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선택한 영국의 ‘피쉬 앤 칩스’는 이민자가 개발

입력 2016.06.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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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살생선인 대구를 튀김옷에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고 그 옆에 감자 칩을 곁들인 영국의 대표적인 요리, 누구나 한 번씩 들어봤을 이름 '피쉬 앤 칩스'다.

이탈리아는 파스타와 피자라는 비교적 대중적인 음식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프랑스는 푸아그라(거위간)나 트러플(송로버섯)이라는 고가의 음식재료를 사용한 고급요리로 역시 전 세계 상류층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19세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던 영국이지만 전 세계인에게 영국 하면 떠오르는 음식을 물어보면 사실상 '피쉬 앤 칩스' 가 전부라고 할 정도다.

피쉬 앤 칩스는 19세기 중엽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38년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 에 '생선튀김 창고(fried fish warehouse)'라는 구절이 등장한 것으로 미뤄 그때쯤 런던을 중심으로 흰살생선을 튀겨서 먹는 것이 일반화되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이다.

런던에 처음으로 '피쉬 앤 칩스'라는 메뉴를 파는 식당이 등장한 것도 이때쯤으로 알려졌는데 특이한 것은 식당주인이 앵글로 색슨계 영국인이 아니라 유대인이었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 '피쉬 앤 칩스'는 영국인이 아닌 이민자에 의해서 개발됐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영국인들이 선택한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의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28, 29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였다.

EU 정상들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고 회원국 국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EU를 단일시장으로 접근하는 권한을 주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지금처럼 영국상품을 관세 없이 EU 국가에서 팔고 싶으면 EU 가입국 국민들이 별도의 비자나 절차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라는 요구다.

 EU 정상회의 구성원들이 6월 28, 29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브렉시트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EU 정상회의 구성원들이 6월 28, 29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브렉시트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탈퇴 이유가 자유로운 통행을 통해 이민자들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는 거였으니 사실상 이 같은 EU의 요구는 브렉시트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EU 탈퇴를 선택한 영국민들은 당연히 브렉시트를 통해 자국 내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브렉시트가 실제 이뤄질 경우 자국민이나 자국상품들이 자유롭게 유럽 본토로 들어가는 것도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는, 그래서 발생하는 문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피쉬 앤 칩스'로 돌아가 보자. 19세기 런던시민들이 유대인이 주인이라는 이유로 그 식당을 배척하고 이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영국 유일 대표 음식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물며 21세기다. EU가 있건 없건 단일국가건 연합국가건 사람과 물자, 문화의 자유로운 이동은 거부할 수 없는 필연이다. 거부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들고, 또 그것을 다시 세계에 내놓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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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립 선택한 영국의 ‘피쉬 앤 칩스’는 이민자가 개발
    • 입력 2016-06-30 13:23:07
    취재K
흰살생선인 대구를 튀김옷에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고 그 옆에 감자 칩을 곁들인 영국의 대표적인 요리, 누구나 한 번씩 들어봤을 이름 '피쉬 앤 칩스'다.

이탈리아는 파스타와 피자라는 비교적 대중적인 음식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프랑스는 푸아그라(거위간)나 트러플(송로버섯)이라는 고가의 음식재료를 사용한 고급요리로 역시 전 세계 상류층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19세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던 영국이지만 전 세계인에게 영국 하면 떠오르는 음식을 물어보면 사실상 '피쉬 앤 칩스' 가 전부라고 할 정도다.

피쉬 앤 칩스는 19세기 중엽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38년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 에 '생선튀김 창고(fried fish warehouse)'라는 구절이 등장한 것으로 미뤄 그때쯤 런던을 중심으로 흰살생선을 튀겨서 먹는 것이 일반화되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이다.

런던에 처음으로 '피쉬 앤 칩스'라는 메뉴를 파는 식당이 등장한 것도 이때쯤으로 알려졌는데 특이한 것은 식당주인이 앵글로 색슨계 영국인이 아니라 유대인이었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 '피쉬 앤 칩스'는 영국인이 아닌 이민자에 의해서 개발됐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영국인들이 선택한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의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28, 29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였다.

EU 정상들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고 회원국 국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EU를 단일시장으로 접근하는 권한을 주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지금처럼 영국상품을 관세 없이 EU 국가에서 팔고 싶으면 EU 가입국 국민들이 별도의 비자나 절차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라는 요구다.

 EU 정상회의 구성원들이 6월 28, 29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브렉시트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탈퇴 이유가 자유로운 통행을 통해 이민자들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는 거였으니 사실상 이 같은 EU의 요구는 브렉시트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EU 탈퇴를 선택한 영국민들은 당연히 브렉시트를 통해 자국 내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브렉시트가 실제 이뤄질 경우 자국민이나 자국상품들이 자유롭게 유럽 본토로 들어가는 것도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는, 그래서 발생하는 문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피쉬 앤 칩스'로 돌아가 보자. 19세기 런던시민들이 유대인이 주인이라는 이유로 그 식당을 배척하고 이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영국 유일 대표 음식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물며 21세기다. EU가 있건 없건 단일국가건 연합국가건 사람과 물자, 문화의 자유로운 이동은 거부할 수 없는 필연이다. 거부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들고, 또 그것을 다시 세계에 내놓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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