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언론 “군부, 200억 쓰고도 안보리 진출 실패”

입력 2016.06.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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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에서 카자흐스탄에 패한 태국 군부가 지난 2년간 로비 명목으로 수백억 원을 허비했다고 30일 태국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탁신 전 총리 계열 정당인 푸어타이당 소속으로 지난 2014년 군부 쿠데타 직전까지 외무장관을 지낸 수라퐁 토위착차이쿤은 자신이 장관으로 있을 당시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활동비 예산안을 마련했다면서 "군부가 쿠데타 직후 안보리 진출 추진을 포기했더라면 6억 바트(약 200억 원)를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표 결과는 쿠데타 이후 군부 지도자들이 집권한 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호감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쿠데타 직후 사업을 중단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태국은 그동안 수린 핏수완 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사무총장을 비롯해 퇴직한 외교관리들을 대거 동원해 안보리 진출을 위한 지지세력 확보전을 펴왔다. 그러나 지난 28일 치러진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에서 193개 회원국 가운데 55개국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치면서, 138표를 얻은 카자흐스탄에 아시아에 할당된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이와 관련, 방콕포스트는 태국 외무부 소식통이 200억 원에 달하는 로비 예산 대부분이 지지세력 확보전에 나선 인사들을 위한 일등석 항공권 구매, 유엔 고위 관리들의 공짜 방콕 투어, 뉴욕 특급호텔이 운영하는 초호화 선상 리셉션 비용 등에 쓰였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렸다고 전했다.

수백억 원의 자금을 뿌리고도 안보리 진출에 실패한 태국 군부 지도부는 애써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군부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프라윗 왕수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예상했던 일이다. 걱정하지 않는다. 다음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섹 완나메티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추진 과정에서 태국은 유엔 회원국 내에서 인지도를 높였으며, 동맹국들과의 관계도 강화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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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언론 “군부, 200억 쓰고도 안보리 진출 실패”
    • 입력 2016-06-30 11:20:07
    국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에서 카자흐스탄에 패한 태국 군부가 지난 2년간 로비 명목으로 수백억 원을 허비했다고 30일 태국 방콕포스트가 보도했다.

탁신 전 총리 계열 정당인 푸어타이당 소속으로 지난 2014년 군부 쿠데타 직전까지 외무장관을 지낸 수라퐁 토위착차이쿤은 자신이 장관으로 있을 당시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활동비 예산안을 마련했다면서 "군부가 쿠데타 직후 안보리 진출 추진을 포기했더라면 6억 바트(약 200억 원)를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표 결과는 쿠데타 이후 군부 지도자들이 집권한 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호감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쿠데타 직후 사업을 중단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태국은 그동안 수린 핏수완 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사무총장을 비롯해 퇴직한 외교관리들을 대거 동원해 안보리 진출을 위한 지지세력 확보전을 펴왔다. 그러나 지난 28일 치러진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에서 193개 회원국 가운데 55개국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치면서, 138표를 얻은 카자흐스탄에 아시아에 할당된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이와 관련, 방콕포스트는 태국 외무부 소식통이 200억 원에 달하는 로비 예산 대부분이 지지세력 확보전에 나선 인사들을 위한 일등석 항공권 구매, 유엔 고위 관리들의 공짜 방콕 투어, 뉴욕 특급호텔이 운영하는 초호화 선상 리셉션 비용 등에 쓰였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렸다고 전했다.

수백억 원의 자금을 뿌리고도 안보리 진출에 실패한 태국 군부 지도부는 애써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군부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프라윗 왕수완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예상했던 일이다. 걱정하지 않는다. 다음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섹 완나메티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추진 과정에서 태국은 유엔 회원국 내에서 인지도를 높였으며, 동맹국들과의 관계도 강화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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