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772위 ‘윔블던의 기적’ 아쉬운 패배

입력 2016.06.30 (08:40) 수정 2016.06.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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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세계랭킹은 772위. 시간당 40파운드의 돈을 받는 테니스 시간 강사였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도전하게 된 윔블던에서 대이변을 일으키며 남자 단식 64강에 오르는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다음 상대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4)였다.

영국 윔블던에서 테니스판 신데렐라 스토리로 화제를 모은 마르커스 윌리스(772위,영국)의 아름다운 도전이 끝을 맺었다. 윌리스는 윔블던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3위 로저 페더러에게 세트 스코어 3대0(6-0 6-3 6-4)으로 패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졌지만 윌리스는 윔블던 센터 코트를 가득 메운 1만 5천여 영국 테니스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윌리스는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남자 단식 출전 경험이 없는 무명의 선수였다. 세계 랭킹은 772위에 불과했고, 코치 전향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의 여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해 보라고 권유했고, 2016 윔블던에 사전 예선(Pre Qualification)부터 뛰었다. 보통 세계랭킹이 뒤쳐진 선수들은 128강 단식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예선(Qualification)을 거치는데, 사전 예선은 이보다 더 랭킹이 낮은 선수들이 거쳐야만 하는 단계다.

윌리스는 사전 예선에서 3연승, 예선에서 또 내리 3경기 승리를 거두고 윔블던 단식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윌리스는 본선 1회전에서 세계랭킹 54위 베란키스(리투아니아)를 3대 0으로 물리치는 기적을 일으켰다. 그의 다음 상대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로저 페더러.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은 '윔블던의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 윌리스를 대서특필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윌리스는 비록 페더러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이기고 지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 왼손잡이 윌리스가 페더러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멋진 샷을 만들어낼 때마다 윔블던 센터코트는 들썩였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테니스 스타인 로저 페더러가 경기장에서 상대보다 응원을 덜 받는 보기 드문 장면도 나왔다.

윌리스는 경기 뒤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아주 특별한 수요일이었고, 센터코트에서 공을 튀기고 건너편의 로저 페더러를 지켜보는 일은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페더러 역시 "이 경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수많은 경기를 했지만 세계랭킹 770위 선수와의 이번 경기는 특별했다"고 말했다.

1시간에 40파운드를 번 테니스 시간강사 윌리스는 윔블던 2회전 진출로 1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자신의 선수 경력 전체에 걸쳐 받은 돈보다 더 많은 돈이었다. 세계랭킹 772위의 무명 선수가 일으킨 영화같은 신데렐라 스토리. 페더러는 "조코비치의 그랜드슬램과 나달의 부상 복귀, 앤디 머리의 활약보다 테니스에는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가 필요했다. 윌리스와의 경기는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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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랭킹 772위 ‘윔블던의 기적’ 아쉬운 패배
    • 입력 2016-06-30 08:40:04
    • 수정2016-06-30 09:00:37
    해외
그의 세계랭킹은 772위. 시간당 40파운드의 돈을 받는 테니스 시간 강사였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도전하게 된 윔블던에서 대이변을 일으키며 남자 단식 64강에 오르는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다음 상대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4)였다.

영국 윔블던에서 테니스판 신데렐라 스토리로 화제를 모은 마르커스 윌리스(772위,영국)의 아름다운 도전이 끝을 맺었다. 윌리스는 윔블던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3위 로저 페더러에게 세트 스코어 3대0(6-0 6-3 6-4)으로 패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졌지만 윌리스는 윔블던 센터 코트를 가득 메운 1만 5천여 영국 테니스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윌리스는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남자 단식 출전 경험이 없는 무명의 선수였다. 세계 랭킹은 772위에 불과했고, 코치 전향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의 여자 친구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해 보라고 권유했고, 2016 윔블던에 사전 예선(Pre Qualification)부터 뛰었다. 보통 세계랭킹이 뒤쳐진 선수들은 128강 단식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예선(Qualification)을 거치는데, 사전 예선은 이보다 더 랭킹이 낮은 선수들이 거쳐야만 하는 단계다.

윌리스는 사전 예선에서 3연승, 예선에서 또 내리 3경기 승리를 거두고 윔블던 단식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윌리스는 본선 1회전에서 세계랭킹 54위 베란키스(리투아니아)를 3대 0으로 물리치는 기적을 일으켰다. 그의 다음 상대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로저 페더러.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은 '윔블던의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 윌리스를 대서특필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윌리스는 비록 페더러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이기고 지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 왼손잡이 윌리스가 페더러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멋진 샷을 만들어낼 때마다 윔블던 센터코트는 들썩였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테니스 스타인 로저 페더러가 경기장에서 상대보다 응원을 덜 받는 보기 드문 장면도 나왔다.

윌리스는 경기 뒤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아주 특별한 수요일이었고, 센터코트에서 공을 튀기고 건너편의 로저 페더러를 지켜보는 일은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페더러 역시 "이 경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수많은 경기를 했지만 세계랭킹 770위 선수와의 이번 경기는 특별했다"고 말했다.

1시간에 40파운드를 번 테니스 시간강사 윌리스는 윔블던 2회전 진출로 1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자신의 선수 경력 전체에 걸쳐 받은 돈보다 더 많은 돈이었다. 세계랭킹 772위의 무명 선수가 일으킨 영화같은 신데렐라 스토리. 페더러는 "조코비치의 그랜드슬램과 나달의 부상 복귀, 앤디 머리의 활약보다 테니스에는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가 필요했다. 윌리스와의 경기는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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