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전관예우’에 ‘현관’까지

입력 2016.06.21 (07:43) 수정 2016.06.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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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재벌과 산업체 비리의 전방위 수사로 가라앉는 듯하던 전관예우, 곧 정운호 로비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현직 검사들이 연루됐고 감사원까지 얽혀들었습니다.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전현직들이 모두 로비 대상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전현직 검사장 비리로 곤혹스럽던 검찰로선 현직 검사들이 개입된 의혹까지 숨김없이 밝혀야 할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검찰이 규명해야 할 현직 검사 관련 의혹은 크게 두 가집니다. 우선 정운호 씨와 관련된 수사정보를 동료 검사로부터 빼내서 전달했다는 부분입니다. 서둘러 검찰이 조사한 결과 사실무근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하나는 역시 정운호 씨 관련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무마해달라고 간부급 검사에게 억대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입니다. 해당 검사는 당시 감사원 실력자의 동문 후배였습니다. 검사가 다른 기관에 대한 로비 통로로까지 악용된 것입니다. 권력기관의 현직들에 대한 로비가 얼마나 집요한지 웅변하는 실례들입니다. 이 검사는 지금 입원 중이어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검찰에는 지금 세간의 이목이 쏠려있습니다. 최근 폭풍처럼 몰아붙인 기업체 비리 수사도 법조 로비 의혹들에 대한 시선 돌리기라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그런 마당에 검찰 내부의 비리에 대한 수사가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난다면 검찰로선 치명적입니다. 검찰의 본분인 수사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결과의 신뢰성도 의심받습니다. 사정기관의 권위는 무릇 공권력 자체보다는 드높은 도덕성에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전현직 비리라는 검찰이 당면한 이 도덕성의 시험을 통과할 길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더 이상 미봉하기 힘든 상황임을 인정하는 겁니다. 이미 큰 길에 들어섰으니 무엇이 나오든 끝까지 밟고 가서 밝혀내는 것입니다. 잔꾀를 부리면 잠시 모면할지언정 곧 언젠가 더 큰 위기를 불러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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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전관예우’에 ‘현관’까지
    • 입력 2016-06-21 08:12:32
    • 수정2016-06-28 11: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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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재벌과 산업체 비리의 전방위 수사로 가라앉는 듯하던 전관예우, 곧 정운호 로비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현직 검사들이 연루됐고 감사원까지 얽혀들었습니다.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전현직들이 모두 로비 대상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전현직 검사장 비리로 곤혹스럽던 검찰로선 현직 검사들이 개입된 의혹까지 숨김없이 밝혀야 할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검찰이 규명해야 할 현직 검사 관련 의혹은 크게 두 가집니다. 우선 정운호 씨와 관련된 수사정보를 동료 검사로부터 빼내서 전달했다는 부분입니다. 서둘러 검찰이 조사한 결과 사실무근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하나는 역시 정운호 씨 관련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무마해달라고 간부급 검사에게 억대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입니다. 해당 검사는 당시 감사원 실력자의 동문 후배였습니다. 검사가 다른 기관에 대한 로비 통로로까지 악용된 것입니다. 권력기관의 현직들에 대한 로비가 얼마나 집요한지 웅변하는 실례들입니다. 이 검사는 지금 입원 중이어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검찰에는 지금 세간의 이목이 쏠려있습니다. 최근 폭풍처럼 몰아붙인 기업체 비리 수사도 법조 로비 의혹들에 대한 시선 돌리기라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그런 마당에 검찰 내부의 비리에 대한 수사가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난다면 검찰로선 치명적입니다. 검찰의 본분인 수사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결과의 신뢰성도 의심받습니다. 사정기관의 권위는 무릇 공권력 자체보다는 드높은 도덕성에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전현직 비리라는 검찰이 당면한 이 도덕성의 시험을 통과할 길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더 이상 미봉하기 힘든 상황임을 인정하는 겁니다. 이미 큰 길에 들어섰으니 무엇이 나오든 끝까지 밟고 가서 밝혀내는 것입니다. 잔꾀를 부리면 잠시 모면할지언정 곧 언젠가 더 큰 위기를 불러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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