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 못하는 교사…안전교육도 부실

입력 2016.05.30 (07:39) 수정 2016.05.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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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린이집 안전사고가 늘어나면서 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이 지난해부터 의무화됐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원을 상대로 이론 위주로만 교육을 하다보니 실효성이 의문입니다.

신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한 명이 심장이 멎은 아이를 발견합니다.

<녹취> 119 상황실 통화 내용(음성변조) : "어린이집입니다. 아기가 아파요. (아기 경기 해요?) 몰라요."

우왕좌왕하는 교사들.

<녹취> 119 상황실 통화 내용(음성변조) : "토하고 있고요. 떨진 않는데 눈이 갑자기 돌아가고... (아이를 두드리지 마시고 옆으로만 좀 눕혀주시고...)"

하지만 당황한 교사는 아이 등을 계속 두드립니다.

현장에 있던 교사 6명 가운데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녹취> 아이 아버지 : "응급처치를 해줘야 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는 거죠. 구경만 하고 있었어요."

구급대원이 오기까지 7분, 결국 아이는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녹취> 사고 발생 어린이집 보육교사 : "다시 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일단 겁부터 나서... 그런 마음이 커요. 사실은."

보육교사 250여 명을 상대로 한 4시간짜리 안전교육에 참여해봤습니다.

심폐소생술 동영상에, 이론 설명만으로 교육은 끝납니다.

<녹취> 안전교육 강사(음성변조) : "요즘 119 전화하면 심폐소생술 전화 지도를 해줘요. 선생님들이 다 배우셨기 때문에 따로 이건 하시지는 않도록 할게요."

그나마 의무 교육은 3년에 한 번만 참석하면 됩니다.

<인터뷰> 서영숙(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 "안전교육, 거듭되고는 있지만 정말 그게 실효성이 있는가 이런 생각할 때 조금 의문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백 곳이 넘는 교육 위탁기관의 수준도 제각각인 만큼 교육 내용에 대한 검증 등 당국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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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처치 못하는 교사…안전교육도 부실
    • 입력 2016-05-30 08:03:32
    • 수정2016-05-30 09: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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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린이집 안전사고가 늘어나면서 보육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이 지난해부터 의무화됐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원을 상대로 이론 위주로만 교육을 하다보니 실효성이 의문입니다.

신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한 명이 심장이 멎은 아이를 발견합니다.

<녹취> 119 상황실 통화 내용(음성변조) : "어린이집입니다. 아기가 아파요. (아기 경기 해요?) 몰라요."

우왕좌왕하는 교사들.

<녹취> 119 상황실 통화 내용(음성변조) : "토하고 있고요. 떨진 않는데 눈이 갑자기 돌아가고... (아이를 두드리지 마시고 옆으로만 좀 눕혀주시고...)"

하지만 당황한 교사는 아이 등을 계속 두드립니다.

현장에 있던 교사 6명 가운데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녹취> 아이 아버지 : "응급처치를 해줘야 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는 거죠. 구경만 하고 있었어요."

구급대원이 오기까지 7분, 결국 아이는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녹취> 사고 발생 어린이집 보육교사 : "다시 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일단 겁부터 나서... 그런 마음이 커요. 사실은."

보육교사 250여 명을 상대로 한 4시간짜리 안전교육에 참여해봤습니다.

심폐소생술 동영상에, 이론 설명만으로 교육은 끝납니다.

<녹취> 안전교육 강사(음성변조) : "요즘 119 전화하면 심폐소생술 전화 지도를 해줘요. 선생님들이 다 배우셨기 때문에 따로 이건 하시지는 않도록 할게요."

그나마 의무 교육은 3년에 한 번만 참석하면 됩니다.

<인터뷰> 서영숙(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 "안전교육, 거듭되고는 있지만 정말 그게 실효성이 있는가 이런 생각할 때 조금 의문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백 곳이 넘는 교육 위탁기관의 수준도 제각각인 만큼 교육 내용에 대한 검증 등 당국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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