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환경평가로 ‘황금박쥐’ 서식지 파괴

입력 2016.05.25 (12:44) 수정 2016.05.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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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황금박쥐'로 잘 알려져있는 붉은박쥐는 개체 수가 크게 줄면서 멸종위기종 1급 동물로 지정돼 있는데요.

철도공단이 이 황금박쥐 주요 서식지를 통과하는 철로 공사를 하면서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제출해 공사를 승인 받은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옥유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가파른 계곡 길을 따라가자 오래된 동굴 하나가 나옵니다.

동굴 안에는 붉은 박쥐, 일명 황금박쥐가 발견됩니다.

우리나라에 22마리만 남아있는 멸종 위기종입니다.

2019년 완공을 앞두고 철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곳에서 불과 700미터 떨어진 거리에 멸종 위기종인 붉은박쥐 주요 서식지가 있습니다.

<인터뷰> 최복식(충주환경운동본부 운영위원장) : "열차가 운행됐을 때, 먹이원들이 불빛을 쫓아서 모여들기 때문에 박쥐가 역시 그 먹이원을 쫓아서 그곳으로 모이게 됩니다. 제반 대책이 절실합니다. "

KBS가 입수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입니다.

최다 서식지로 환경청에 보고된 동굴이 조사 대상에서 아예 빠져있습니다.

다른 동굴은 문이 잠겨있어 조사하지 못했다고 적혀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서식지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공사가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 겁니다.

<녹취> 환경영향평가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그 많은 걸 어떻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 잡듯이 다 할 수가 있어요? 그렇게 잠가놓은걸 저희가 어떻게 들어가요?"

공사 발주처인 공단은 문제의 부실 보고서를 환경부에 넘겼지만, 보고서 내용과 공사 현장을 관리 감독해야 할 환경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 (음성변조) : "어떻게 방법이 없잖아요. 협의가 들어오면 그 보고서를 가지고 현장에 가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고..."

문제가 제기되자, 환경부는 뒤늦게 재조사에 나섰지만 공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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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환경평가로 ‘황금박쥐’ 서식지 파괴
    • 입력 2016-05-25 12:47:03
    • 수정2016-05-25 13: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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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황금박쥐'로 잘 알려져있는 붉은박쥐는 개체 수가 크게 줄면서 멸종위기종 1급 동물로 지정돼 있는데요.

철도공단이 이 황금박쥐 주요 서식지를 통과하는 철로 공사를 하면서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제출해 공사를 승인 받은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옥유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가파른 계곡 길을 따라가자 오래된 동굴 하나가 나옵니다.

동굴 안에는 붉은 박쥐, 일명 황금박쥐가 발견됩니다.

우리나라에 22마리만 남아있는 멸종 위기종입니다.

2019년 완공을 앞두고 철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곳에서 불과 700미터 떨어진 거리에 멸종 위기종인 붉은박쥐 주요 서식지가 있습니다.

<인터뷰> 최복식(충주환경운동본부 운영위원장) : "열차가 운행됐을 때, 먹이원들이 불빛을 쫓아서 모여들기 때문에 박쥐가 역시 그 먹이원을 쫓아서 그곳으로 모이게 됩니다. 제반 대책이 절실합니다. "

KBS가 입수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입니다.

최다 서식지로 환경청에 보고된 동굴이 조사 대상에서 아예 빠져있습니다.

다른 동굴은 문이 잠겨있어 조사하지 못했다고 적혀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서식지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공사가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 겁니다.

<녹취> 환경영향평가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그 많은 걸 어떻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 잡듯이 다 할 수가 있어요? 그렇게 잠가놓은걸 저희가 어떻게 들어가요?"

공사 발주처인 공단은 문제의 부실 보고서를 환경부에 넘겼지만, 보고서 내용과 공사 현장을 관리 감독해야 할 환경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 (음성변조) : "어떻게 방법이 없잖아요. 협의가 들어오면 그 보고서를 가지고 현장에 가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고..."

문제가 제기되자, 환경부는 뒤늦게 재조사에 나섰지만 공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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