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도핑…샤라포바에 체육부 장관까지

입력 2016.06.0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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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약물 파동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29)와 옐레나 이신바예바(34)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러시아는 체육부장관마저 자국 선수의 도핑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샤라포바는 8일(이하 한국시간)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2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1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한 도핑 검사에서 멜도니움 양성 반응이 나온 샤라포바는 선처를 호소했지만 자격 정지 처분을 피하지 못했다.

자격 정지 기간은 2016년 1월26일부터 2018년 1월25일까지다.

샤라포바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리우행 좌절이다.

애초 러시아는 샤라포바를 올림픽 대표팀에 포함하려 했다. 하지만 이날 샤라포바 징계가 확정되자 샤밀 타르피슈체프 러시아 테니스협회 회장은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에카테리나 마카로바를 샤라포바 대신 올림픽에 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샤라포바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정하지 못한 가혹한 징계다. 나는 고의로 금지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불만을 드러낸 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샤라포바는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치료 목적으로 써온 멜도니움이 올해 1월부터 새로 금지 약물로 지정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샤라포바와 같은 멜도니움 양성 반응이 나왔던 세르게이 베토프(벨라루스)가 '멜도니움 검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은 사례가 있어 리우올림픽 출전을 강하게 희망했다. 하지만 이제 샤라포바에게 남은 카드는 법정 싸움뿐이다.

이신바예바도 '법적 조치'를 선언했다. 그는 더 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기록을 28번이나 경신한 여자 장대높이뛰기 이신바예바는 최근 "리우올림픽 출전을 위해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신바예바는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 하지만 러시아 육상 선수 전원이 국제대회 출전 불가 처분을 받은 상태다. 1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이사회에서 징계를 해제하지 않으면 이신바예바도 리우 땅을 밟을 수 없다.

이신바예바는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은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IAAF 이사회에서) 러시아에 불리한 결정이 나오면 개인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인권의 문제다. 소송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은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간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9일 러시아 도핑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ARD는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이 2014년 축구 선수의 도핑 양성 반응 결과를 은폐한 정황이 있다"고 폭로하고 "러시아체육회가 영구 추방 징계를 내린 빅터 체긴 전 경보 대표팀 감독이 여전히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러시아 육상 트레이너가 금지 약물을 거래하는 등 러시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IAAF의 지적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트코 장관은 "IAAF 이사회를 앞두고 러시아 육상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막으려는 의도다"라며 "대응할 가치도 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까지 나서 "무트코 장관이 도핑 추문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 독일 방송의 억지"라며 "러시아는 도핑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성과도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러시아 육상을 향한 눈길을 여전히 싸늘하다.

"러시아 정부가 개입한 조직적인 도핑으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가 최소 15명에 달한다"는 보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실시한 2012년 런던올림픽 샘플 재검사에서 러시아 선수 8명,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4명이 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 타 종목 도핑 사례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 것도 러시아 육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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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도핑…샤라포바에 체육부 장관까지
    • 입력 2016-06-09 15:02:03
    연합뉴스
러시아의 약물 파동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29)와 옐레나 이신바예바(34)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러시아는 체육부장관마저 자국 선수의 도핑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샤라포바는 8일(이하 한국시간)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2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1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한 도핑 검사에서 멜도니움 양성 반응이 나온 샤라포바는 선처를 호소했지만 자격 정지 처분을 피하지 못했다.

자격 정지 기간은 2016년 1월26일부터 2018년 1월25일까지다.

샤라포바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리우행 좌절이다.

애초 러시아는 샤라포바를 올림픽 대표팀에 포함하려 했다. 하지만 이날 샤라포바 징계가 확정되자 샤밀 타르피슈체프 러시아 테니스협회 회장은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에카테리나 마카로바를 샤라포바 대신 올림픽에 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샤라포바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정하지 못한 가혹한 징계다. 나는 고의로 금지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불만을 드러낸 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샤라포바는 3월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치료 목적으로 써온 멜도니움이 올해 1월부터 새로 금지 약물로 지정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샤라포바와 같은 멜도니움 양성 반응이 나왔던 세르게이 베토프(벨라루스)가 '멜도니움 검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은 사례가 있어 리우올림픽 출전을 강하게 희망했다. 하지만 이제 샤라포바에게 남은 카드는 법정 싸움뿐이다.

이신바예바도 '법적 조치'를 선언했다. 그는 더 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기록을 28번이나 경신한 여자 장대높이뛰기 이신바예바는 최근 "리우올림픽 출전을 위해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신바예바는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 하지만 러시아 육상 선수 전원이 국제대회 출전 불가 처분을 받은 상태다. 1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이사회에서 징계를 해제하지 않으면 이신바예바도 리우 땅을 밟을 수 없다.

이신바예바는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은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IAAF 이사회에서) 러시아에 불리한 결정이 나오면 개인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인권의 문제다. 소송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은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간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9일 러시아 도핑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ARD는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이 2014년 축구 선수의 도핑 양성 반응 결과를 은폐한 정황이 있다"고 폭로하고 "러시아체육회가 영구 추방 징계를 내린 빅터 체긴 전 경보 대표팀 감독이 여전히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러시아 육상 트레이너가 금지 약물을 거래하는 등 러시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IAAF의 지적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트코 장관은 "IAAF 이사회를 앞두고 러시아 육상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막으려는 의도다"라며 "대응할 가치도 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까지 나서 "무트코 장관이 도핑 추문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 독일 방송의 억지"라며 "러시아는 도핑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성과도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러시아 육상을 향한 눈길을 여전히 싸늘하다.

"러시아 정부가 개입한 조직적인 도핑으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가 최소 15명에 달한다"는 보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실시한 2012년 런던올림픽 샘플 재검사에서 러시아 선수 8명,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4명이 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 타 종목 도핑 사례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 것도 러시아 육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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