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옥시 영국 본사 수사 확대…본사 관계자 소환 추진

입력 2016.05.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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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집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판매와 피해 대응 과정에서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개입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30일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등과 관련해 본사 관계자 2∼3명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영국 본사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한창 팔리던 시기인 2004년 10월 제품 취급 정보를 담은 '제품안전정보자료(PSDS)'를 한국 옥시에 보냈다. 이 자료에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쓰여 문제가 된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에 대해 '독성 정보가 없다(No data)'고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본사가 유해성 실험 결과가 없다는 걸 2004년에 알고 있으면서도 가습기 살균제가 판매 중단될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자료다.

검찰은 PSDS 발급을 담당하면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유해성 실험 필요성을 알았을 것으로 의심되는 본사 연구소 관계자 소환 조사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불거진 이후 옥시의 증거인멸과 관련해서도 소환 조사를 위해 본사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옥시의 의뢰로 가습기 살균제 생식독성 실험을 실시한 서울대 조 모 교수가 2011년 11월 실험 결과를 발표하던 자리에 참석한 본사 관계자가 소환 조사 대상이다.

당시 실험 결과에는 임신한 쥐 15마리 중 13마리의 배 속에 있던 새끼 쥐들이 모두 폐사하는 등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담겨 있었지만, 옥시는 이를 은폐·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 직후인 2011년 말 옥시연구소에 설치된 대응팀에 급파됐던 본사 소속 연구개발(R&D) 담당 직원들도 소환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당시 대응팀에서 활동한 본사 직원들이 사태 대응 과정에서 영국 본사의 지시 내용 등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구속된 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 모 씨, 선임연구원 최 모 씨 등은 31일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업무상 과실치사와 과실치상, 허위 표시 광고 혐의와 함께 사기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또다른 유해 가습기 살균제인 '세퓨'를 만든 업체 대표 오 모 씨도 같은 날 구속기소한다.

검찰은 신 전 대표에 이어 옥시의 대표를 지낸 존 리 전 대표(현 구글코리아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중 한 차례 더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존 리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 판매를 강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 23일 소환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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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옥시 영국 본사 수사 확대…본사 관계자 소환 추진
    • 입력 2016-05-30 17:34:14
    사회
가습기 살균제 집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판매와 피해 대응 과정에서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개입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30일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등과 관련해 본사 관계자 2∼3명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영국 본사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한창 팔리던 시기인 2004년 10월 제품 취급 정보를 담은 '제품안전정보자료(PSDS)'를 한국 옥시에 보냈다. 이 자료에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쓰여 문제가 된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에 대해 '독성 정보가 없다(No data)'고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본사가 유해성 실험 결과가 없다는 걸 2004년에 알고 있으면서도 가습기 살균제가 판매 중단될 때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자료다.

검찰은 PSDS 발급을 담당하면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유해성 실험 필요성을 알았을 것으로 의심되는 본사 연구소 관계자 소환 조사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불거진 이후 옥시의 증거인멸과 관련해서도 소환 조사를 위해 본사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옥시의 의뢰로 가습기 살균제 생식독성 실험을 실시한 서울대 조 모 교수가 2011년 11월 실험 결과를 발표하던 자리에 참석한 본사 관계자가 소환 조사 대상이다.

당시 실험 결과에는 임신한 쥐 15마리 중 13마리의 배 속에 있던 새끼 쥐들이 모두 폐사하는 등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담겨 있었지만, 옥시는 이를 은폐·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 직후인 2011년 말 옥시연구소에 설치된 대응팀에 급파됐던 본사 소속 연구개발(R&D) 담당 직원들도 소환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당시 대응팀에서 활동한 본사 직원들이 사태 대응 과정에서 영국 본사의 지시 내용 등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구속된 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 모 씨, 선임연구원 최 모 씨 등은 31일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업무상 과실치사와 과실치상, 허위 표시 광고 혐의와 함께 사기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또다른 유해 가습기 살균제인 '세퓨'를 만든 업체 대표 오 모 씨도 같은 날 구속기소한다.

검찰은 신 전 대표에 이어 옥시의 대표를 지낸 존 리 전 대표(현 구글코리아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중 한 차례 더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존 리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 판매를 강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 23일 소환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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