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살인사건 증거로 앵무새 목소리 채택 검토

입력 2016.06.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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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의 소리를 법정 증거로 채택할 지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는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능력이 탁월해 사건 현장을 목격한 증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은 미국 미시간 주 뉴웨이고 카운티의 로버트 스프링스테드 검사가 19살짜리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버드'의 "쏘지 마" 발언을 토대로 피의자를 기소할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5월에 발생했다. 앵무새 주인이던 마틴 듀람이 여러 발의 총을 맞아 사망했는데 당시 듀람 옆에는 부인인 글레나 듀람도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처음에는 글레나 또한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봤다. 그러나 그녀가 사건 발생 전에 친척에게 유서를 남긴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그녀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글레나는 당시 총격에 대해 아무런 기억이 없으며 병원에 실려 왔을 때 기억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듀람이 길렀던 앵무새가 결정적인 사건 힌트를 제공하고 나섰다. 목격자가 없는 이번 사건에서 앵무새가 듀람과 글레나의 대화를 재연하는 말을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이 앵무새는 남자 목소리로 비속어를 섞어 "쏘지 마"(Don't f---ing shoot)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듀람의 전처로 현재 이 앵무새를 키우고 있는 크리스티나 캘러는 "이 앵무새가 전 남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앵무새는 뇌에 각인돼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듀람의 부친인 찰스 듀람도 "나는 앵무새가 사건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해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앵무새의 소리를 법정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글레나의 변호를 맡은 마이클 월시 변호사는 앵무새의 말을 입증할 방법이 없어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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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서 살인사건 증거로 앵무새 목소리 채택 검토
    • 입력 2016-06-28 11:48:41
    국제
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의 소리를 법정 증거로 채택할 지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는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능력이 탁월해 사건 현장을 목격한 증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은 미국 미시간 주 뉴웨이고 카운티의 로버트 스프링스테드 검사가 19살짜리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버드'의 "쏘지 마" 발언을 토대로 피의자를 기소할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5월에 발생했다. 앵무새 주인이던 마틴 듀람이 여러 발의 총을 맞아 사망했는데 당시 듀람 옆에는 부인인 글레나 듀람도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처음에는 글레나 또한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봤다. 그러나 그녀가 사건 발생 전에 친척에게 유서를 남긴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그녀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글레나는 당시 총격에 대해 아무런 기억이 없으며 병원에 실려 왔을 때 기억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듀람이 길렀던 앵무새가 결정적인 사건 힌트를 제공하고 나섰다. 목격자가 없는 이번 사건에서 앵무새가 듀람과 글레나의 대화를 재연하는 말을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이 앵무새는 남자 목소리로 비속어를 섞어 "쏘지 마"(Don't f---ing shoot)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듀람의 전처로 현재 이 앵무새를 키우고 있는 크리스티나 캘러는 "이 앵무새가 전 남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앵무새는 뇌에 각인돼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듀람의 부친인 찰스 듀람도 "나는 앵무새가 사건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해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앵무새의 소리를 법정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글레나의 변호를 맡은 마이클 월시 변호사는 앵무새의 말을 입증할 방법이 없어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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