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메르스 1년…감염병 대응은?

입력 2016.05.20 (07:43) 수정 2016.05.2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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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1년 전 오늘 우리나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전 국민이 장기간 불안과 공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186명이 감염됐고 38명이 숨졌습니다. 그 후 대대적인 감염병 관리 대책이 마련됐고 간병 시스템도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메르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정부와 의료계는 그동안 허술한 감염 관리 시설을 개선하는 등 국가방역체계를 대폭 개편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 긴급상황실을 가동하는가 하면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시도 감염병 관리 본부도 선정했습니다. 메르스의 2차 확산지가 됐던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들은 음압격리병실을 확충하고, 응급실 밖 선별 진료실에서 응급환자의 감염병 위험 가능성을 사전에 걸러내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입원 환자 면회와 후진적 간병 문화도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병원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음압 격리 병실 설치나 규정에 맞는 응급실 시설 개선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 정부의 지원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감염병 환자들이 우선 찾게 되는 동네의원들과 보건소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대책은 제자리걸음 수준입니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지자체의 대응 능력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4곳만 감염병 관리 본부가 선정됐고 그나마 정부 지원 예산도 많이 부족합니다. 가족이나 간병인 대신 병원 간호 인력이 간병까지 맡는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확대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고위험 감염병은 한 번 유행하면 국가적인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가 책임지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도 중요하다는 게 1년 전 메르스 사태의 교훈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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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0 07:49:48
    • 수정2016-05-20 08: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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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1년 전 오늘 우리나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전 국민이 장기간 불안과 공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186명이 감염됐고 38명이 숨졌습니다. 그 후 대대적인 감염병 관리 대책이 마련됐고 간병 시스템도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메르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정부와 의료계는 그동안 허술한 감염 관리 시설을 개선하는 등 국가방역체계를 대폭 개편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 긴급상황실을 가동하는가 하면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시도 감염병 관리 본부도 선정했습니다. 메르스의 2차 확산지가 됐던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들은 음압격리병실을 확충하고, 응급실 밖 선별 진료실에서 응급환자의 감염병 위험 가능성을 사전에 걸러내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입원 환자 면회와 후진적 간병 문화도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병원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음압 격리 병실 설치나 규정에 맞는 응급실 시설 개선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 정부의 지원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감염병 환자들이 우선 찾게 되는 동네의원들과 보건소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대책은 제자리걸음 수준입니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지자체의 대응 능력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4곳만 감염병 관리 본부가 선정됐고 그나마 정부 지원 예산도 많이 부족합니다. 가족이나 간병인 대신 병원 간호 인력이 간병까지 맡는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 확대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고위험 감염병은 한 번 유행하면 국가적인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가 책임지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과 협조도 중요하다는 게 1년 전 메르스 사태의 교훈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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