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ASA가 한국 미세먼지 해결 나선 이유는?

입력 2016.05.16 (17:54) 수정 2016.05.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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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의 날아다니는 실험실이라 불리는 연구용 항공기 DC-8이 이달 들어 한반도 상공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한반도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루 8시간 3,000km 비행 15차례

DC-8 비행 경로(2016년 5월 12일)DC-8 비행 경로(2016년 5월 12일)


지난 5월 12일, DC-8이 8시간 동안 누빈 항로를 지도에 표시했다. 항로는 그날의 기상조건에 따라 결정되는데, 12일은 남서풍이 부는 조건에서 수도권과 서해 먼바다, 동해 먼바다를 집중해서 관측했다. 수도권에서는 아침과 낮, 오후까지 세 차례 같은 항로의 비행을 반복했다.

더구나 수도권과 서해, 동해의 각각 한 지점에서 나선형 상승 비행을 하면서 지상에서 8km 상공까지 대기 오염 물질의 구조를 살펴봤다. 이런 비행을 6월까지 15차례 이어간다. DC-8은 총 120시간을 비행 목표로 삼고 있다.

한반도 대기오염 3차원 조사, KORUS-AQ

동아시아 대기오염 시뮬레이션 (NASA 제공)동아시아 대기오염 시뮬레이션 (NASA 제공)


한반도의 대기오염을 조사하는 미국 NASA와 한국 국립환경과학원의 이번 공동연구는 "KORUS-AQ"라는 프로젝트 이름이 붙어있다. NASA가 외국 기관과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할 정도로 이례적인 사례다. 전체 연구의 규모도 상당하다.

[바로가기] NASA의 KORUS-AQ 프로젝트 홈페이지

DC-8과 킹에어 2대 등 항공기 3대에 37종의 연구용 관측장비가 탑재됐다. 우주에서는 인공위성이 동시에 관측하고 있고, 해상에서는 선박 관측 1대, 지상 관측소는 300곳에 이른다. 293명의 과학자와 기술자, 조종사 등이 참여했고, 다음 달까지 35테라바이트의 연구 자료가 쌓일 것으로 예상한다.

왜 NASA가 한반도 대기오염 연구?

2014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지구물리학회에서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첫 회의를 열었다. 이 프로젝트의 시발점이었다. 애초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의 환경보호국(EPA)에 한국의 미세먼지를 공동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자신의 역할이 미국에 한정돼 있다며 항공우주국, NASA를 소개했고, 이후 한국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NASA는 KORUS-AQ라는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만들어냈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은 각자의 역할에 대해 해당 기관이 책임지도록 돼 있다. 따라서 DC-8 비행과 관련한 모든 비용은 미국 NASA에 있고, 연구진 등의 인건비 역시 미국 NASA의 비용으로 해결한다. 미군의 한국 주둔은 한국이 주둔 비용을 분담하고 있는데, 이와는 사뭇 다르다.

대기오염 장비 테스트가 주목적



NASA는 2020년쯤에 대기오염 관측 인공위성을 띄우고자 한다. 비슷한 시기(2019년) 한국 역시 천리안의 후속 위성의 '하나로' 환경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또한 유럽도 환경 위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위성들에 공통으로 대기오염 관측장비(GEMS, Geostationary Environment Monitoring Spectrometer)가 탑재된다.

대기오염 관측장비에 대한 테스트가 이 연구 프로젝트의 주목적인 것이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의 NASA 쪽 책임자인 제임스 크로포드 박사는 한국이 GEMS 장비를 테스트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사막의 모래먼지인 황사와 공업화의 결과물인 대기오염 물질이 날아오고, 러시아 등 주변국에서 산불 분진이 날아오며,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 환경이 대기오염을 연구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송창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원인과 분포를 3차원으로 밝히면 미세먼지 예보 기술도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기오염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 방식



KBS 취재진은 지난 12일 DC-8 항공기에 8시간 동안 탑승했다. 헤드폰을 끼고 조종사와 과학자들이 공유하는 내용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모두 비행은 연구진들이 대기오염 물질을 잘 관측하도록 철저하게 구성돼 있었다. 한국은 DC-8과 같은 대규모 연구용 항공기가 없으므로 이런 연구 활동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모든 비행은 연구 목적에 맞게 진행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연구진이 고도를 바꿔 한 번 더 돌자고 하면 조종사는 이를 즉각 시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NASA의 연구 과정을 보니 이번 프로젝트가 한반도 미세먼지의 원인과 분포에 이어 예측에 이르기까지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매년 3백7십만 명에 이르는 조기 사망이 대기오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오염 문제는 한국이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인류의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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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NASA가 한국 미세먼지 해결 나선 이유는?
    • 입력 2016-05-16 17:54:44
    • 수정2016-05-17 10:10:29
    취재K
미 항공우주국(NASA)의 날아다니는 실험실이라 불리는 연구용 항공기 DC-8이 이달 들어 한반도 상공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한반도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루 8시간 3,000km 비행 15차례

DC-8 비행 경로(2016년 5월 12일)

지난 5월 12일, DC-8이 8시간 동안 누빈 항로를 지도에 표시했다. 항로는 그날의 기상조건에 따라 결정되는데, 12일은 남서풍이 부는 조건에서 수도권과 서해 먼바다, 동해 먼바다를 집중해서 관측했다. 수도권에서는 아침과 낮, 오후까지 세 차례 같은 항로의 비행을 반복했다.

더구나 수도권과 서해, 동해의 각각 한 지점에서 나선형 상승 비행을 하면서 지상에서 8km 상공까지 대기 오염 물질의 구조를 살펴봤다. 이런 비행을 6월까지 15차례 이어간다. DC-8은 총 120시간을 비행 목표로 삼고 있다.

한반도 대기오염 3차원 조사, KORUS-AQ

동아시아 대기오염 시뮬레이션 (NASA 제공)

한반도의 대기오염을 조사하는 미국 NASA와 한국 국립환경과학원의 이번 공동연구는 "KORUS-AQ"라는 프로젝트 이름이 붙어있다. NASA가 외국 기관과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할 정도로 이례적인 사례다. 전체 연구의 규모도 상당하다.

[바로가기] NASA의 KORUS-AQ 프로젝트 홈페이지

DC-8과 킹에어 2대 등 항공기 3대에 37종의 연구용 관측장비가 탑재됐다. 우주에서는 인공위성이 동시에 관측하고 있고, 해상에서는 선박 관측 1대, 지상 관측소는 300곳에 이른다. 293명의 과학자와 기술자, 조종사 등이 참여했고, 다음 달까지 35테라바이트의 연구 자료가 쌓일 것으로 예상한다.

왜 NASA가 한반도 대기오염 연구?

2014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지구물리학회에서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첫 회의를 열었다. 이 프로젝트의 시발점이었다. 애초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의 환경보호국(EPA)에 한국의 미세먼지를 공동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자신의 역할이 미국에 한정돼 있다며 항공우주국, NASA를 소개했고, 이후 한국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NASA는 KORUS-AQ라는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만들어냈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은 각자의 역할에 대해 해당 기관이 책임지도록 돼 있다. 따라서 DC-8 비행과 관련한 모든 비용은 미국 NASA에 있고, 연구진 등의 인건비 역시 미국 NASA의 비용으로 해결한다. 미군의 한국 주둔은 한국이 주둔 비용을 분담하고 있는데, 이와는 사뭇 다르다.

대기오염 장비 테스트가 주목적



NASA는 2020년쯤에 대기오염 관측 인공위성을 띄우고자 한다. 비슷한 시기(2019년) 한국 역시 천리안의 후속 위성의 '하나로' 환경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또한 유럽도 환경 위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위성들에 공통으로 대기오염 관측장비(GEMS, Geostationary Environment Monitoring Spectrometer)가 탑재된다.

대기오염 관측장비에 대한 테스트가 이 연구 프로젝트의 주목적인 것이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의 NASA 쪽 책임자인 제임스 크로포드 박사는 한국이 GEMS 장비를 테스트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사막의 모래먼지인 황사와 공업화의 결과물인 대기오염 물질이 날아오고, 러시아 등 주변국에서 산불 분진이 날아오며,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 환경이 대기오염을 연구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송창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원인과 분포를 3차원으로 밝히면 미세먼지 예보 기술도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기오염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 방식



KBS 취재진은 지난 12일 DC-8 항공기에 8시간 동안 탑승했다. 헤드폰을 끼고 조종사와 과학자들이 공유하는 내용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모두 비행은 연구진들이 대기오염 물질을 잘 관측하도록 철저하게 구성돼 있었다. 한국은 DC-8과 같은 대규모 연구용 항공기가 없으므로 이런 연구 활동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모든 비행은 연구 목적에 맞게 진행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연구진이 고도를 바꿔 한 번 더 돌자고 하면 조종사는 이를 즉각 시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NASA의 연구 과정을 보니 이번 프로젝트가 한반도 미세먼지의 원인과 분포에 이어 예측에 이르기까지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매년 3백7십만 명에 이르는 조기 사망이 대기오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오염 문제는 한국이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인류의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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