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구조조정 ‘뒷짐’…“산은, 조선업 몰랐다”

입력 2016.05.26 (06:18) 수정 2016.05.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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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때 세계 4위 조선업체로까지 성장했던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를 받는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채권단이 3년 동안 4조 5천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건지 송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2년 말 영국 업체로부터 주문받은 유조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배 13척을 7,500억 원에 수주했는데 생산비는 9,750억 원이나 듭니다

STX 조선해양의 관리를 맡은 산업은행이 선주 측과 재협의에 나섰지만 결국 계약을 취소하지도, 배 인도 가격을 올리지도 못했습니다.

<인터뷰> STX조선해양 전 직원(음성변조) : "(업체가) 너무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공사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생산직이 천 50명인데 사무직은 천 680명이 나 되는 기형적 인력구조도 산업은행은 바로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핵심 설계 인력은 오히려 거의 다 내보냈습니다.

핵심인력이 나가니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게 예삿일이 돼 버렸습니다.

<인터뷰> STX조선해양 전 임원(음성변조) : "구달'이라고, '구조조정의 달인'이라고 했어요. 그렇지만 지식도 적고 조직을 관리할만한 능력도 없는 거예요.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했으면 적어도 악화되지는 않죠."

산업은행 등은 2013년, 이미 바닥으로 향하는 조선 경기를 읽지 못했고, 법정관리 판단을 미뤘습니다.

<인터뷰>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구조조정을) 산업은행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좀 더 주도적인 자세로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가뜩이나 부실한 기업을 더 부실하게 관리한 셈입니다.

STX가 은행 등에서 빌린 뒤 갚지 못한 돈은 7조 원이나 됩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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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간 구조조정 ‘뒷짐’…“산은, 조선업 몰랐다”
    • 입력 2016-05-26 06:19:09
    • 수정2016-05-26 07: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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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때 세계 4위 조선업체로까지 성장했던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를 받는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채권단이 3년 동안 4조 5천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건지 송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2년 말 영국 업체로부터 주문받은 유조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배 13척을 7,500억 원에 수주했는데 생산비는 9,750억 원이나 듭니다

STX 조선해양의 관리를 맡은 산업은행이 선주 측과 재협의에 나섰지만 결국 계약을 취소하지도, 배 인도 가격을 올리지도 못했습니다.

<인터뷰> STX조선해양 전 직원(음성변조) : "(업체가) 너무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공사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생산직이 천 50명인데 사무직은 천 680명이 나 되는 기형적 인력구조도 산업은행은 바로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핵심 설계 인력은 오히려 거의 다 내보냈습니다.

핵심인력이 나가니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게 예삿일이 돼 버렸습니다.

<인터뷰> STX조선해양 전 임원(음성변조) : "구달'이라고, '구조조정의 달인'이라고 했어요. 그렇지만 지식도 적고 조직을 관리할만한 능력도 없는 거예요.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했으면 적어도 악화되지는 않죠."

산업은행 등은 2013년, 이미 바닥으로 향하는 조선 경기를 읽지 못했고, 법정관리 판단을 미뤘습니다.

<인터뷰>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구조조정을) 산업은행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좀 더 주도적인 자세로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가뜩이나 부실한 기업을 더 부실하게 관리한 셈입니다.

STX가 은행 등에서 빌린 뒤 갚지 못한 돈은 7조 원이나 됩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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