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부럼 없어라’…그 실상은!

입력 2016.06.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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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린이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6월 1일 ‘국제아동절’을 어린이날로 기념하면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 지상낙원’은 그들의 주장일 뿐 실상은 반대다. 북한 어린이들은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고 체제선전을 위한 각종 행사에 동원되고 있다.

북한의 어린이날 ...‘국제아동절’

해마다 '국제아동절’(6월 1일)이 되면 북한 전 지역의 유치원과 탁아소를 중심으로 체육행사와 민속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TV프로그램에서는 북한 어린이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북한은‘어린이들의 왕국’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2013년 집단체조 ‘아리랑 축전’ 2013년 집단체조 ‘아리랑 축전’


김정은 시대들어 교육과 보육 등 어린이들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국가가 책임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에 부럼 없어라’는 노래와 구호까지 만들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구호에 불과하다. 북한은 악화된 경제사정으로 무상배급과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의 체계가 이미 무너졌기 때문이다.

강제 노역에 내몰리는 어린이들

과연 실상은 어떨까? 북한에서는 소학교 3학년, 10살 정도가 되면 어린이들이 건설 현장이나 농장에 동원된다. 지난해(2015년) 여름 북-중 접경마을에서 촬영된 영상은 어린이들의 강제 노역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철길 보수공사에 동원돼 망치질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철길 보수공사에 동원돼 망치질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뙤약볕이 내리쬐는 철길 위에서 우리의 초등학교 3,4학년에 해당하는 열 살 남짓한 어린이들이 쭈그리고 앉아 쉴 새 없이 망치질을 하고 있다. 어린이까지 ‘철길 보수공사’에 동원한 것이다. 게다가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아 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보자기에 넣은 돌을 들쳐메고 나르는 어린이보자기에 넣은 돌을 들쳐메고 나르는 어린이


산 허리를 깎아 도로를 넓히는 또 다른 공사현장이다. 어린이가 비틀거리며 돌짐을 나르고 있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넘어져 다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교사출신이었던 한 탈북민은 어린이들이 “오전에는 학교로, 오후에는 노동 현장으로” 가는 것이 일상화 됐다고 말한다. 특히 모내기철이나 가을걷이철에는 한 달 동안 학교 수업도 중단하고 강제 노역에 동원한다고 중언한다.



체제선전 행사에도 어린이 동원

7차 노동당대회 행사를 위해 연습하는 여학생들7차 노동당대회 행사를 위해 연습하는 여학생들


북한 당국은 대규모 정치행사 등 체제선전 행사에 어린이들을 동원한다. 강제 동원도 동원이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일사불란한 동작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린이들은 하루 열 시간 이상 혹독한 연습에 내몰리고 있다.

우상화 교육, 통일 인재양성 걸림돌

수업을 하고 있는 유치원 어린이들수업을 하고 있는 유치원 어린이들


김일성 – 김정일 –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우상화 교육은 통일 한반도의 미래에 큰 장애가 될 것이 명백하다. 우상화 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잠재돼 있는 창의성을 키워주지 못해 결국 체제선전의 도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지식과 능력을 갖춘 인재양성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다.

“북한 어린이 4명 가운데 1명 영양실조”

북한 어린이들은 제대로 영양 섭취를 하지 못해 4명 가운데 1명이 영양실조라고 한다. 세계식량계획(WFP)가 지난해(2015년) 발표한 ‘북한국가보고서’를 보면 WFP의 식량지원을 받은 북한 탁아소 어린이의 25.4%가 영양실조로 발육이 부진한 상태라고 밝혔다.
2009년 32.4%, 2012년 27.9%에서 점차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이 지원 탁아소에 시찰나옴세계식량계획(WFP)이 지원 탁아소에 시찰나옴


WFP는 캐나다와 러시아, 스위스, 유엔 등 국제사회가 지원한 기금으로 북한 지역에 6개 식품가공공장을 건립해 영양 강화식품과 영양과자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식품은 탁아소와 고아원, 소학교, 아동병원의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제공되고 있다.
WFP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억 9천 600만 달러(약 2천300억 원)을 모금해 220만여 명의 취약 계층에 영양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까지 모금이 끝나지만 실적은 목표액의 절반 정도라고 한다.

북한 어린이도 통일세대의 주역

북한 어린이들이 강제 노역과 영양실조 등 열악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내몰린다면 통일 이후의 한반도 미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래 통일세대의 주역이 될 북한 어린이들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또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북한의 어린이든 남한의 어린이든 미래 한반도의 통일 주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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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부럼 없어라’…그 실상은!
    • 입력 2016-06-04 10:11:22
    취재K
북한은 '어린이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6월 1일 ‘국제아동절’을 어린이날로 기념하면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 지상낙원’은 그들의 주장일 뿐 실상은 반대다. 북한 어린이들은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고 체제선전을 위한 각종 행사에 동원되고 있다.

북한의 어린이날 ...‘국제아동절’

해마다 '국제아동절’(6월 1일)이 되면 북한 전 지역의 유치원과 탁아소를 중심으로 체육행사와 민속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TV프로그램에서는 북한 어린이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북한은‘어린이들의 왕국’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2013년 집단체조 ‘아리랑 축전’

김정은 시대들어 교육과 보육 등 어린이들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국가가 책임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에 부럼 없어라’는 노래와 구호까지 만들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구호에 불과하다. 북한은 악화된 경제사정으로 무상배급과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의 체계가 이미 무너졌기 때문이다.

강제 노역에 내몰리는 어린이들

과연 실상은 어떨까? 북한에서는 소학교 3학년, 10살 정도가 되면 어린이들이 건설 현장이나 농장에 동원된다. 지난해(2015년) 여름 북-중 접경마을에서 촬영된 영상은 어린이들의 강제 노역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철길 보수공사에 동원돼 망치질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뙤약볕이 내리쬐는 철길 위에서 우리의 초등학교 3,4학년에 해당하는 열 살 남짓한 어린이들이 쭈그리고 앉아 쉴 새 없이 망치질을 하고 있다. 어린이까지 ‘철길 보수공사’에 동원한 것이다. 게다가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아 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보자기에 넣은 돌을 들쳐메고 나르는 어린이

산 허리를 깎아 도로를 넓히는 또 다른 공사현장이다. 어린이가 비틀거리며 돌짐을 나르고 있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넘어져 다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교사출신이었던 한 탈북민은 어린이들이 “오전에는 학교로, 오후에는 노동 현장으로” 가는 것이 일상화 됐다고 말한다. 특히 모내기철이나 가을걷이철에는 한 달 동안 학교 수업도 중단하고 강제 노역에 동원한다고 중언한다.



체제선전 행사에도 어린이 동원

7차 노동당대회 행사를 위해 연습하는 여학생들

북한 당국은 대규모 정치행사 등 체제선전 행사에 어린이들을 동원한다. 강제 동원도 동원이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일사불란한 동작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린이들은 하루 열 시간 이상 혹독한 연습에 내몰리고 있다.

우상화 교육, 통일 인재양성 걸림돌

수업을 하고 있는 유치원 어린이들

김일성 – 김정일 –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우상화 교육은 통일 한반도의 미래에 큰 장애가 될 것이 명백하다. 우상화 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잠재돼 있는 창의성을 키워주지 못해 결국 체제선전의 도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지식과 능력을 갖춘 인재양성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다.

“북한 어린이 4명 가운데 1명 영양실조”

북한 어린이들은 제대로 영양 섭취를 하지 못해 4명 가운데 1명이 영양실조라고 한다. 세계식량계획(WFP)가 지난해(2015년) 발표한 ‘북한국가보고서’를 보면 WFP의 식량지원을 받은 북한 탁아소 어린이의 25.4%가 영양실조로 발육이 부진한 상태라고 밝혔다.
2009년 32.4%, 2012년 27.9%에서 점차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이 지원 탁아소에 시찰나옴

WFP는 캐나다와 러시아, 스위스, 유엔 등 국제사회가 지원한 기금으로 북한 지역에 6개 식품가공공장을 건립해 영양 강화식품과 영양과자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식품은 탁아소와 고아원, 소학교, 아동병원의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제공되고 있다.
WFP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억 9천 600만 달러(약 2천300억 원)을 모금해 220만여 명의 취약 계층에 영양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까지 모금이 끝나지만 실적은 목표액의 절반 정도라고 한다.

북한 어린이도 통일세대의 주역

북한 어린이들이 강제 노역과 영양실조 등 열악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내몰린다면 통일 이후의 한반도 미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래 통일세대의 주역이 될 북한 어린이들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또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북한의 어린이든 남한의 어린이든 미래 한반도의 통일 주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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