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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들이 뿔났다!…‘지방재정 개편’ 개혁인가 개악인가?
입력 2016.06.02 (11:07) 사회
점잖은 시장님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경기도 수원, 성남, 고양, 과천, 화성, 용인 등 6개 시장은 매일 번갈아가면서 상경해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장들은 왜 화가 났을까? 행정자치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재정 개편 때문이다.

5월 3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국무총리님! 행정자치부 장관님! 지방재정 개편 막아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신계용 과천시장.5월 3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국무총리님! 행정자치부 장관님! 지방재정 개편 막아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신계용 과천시장.


지방재정 어떻게 바꾸려고 하나?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려면 재정 자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50%를 조금 넘는다. 자체 재원으로는 지자체 예산의 50%만 충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국고보조금, 지방교부세, 조정교부금 등의 형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은 조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가 핵심이다. 두 제도 모두 자치단체 사이의 재정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제도다. 다만 지방교부세는 국가가 거둬서 전체 자치단체에 나눠주는 세금이고, 조정교부금은 광역단체가 거둬서 기초단체에 나눠주는 세금이다.

조정교부금은 인구수(50%) 징수실적(30%) 재정력 지수(20%)를 기준으로 배분한다. 행자부는 인구수 반영비율을 40%로 낮추고 재정력 지수를 30%로 높이려고 한다. 특히 반발이 심한 것은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폐지다. 또 현재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의 도세 전환도 논란이다.

왜 경기도에서만 난리가 났을까?

다른 곳은 조용한데, 왜 경기도 6개 시에서 유독 반발이 심할까? 전국의 기초단체 가운데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곳이 바로 수원 성남 고양 과천 화성 용인 등 경기도 6개 시이다. 대신 이들 시는 경기도 조례로 해당지역에서 걷힌 조정교부금의 90%를 우선 배분 받아왔다.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대상은 전국에서 이들 6개 시 뿐인 것이다.

5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열린 ‘지방재정 개악안 철회 촉구 경기도민 결의대회’5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열린 ‘지방재정 개악안 철회 촉구 경기도민 결의대회’
 

그런데 우선 배분을 폐지하면 이들 6개 지자체는 2015년 기준으로 378억원(과천)에서 1617억원(화성)까지 조정교부금이 줄어든다. 법인지방소득세의 50% 도세 전환도 이들 6개 시에는 손해다. 예산이 그만큼 삭감되는 셈이다. 당장 계획된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방재정 제도 왜 바꾸려고 하나?

행정자치부는 지방재정 격차를 줄이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과 가장 낮은 전남은 자립도 차이가 60%p가 넘을 정도로 재정 격차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조정교부금을 상대적으로 넉넉한 지자체에 우선 배정하는 것도 제도의 원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들은 하향 평준화라고 주장한다. 덜 가난한 지자체의 예산을 줄여서 더 가난한 지자체에게 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8:2로 되어 있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5:5까지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정부의 개편안은 윗돌 빼 아랫돌 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5월 19일 경기도청에서 만나 지방재정 개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5월 19일 경기도청에서 만나 지방재정 개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재명 성남시장 등 거슬리는 단체장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부는 장기적인 지방재정 개혁 계획에 따른 조치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다.

정부의 정책 취지가 옳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지방재원을 자기 돈처럼 이리 줬다 저리 줬다 하는 것 같으니까 해당 지자체의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제도의 근본 취지를 살리는 대책이 먼저 검토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태가 장기화되면 6개 시와 제도 개편으로 이익을 보는 경기도 25개 자치단체 사이에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 시장들이 뿔났다!…‘지방재정 개편’ 개혁인가 개악인가?
    • 입력 2016-06-02 11:07:15
    사회
점잖은 시장님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경기도 수원, 성남, 고양, 과천, 화성, 용인 등 6개 시장은 매일 번갈아가면서 상경해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장들은 왜 화가 났을까? 행정자치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재정 개편 때문이다.

5월 3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국무총리님! 행정자치부 장관님! 지방재정 개편 막아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신계용 과천시장.5월 3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국무총리님! 행정자치부 장관님! 지방재정 개편 막아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신계용 과천시장.


지방재정 어떻게 바꾸려고 하나?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려면 재정 자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50%를 조금 넘는다. 자체 재원으로는 지자체 예산의 50%만 충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국고보조금, 지방교부세, 조정교부금 등의 형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은 조정교부금과 지방교부세가 핵심이다. 두 제도 모두 자치단체 사이의 재정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제도다. 다만 지방교부세는 국가가 거둬서 전체 자치단체에 나눠주는 세금이고, 조정교부금은 광역단체가 거둬서 기초단체에 나눠주는 세금이다.

조정교부금은 인구수(50%) 징수실적(30%) 재정력 지수(20%)를 기준으로 배분한다. 행자부는 인구수 반영비율을 40%로 낮추고 재정력 지수를 30%로 높이려고 한다. 특히 반발이 심한 것은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폐지다. 또 현재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의 도세 전환도 논란이다.

왜 경기도에서만 난리가 났을까?

다른 곳은 조용한데, 왜 경기도 6개 시에서 유독 반발이 심할까? 전국의 기초단체 가운데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곳이 바로 수원 성남 고양 과천 화성 용인 등 경기도 6개 시이다. 대신 이들 시는 경기도 조례로 해당지역에서 걷힌 조정교부금의 90%를 우선 배분 받아왔다.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대상은 전국에서 이들 6개 시 뿐인 것이다.

5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열린 ‘지방재정 개악안 철회 촉구 경기도민 결의대회’5월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열린 ‘지방재정 개악안 철회 촉구 경기도민 결의대회’
 

그런데 우선 배분을 폐지하면 이들 6개 지자체는 2015년 기준으로 378억원(과천)에서 1617억원(화성)까지 조정교부금이 줄어든다. 법인지방소득세의 50% 도세 전환도 이들 6개 시에는 손해다. 예산이 그만큼 삭감되는 셈이다. 당장 계획된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방재정 제도 왜 바꾸려고 하나?

행정자치부는 지방재정 격차를 줄이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과 가장 낮은 전남은 자립도 차이가 60%p가 넘을 정도로 재정 격차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조정교부금을 상대적으로 넉넉한 지자체에 우선 배정하는 것도 제도의 원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들은 하향 평준화라고 주장한다. 덜 가난한 지자체의 예산을 줄여서 더 가난한 지자체에게 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8:2로 되어 있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5:5까지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정부의 개편안은 윗돌 빼 아랫돌 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5월 19일 경기도청에서 만나 지방재정 개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5월 19일 경기도청에서 만나 지방재정 개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재명 성남시장 등 거슬리는 단체장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부는 장기적인 지방재정 개혁 계획에 따른 조치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다.

정부의 정책 취지가 옳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지방재원을 자기 돈처럼 이리 줬다 저리 줬다 하는 것 같으니까 해당 지자체의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제도의 근본 취지를 살리는 대책이 먼저 검토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태가 장기화되면 6개 시와 제도 개편으로 이익을 보는 경기도 25개 자치단체 사이에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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