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평가 문제 유출 강사, 교사에 3억 건네

입력 2016.06.21 (08:16) 수정 2016.06.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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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친절한 뉴스 이어서 수능 모의 평가 문제 유출 관련 소식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난이도 조절 등을 위해 11월 수능 전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 평가를 실시하는데요.

지난 2일 첫번째 모의평가가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학원가에서 쪽집게 강사로 인기가 많은 이모 씨가 시험 전에 학생들에게 특정 국어 작품과 지문이 출제된다고 했고, 실제 같은 내용이 시험에 나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박모 씨로부터 모의평가 문제를 입수했고, 박씨는 모의 평가 검토위원으로 참여한 송모 교사로부터 구두로 문제 내용을 전해들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는 확인이 되질 않았었는데요.

경찰 수사 결과 학원 강사 이씨는 여러 해 동안 수 억원을 현직 교사에게 건네고 문제를 사들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석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학원 유명 강사 이 모 씨의 수능 국어교재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강의에 바쁜 이 씨는 교재 만들 시간조차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2014년 9월/음성변조) : "못 만들었어요. 왜냐면 그동안 바빠서... 강의하기도 바쁜데 책을 만들 수가 없죠."

하지만 인기를 유지하는 방법은 따로 있었습니다.

강사 이 씨는 6~7년 전부터 현직교사 박 모 씨를 통해 다른 교사들이 만든 문제를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문제당 3만 원에서 5만 원...

지금까지 이 씨가 박 씨에게 넘긴 돈이 3억 원이 넘습니다.

이 씨의 강의 교재에 수록할 문제에 대한 대가라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박 씨의 지시로 문제를 만든 교사 6명은 많게는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아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출제 경험이 있던 선생님들에게 문항당 돈으로 해서 문제를 사가지고 모의고사 형태로...."

교사 박 씨를 통해 강사 이 씨에게 수능 모의 평가 문제를 유출한 교사 한 명을 적발한 경찰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공했던 교사들의 출제 위원 경력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기자 멘트>

모의 평가 문제가 유출됐다면 실제 수능 시험 문제는 그럴 가능성이 없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일단 교육 당국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합니다.

수능 문제가 만들어지기까지 투입되는 인원은 지난해 경우 700명 선이었습니다.

실제로 문제를 내는 출제 위원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와 대학 교수들로 꾸려집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문제를 검토하는 검토 위원, 그리고 출제 ,검토위원들을 관리하는 보안 요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수능 한 달 전 부터 수능 당일까지 30여 일동안 합숙소에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채 감옥아닌 감옥 생활을 해야하는데요.

휴대전화와 이메일 사용 등이 철저히 금지되고 심지어 먹고남긴 음식물도 보안 요원들이 일일히 확인한 뒤 내보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출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사교육 관계자들 사이에선 수능 출제 검토위원으로 누가 들어갈지 대략 알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를 출제하고 검토할만한 교사 인력풀이 워낙 적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교육 당국이 수능과 EBS 교재를 연계시키기 때문에 EBS 교재 저자들은 출제 검토위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교육당국은 출제 검토위원들로부터 사전에 보안 서약서를 받습니다.

서약서에는 본인의 신원이나 문제가 유출될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고 돼 있지만 이걸 어겨도 처벌 수위가 과거 사례를 보면 징역 1년 정도로 낮습니다.

때문에 보안 서약을 어기고 자신이 출제위원이란 사실을 활용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교육계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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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의평가 문제 유출 강사, 교사에 3억 건네
    • 입력 2016-06-21 08:17:27
    • 수정2016-06-21 09: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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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뉴스 이어서 수능 모의 평가 문제 유출 관련 소식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난이도 조절 등을 위해 11월 수능 전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 평가를 실시하는데요.

지난 2일 첫번째 모의평가가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학원가에서 쪽집게 강사로 인기가 많은 이모 씨가 시험 전에 학생들에게 특정 국어 작품과 지문이 출제된다고 했고, 실제 같은 내용이 시험에 나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박모 씨로부터 모의평가 문제를 입수했고, 박씨는 모의 평가 검토위원으로 참여한 송모 교사로부터 구두로 문제 내용을 전해들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는 확인이 되질 않았었는데요.

경찰 수사 결과 학원 강사 이씨는 여러 해 동안 수 억원을 현직 교사에게 건네고 문제를 사들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석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학원 유명 강사 이 모 씨의 수능 국어교재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강의에 바쁜 이 씨는 교재 만들 시간조차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2014년 9월/음성변조) : "못 만들었어요. 왜냐면 그동안 바빠서... 강의하기도 바쁜데 책을 만들 수가 없죠."

하지만 인기를 유지하는 방법은 따로 있었습니다.

강사 이 씨는 6~7년 전부터 현직교사 박 모 씨를 통해 다른 교사들이 만든 문제를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문제당 3만 원에서 5만 원...

지금까지 이 씨가 박 씨에게 넘긴 돈이 3억 원이 넘습니다.

이 씨의 강의 교재에 수록할 문제에 대한 대가라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박 씨의 지시로 문제를 만든 교사 6명은 많게는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아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출제 경험이 있던 선생님들에게 문항당 돈으로 해서 문제를 사가지고 모의고사 형태로...."

교사 박 씨를 통해 강사 이 씨에게 수능 모의 평가 문제를 유출한 교사 한 명을 적발한 경찰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공했던 교사들의 출제 위원 경력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기자 멘트>

모의 평가 문제가 유출됐다면 실제 수능 시험 문제는 그럴 가능성이 없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일단 교육 당국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합니다.

수능 문제가 만들어지기까지 투입되는 인원은 지난해 경우 700명 선이었습니다.

실제로 문제를 내는 출제 위원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와 대학 교수들로 꾸려집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문제를 검토하는 검토 위원, 그리고 출제 ,검토위원들을 관리하는 보안 요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수능 한 달 전 부터 수능 당일까지 30여 일동안 합숙소에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채 감옥아닌 감옥 생활을 해야하는데요.

휴대전화와 이메일 사용 등이 철저히 금지되고 심지어 먹고남긴 음식물도 보안 요원들이 일일히 확인한 뒤 내보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출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사교육 관계자들 사이에선 수능 출제 검토위원으로 누가 들어갈지 대략 알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를 출제하고 검토할만한 교사 인력풀이 워낙 적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교육 당국이 수능과 EBS 교재를 연계시키기 때문에 EBS 교재 저자들은 출제 검토위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교육당국은 출제 검토위원들로부터 사전에 보안 서약서를 받습니다.

서약서에는 본인의 신원이나 문제가 유출될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고 돼 있지만 이걸 어겨도 처벌 수위가 과거 사례를 보면 징역 1년 정도로 낮습니다.

때문에 보안 서약을 어기고 자신이 출제위원이란 사실을 활용해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교육계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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