그런 이유로 보다 높은 차원의 위협에 대비한 대응전술은 15년째 위축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최신예 무기와 사이버 전력까지 동원하는 강력한 상대방에 맞서 대규모의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예산 삭감도 미 육군에 문제를 가져왔다. 현재 47만 명 규모의 미 육군 현역 병력 규모는 내년에 45만 명 선으로 줄어든다. 의회가 연내로 타결안을 찾지 못하면 '자동예산삭감'이 적용돼 내년 중으로 병력 규모는 다시 42만 명으로 쪼그라든다.

밀리 총장은 지난 3일 미국 외교협회(CFR) 주최로 뉴욕에서 열린 외교 정책 전문가단 회의에 참석해 현재의 육군 병력이 다양한 국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데 충분하냐는 질문에 "생각하기엔 그렇다"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분쟁이나 중국 또는 러시아 같은 강대국을 상대로 하는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현재의 전력으로는 대응하기 버겁다는 뜻을 시사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내년도 유럽 방위 지원 예산을 예년보다 4배나 많은 34억 달러(4조 원)로 책정했다. 미국은 또 유럽 주둔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지원을 위해 완편된 1개 기갑 전투여단을 상시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러시아 외에도 다른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기 때문에 미 육군과 국방부는 새로운 군사전략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육군과 국방부 기획 관계자들은 고강도전과 강대국을 상대로 한 전쟁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고민하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에서도 균형 있게 군사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를 고심하고 있다.

밀리 총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주 방위군의 훈련 일수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주 방위군은 소집 시 4개월 이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연간 39일씩 훈련하는데, 대규모 분쟁이 발생하면 준비에서부터 실제 투입까지 4∼5개월이라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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