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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누구의 아이일까요?
입력 2016.06.30 (16:14) 취재K
중국은 현재 정자와 난자 매매는 물론 대리임신도 법으로 금하고 있다. 지난해 말 통과된 '인구계획생육법 수정안'에서 '대리임신 금지' 조항이 삭제됐지만 그렇다고 합법은 아니다. 선의의 피해자를 줄여 보자는 게 법 개정의 취지일 뿐 일반적인 의미에서 대리 임신은 여전히 불법이다.

최근 중국에서 시부모와 며느리 간 양육권 소송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대리 임신을 통해 얻은 아이가 과연 누구의 아이냐가 쟁점이다.

결혼한 뒤 장기간 임신을 하지 못한 한 부부가 아이를 가지려고 궁리 끝에 대리 임신 통해 아이를 갖게 되었다. 그것도 남녀 쌍둥이 둘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그 순간뿐이었다. 아이들이 3살 무렵 아빠는 갑작스럽게 병을 얻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 때문에 시부모와 며느리 사이에 아이를 놓고 소송전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상하이시 중급 인민법원은 판결을 통해 시부모의 양육권 청구를 기각하고 며느리의 손을 들어줬다. 시부모들이 소송전까지 불사한 이유는 집안의 대를 잇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다.

소송 내용을 보면 이렇다. 시부모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자 희망인 '가오준'(高俊)은 지난 2007년 4월, 두 번의 결혼 실패 후 세 번째 결혼하게 된다. 이때 맞이한 부인 역시 첫 번째 결혼을 실패한 '리린'(李琳)이다.

리린은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되자 남편에게 자신은 아무래도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써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대리임신이다. 이들 부부는 인터넷에서 대리 임신 업체를 통해 사들인 다른 여성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를 제공해 체외 수정 방식을 통해 다른 여성의 배를 빌려 아이를 출산하게 된다. 하지만 그 뒤 2014년 남편 가오준(高俊)은 안타깝게 병으로 숨지고 말았다.



아들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시부모들은 아들의 피를 물려받은 손주의 양육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손주에게 아들은 피를 나눈 혈연관계에 있는 생부이지만 며느리 리린은 아이들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남남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신들이 손주를 직접 키우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이들 늙은 시부모는 양육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에 사는 딸이 함께 양육을 돕겠다는 서약서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며느리 리린(李琳)은 말도 안 된다며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했다. 그녀는 “아이들은 내가 계속 양육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남편 가오준(高俊)의 자녀로 인정해야 합니다. 설령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태어나서 나와 함께 살았으니 입양관계에 있는 것이죠.” 아이들은 자신이 맡아 키우겠다는 리린의 의지 또한 강했다.



이에 대해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친자 확인 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가오준(高俊) 부모와 아이들은 조손 관계가 성립되지만 리린(李琳)과 아이들은 모자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리린과 아이들은 법적인 입양관계에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리 임신도 합법적이지 않아 아이들의 양육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시부모의 손을 들어주었다.

1심에 패소한 리린은 즉각 항소를 제기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아이들은 남편 가오준이 결혼 후 다른 여성과 대리 임신으로 출산한 자녀로 혼인을 통해 태어난 자녀가 아니지만, 아이들이 태어난 뒤 계속 부부와 함께 3년을 생활했고 남편이 사망한 뒤에도 리린이 아이들과 함께 2년을 더 살았기 때문에 리린과 아이들은 이미 양육관계에 있는 계친(繼親)관계라고 판시했다.

또한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도 리린이 양육권을 갖는 게 자녀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며 1심의 판단과 달리 시부모의 양육권 요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실 중국에서 비밀리에 정자나 난자를 거래하거나 불법적인 대리임신이 공공연히 벌어지면서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중앙 CCTV는 중국 내 불법 난자 매매와 대리출산 실태를 고발해 충격을 주었다.

보도에 따르면 대리출산 중개업자들은 직장 초년생, 대학생은 물론 심지어 고등학생들에게까지 난자 매매를 알선했다. 한 18세 여고생은 난자를 팔려는 이유에 대해 “카드값을 갚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알선에 응한 여성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호기심 때문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처럼 대리 임신이 암암리에 성업하면서 그 뿌리를 놓고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대리모가 출산 후 아이 제공을 거부하면서 불임부부와의 법적 다툼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인구 대국 중국에서 집안의 대를 잇겠다는 집념이 의술의 발달에 따라 대리 임신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이를 원하는 불임부부에게 대리임신이 하나의 희망일 수 있지만 성장한 뒤 아이가 나는 누구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 이 아이는 누구의 아이일까요?
    • 입력 2016-06-30 16:14:52
    취재K
중국은 현재 정자와 난자 매매는 물론 대리임신도 법으로 금하고 있다. 지난해 말 통과된 '인구계획생육법 수정안'에서 '대리임신 금지' 조항이 삭제됐지만 그렇다고 합법은 아니다. 선의의 피해자를 줄여 보자는 게 법 개정의 취지일 뿐 일반적인 의미에서 대리 임신은 여전히 불법이다.

최근 중국에서 시부모와 며느리 간 양육권 소송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대리 임신을 통해 얻은 아이가 과연 누구의 아이냐가 쟁점이다.

결혼한 뒤 장기간 임신을 하지 못한 한 부부가 아이를 가지려고 궁리 끝에 대리 임신 통해 아이를 갖게 되었다. 그것도 남녀 쌍둥이 둘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그 순간뿐이었다. 아이들이 3살 무렵 아빠는 갑작스럽게 병을 얻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 때문에 시부모와 며느리 사이에 아이를 놓고 소송전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상하이시 중급 인민법원은 판결을 통해 시부모의 양육권 청구를 기각하고 며느리의 손을 들어줬다. 시부모들이 소송전까지 불사한 이유는 집안의 대를 잇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다.

소송 내용을 보면 이렇다. 시부모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자 희망인 '가오준'(高俊)은 지난 2007년 4월, 두 번의 결혼 실패 후 세 번째 결혼하게 된다. 이때 맞이한 부인 역시 첫 번째 결혼을 실패한 '리린'(李琳)이다.

리린은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되자 남편에게 자신은 아무래도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써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대리임신이다. 이들 부부는 인터넷에서 대리 임신 업체를 통해 사들인 다른 여성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를 제공해 체외 수정 방식을 통해 다른 여성의 배를 빌려 아이를 출산하게 된다. 하지만 그 뒤 2014년 남편 가오준(高俊)은 안타깝게 병으로 숨지고 말았다.



아들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시부모들은 아들의 피를 물려받은 손주의 양육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손주에게 아들은 피를 나눈 혈연관계에 있는 생부이지만 며느리 리린은 아이들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남남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신들이 손주를 직접 키우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이들 늙은 시부모는 양육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에 사는 딸이 함께 양육을 돕겠다는 서약서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며느리 리린(李琳)은 말도 안 된다며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했다. 그녀는 “아이들은 내가 계속 양육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남편 가오준(高俊)의 자녀로 인정해야 합니다. 설령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태어나서 나와 함께 살았으니 입양관계에 있는 것이죠.” 아이들은 자신이 맡아 키우겠다는 리린의 의지 또한 강했다.



이에 대해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친자 확인 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가오준(高俊) 부모와 아이들은 조손 관계가 성립되지만 리린(李琳)과 아이들은 모자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리린과 아이들은 법적인 입양관계에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리 임신도 합법적이지 않아 아이들의 양육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시부모의 손을 들어주었다.

1심에 패소한 리린은 즉각 항소를 제기했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아이들은 남편 가오준이 결혼 후 다른 여성과 대리 임신으로 출산한 자녀로 혼인을 통해 태어난 자녀가 아니지만, 아이들이 태어난 뒤 계속 부부와 함께 3년을 생활했고 남편이 사망한 뒤에도 리린이 아이들과 함께 2년을 더 살았기 때문에 리린과 아이들은 이미 양육관계에 있는 계친(繼親)관계라고 판시했다.

또한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도 리린이 양육권을 갖는 게 자녀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며 1심의 판단과 달리 시부모의 양육권 요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실 중국에서 비밀리에 정자나 난자를 거래하거나 불법적인 대리임신이 공공연히 벌어지면서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중앙 CCTV는 중국 내 불법 난자 매매와 대리출산 실태를 고발해 충격을 주었다.

보도에 따르면 대리출산 중개업자들은 직장 초년생, 대학생은 물론 심지어 고등학생들에게까지 난자 매매를 알선했다. 한 18세 여고생은 난자를 팔려는 이유에 대해 “카드값을 갚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알선에 응한 여성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호기심 때문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처럼 대리 임신이 암암리에 성업하면서 그 뿌리를 놓고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대리모가 출산 후 아이 제공을 거부하면서 불임부부와의 법적 다툼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인구 대국 중국에서 집안의 대를 잇겠다는 집념이 의술의 발달에 따라 대리 임신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이를 원하는 불임부부에게 대리임신이 하나의 희망일 수 있지만 성장한 뒤 아이가 나는 누구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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