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에서 수업…“여름이 두려워요”

입력 2016.05.20 (07:35) 수정 2016.05.2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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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처럼 더운 날엔 웬만큼 단열이 잘 된 건물에서도 냉방기 없이는 버티기 힘든데요, 컨테이너에서 힘겹게 수업을 받고 있는 중학생들이 있습니다.

열악한 건물 안전 때문에 임시로 만들어진 교실인데, 교육 당국은 시간이 걸린다며 힘들어도 일년 반을 버티라는 입장입니다.

서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뙤약볕이 내리쬐는 2층짜리 컨테이너 가건물.

중학생 97명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에어컨을 켰지만 시원해지지 않습니다.

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강OO(원삼중학교 1학년) : "엄청 더워요. 에어컨 켜도 더워요."

2층에 있는 컴퓨터실은 열기 때문에 실내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어섰는데요, 공기가 안 좋아서 눈을 제대로 뜨고 서있기 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어려운 상황.

천장은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고 걸을 때마다 흔들리기도 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가려움과 두통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정태숙(1학년생 학부모) : "이게 막 이렇게 돋아나는 거예요, 피부가. 그래서 병원 다녔죠, 또 얼마 안되어서 두통이 오는 거예요."

이렇게 열악한 교실이 세워진 건 지난 2월.

1950년 개교한 기존 학교 건물이 안전도 최하 등급 판정을 받자, 새 학기를 맞으려고 급하게 컨테이너를 설치한 겁니다.

<녹취> 이정만(경기도교육청 예산과장) : "(다른 학교에) 수용 가능한 잉여 교실이 확보가 안 되는 상황이고요. 컨테이너 교실을 사용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방법으로 선택한 거고요."

건물 철거부터 개축까지 1년 6개월이 걸린다는 게 당국의 입장.

1학년의 경우 3학년이 돼야 새 교실로 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박OO(원삼중학교 1학년생) : "숨 쉬는 것도 어떨 때는 힘들기도 하고, 불안감도 들어요. 언제 무너질지 몰라서..."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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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테이너에서 수업…“여름이 두려워요”
    • 입력 2016-05-20 07:36:55
    • 수정2016-05-20 07: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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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처럼 더운 날엔 웬만큼 단열이 잘 된 건물에서도 냉방기 없이는 버티기 힘든데요, 컨테이너에서 힘겹게 수업을 받고 있는 중학생들이 있습니다.

열악한 건물 안전 때문에 임시로 만들어진 교실인데, 교육 당국은 시간이 걸린다며 힘들어도 일년 반을 버티라는 입장입니다.

서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뙤약볕이 내리쬐는 2층짜리 컨테이너 가건물.

중학생 97명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에어컨을 켰지만 시원해지지 않습니다.

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강OO(원삼중학교 1학년) : "엄청 더워요. 에어컨 켜도 더워요."

2층에 있는 컴퓨터실은 열기 때문에 실내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어섰는데요, 공기가 안 좋아서 눈을 제대로 뜨고 서있기 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어려운 상황.

천장은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고 걸을 때마다 흔들리기도 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가려움과 두통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정태숙(1학년생 학부모) : "이게 막 이렇게 돋아나는 거예요, 피부가. 그래서 병원 다녔죠, 또 얼마 안되어서 두통이 오는 거예요."

이렇게 열악한 교실이 세워진 건 지난 2월.

1950년 개교한 기존 학교 건물이 안전도 최하 등급 판정을 받자, 새 학기를 맞으려고 급하게 컨테이너를 설치한 겁니다.

<녹취> 이정만(경기도교육청 예산과장) : "(다른 학교에) 수용 가능한 잉여 교실이 확보가 안 되는 상황이고요. 컨테이너 교실을 사용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방법으로 선택한 거고요."

건물 철거부터 개축까지 1년 6개월이 걸린다는 게 당국의 입장.

1학년의 경우 3학년이 돼야 새 교실로 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박OO(원삼중학교 1학년생) : "숨 쉬는 것도 어떨 때는 힘들기도 하고, 불안감도 들어요. 언제 무너질지 몰라서..."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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