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리포트] 클린 디젤, 친환경차로 ‘둔갑’

입력 2016.06.07 (12:21) 수정 2016.06.07 (12: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요즘 경유차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관련법에는 '클린 디젤' 이란 이름으로 전기차 등과 함께 친환경 자동차에 포함돼 있죠.

어떻게 지정된 걸까요?

지난 2009년, 클린디젤차를 친환경차에 포함시키는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지식경제부가 국회에서 클린디젤의 배출가스가 하이브리드차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결론을 이끌었다는 게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실제 자료를 보면 경유차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휘발유 차보다 23배 이상 많았지만 이걸 꼼꼼히 검토한 사람은 없었죠.

왜 이렇게 서둘러 지정했을까?

친환경 차로 지정되면 환경개선부담금이 면제되고 혼잡통행료 50% 감면, 공영주차장 이용요금 할인 등 갖가지 혜택을 줍니다.

친환경 이미지가 더해지면 경유차 판매에도 도움이 되겠죠.

이 때문인지, 당시 정유업계와 자동차업계 등에서 법안 채택을 위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는 의혹도 나옵니다.

또, 당시 정부가 국정 과제로 저탄소 녹색경제를 내세웠다는 점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경유차는 질소산화물은 많이 나오는 대신 이산화탄소는 적게 나오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런 셈법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환경부 도로주행시험 결과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만족시키는 경유차는 시판 모델 20개 가운데 단 1개였고,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클린 디젤 정책이 중대한 시행착오였다고 시인하기까지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친환경 차 개발과 보급에는 정치-경제 논리가 아니라 공정하고 과학적인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 리포트] 클린 디젤, 친환경차로 ‘둔갑’
    • 입력 2016-06-07 12:26:44
    • 수정2016-06-07 12:44:22
    뉴스 12
<앵커 멘트>

요즘 경유차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관련법에는 '클린 디젤' 이란 이름으로 전기차 등과 함께 친환경 자동차에 포함돼 있죠.

어떻게 지정된 걸까요?

지난 2009년, 클린디젤차를 친환경차에 포함시키는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지식경제부가 국회에서 클린디젤의 배출가스가 하이브리드차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결론을 이끌었다는 게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실제 자료를 보면 경유차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휘발유 차보다 23배 이상 많았지만 이걸 꼼꼼히 검토한 사람은 없었죠.

왜 이렇게 서둘러 지정했을까?

친환경 차로 지정되면 환경개선부담금이 면제되고 혼잡통행료 50% 감면, 공영주차장 이용요금 할인 등 갖가지 혜택을 줍니다.

친환경 이미지가 더해지면 경유차 판매에도 도움이 되겠죠.

이 때문인지, 당시 정유업계와 자동차업계 등에서 법안 채택을 위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는 의혹도 나옵니다.

또, 당시 정부가 국정 과제로 저탄소 녹색경제를 내세웠다는 점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경유차는 질소산화물은 많이 나오는 대신 이산화탄소는 적게 나오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런 셈법에도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환경부 도로주행시험 결과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만족시키는 경유차는 시판 모델 20개 가운데 단 1개였고,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클린 디젤 정책이 중대한 시행착오였다고 시인하기까지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친환경 차 개발과 보급에는 정치-경제 논리가 아니라 공정하고 과학적인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