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 “대중에겐 미안하지만 악역 마다 안할 것”

입력 2016.07.01 (07:01) 수정 2016.07.0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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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이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이 드라마 '시그널'의 '이재한 형사'를 떠올릴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정의로운 형사 '이재한'.

이 역할로 조진웅은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지만, 1일 연합뉴스와 만난 그는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기더라도 착하고 멋진 캐릭터만으로 자신의 연기를 한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그널을 찍을 때 식당에 갔는데 주인아저씨께서 '앞으로 악역은 하지 마'라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악역도 매력적일 수 있어요. 앞으로 극에 필요한 악역이 있다면 (마다치 않고) 할 생각이에요."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사냥'은 시그널 전에 찍은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조진웅은 금맥을 발견한 후 극단으로 치닫는 정체불명의 엽사 '동근'과 그가 금맥을 찾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쌍둥이 형제 '명근' 역을 맡았다.

'동근'과 '명근'은 금을 찾는 그들에게 방해되는 마을 사냥꾼 '기성'과 조금은 모자라지만 순수한 소녀 '양순'을 죽이려고 하는 악역이다.

조진웅은 "'동근'은 원래 (전형적인) 악한 인물이라기보다는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었다"며 "그러나 산에 올라가 금을 발견하고 맹목적으로 쫓으면서 점점 변모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조진웅은 술과 사람을 좋아한다.

그의 이런 성격은 산속 촬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촬영이 풀리지 않을 때는 '이만 접고 한잔합시다'라고 제안했어요.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 현장에서 다툼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럴 땐 한잔 마시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푸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죠."

촬영 현장에서 동고동락한 동료들과의 에피소드도 넘쳐났다.

경기도 파주의 촬영장 인근 한 백숙집에 매일같이 들러 늦게까지 회식하는 바람에 나중에는 주인이 조진웅 일행에게 열쇠를 맡기고 먼저 퇴근한 사연부터 식당에서 계속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지겨울까 봐 메뉴에 없는 요리를 만들어준 이야기, '맹 실장' 역의 소속사 후배 배우 권율에게 몰래카메라를 한 일까지….

그가 털어놓는 에피소드 속에는 동료에 대한 다소 짓궂으면서도 투박한, 하지만 진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조진웅은 요즘 미국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안투라지'를 한창 촬영 중이다.

안투라지는 스타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실상을 가감 없이 드러낸 블랙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다.

여기서 조진웅은 연예기획사 대표 역을 맡았다.

그는 연예기획사 대표를 연기하면서 자신의 경험이 오버랩됐다고 털어놓았다.

"배우가 자신이 본 오디션 결과에 대해 물어보자 기획사 대표가 차마 떨어졌다는 말을 못하고 '그 작품은 별로니까 하지 말자'고 둘러대는 내용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바로 우리 대표가 저한테 했던 이야기예요."

심지어 웬만한 대한민국 감독이라면 한 번씩은 자신을 거절한 경험이 있을 정도라는 것.

그렇게 많은 시련을 겪은 그가 단역에서 조연, 조연에서 주연으로 차근차근 올라가 대중이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많아진 인기에) 책임감을 더 크게 느껴요. 누군가가 나를 보고 배우를 꿈꿀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연기를 지망하는 한 학생에게 '당신처럼 되고 싶다'는 팬레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조금은 무거움을 느꼈죠. 지금은 그런 무거움을 넘어 조금 더 당당히 (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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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조진웅, “대중에겐 미안하지만 악역 마다 안할 것”
    • 입력 2016-07-01 07:01:32
    • 수정2016-07-01 07:03:09
    연합뉴스
배우 '조진웅'이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이 드라마 '시그널'의 '이재한 형사'를 떠올릴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정의로운 형사 '이재한'.

이 역할로 조진웅은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지만, 1일 연합뉴스와 만난 그는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기더라도 착하고 멋진 캐릭터만으로 자신의 연기를 한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그널을 찍을 때 식당에 갔는데 주인아저씨께서 '앞으로 악역은 하지 마'라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악역도 매력적일 수 있어요. 앞으로 극에 필요한 악역이 있다면 (마다치 않고) 할 생각이에요."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사냥'은 시그널 전에 찍은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조진웅은 금맥을 발견한 후 극단으로 치닫는 정체불명의 엽사 '동근'과 그가 금맥을 찾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쌍둥이 형제 '명근' 역을 맡았다.

'동근'과 '명근'은 금을 찾는 그들에게 방해되는 마을 사냥꾼 '기성'과 조금은 모자라지만 순수한 소녀 '양순'을 죽이려고 하는 악역이다.

조진웅은 "'동근'은 원래 (전형적인) 악한 인물이라기보다는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었다"며 "그러나 산에 올라가 금을 발견하고 맹목적으로 쫓으면서 점점 변모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조진웅은 술과 사람을 좋아한다.

그의 이런 성격은 산속 촬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촬영이 풀리지 않을 때는 '이만 접고 한잔합시다'라고 제안했어요.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 현장에서 다툼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럴 땐 한잔 마시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푸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죠."

촬영 현장에서 동고동락한 동료들과의 에피소드도 넘쳐났다.

경기도 파주의 촬영장 인근 한 백숙집에 매일같이 들러 늦게까지 회식하는 바람에 나중에는 주인이 조진웅 일행에게 열쇠를 맡기고 먼저 퇴근한 사연부터 식당에서 계속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지겨울까 봐 메뉴에 없는 요리를 만들어준 이야기, '맹 실장' 역의 소속사 후배 배우 권율에게 몰래카메라를 한 일까지….

그가 털어놓는 에피소드 속에는 동료에 대한 다소 짓궂으면서도 투박한, 하지만 진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조진웅은 요즘 미국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안투라지'를 한창 촬영 중이다.

안투라지는 스타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실상을 가감 없이 드러낸 블랙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다.

여기서 조진웅은 연예기획사 대표 역을 맡았다.

그는 연예기획사 대표를 연기하면서 자신의 경험이 오버랩됐다고 털어놓았다.

"배우가 자신이 본 오디션 결과에 대해 물어보자 기획사 대표가 차마 떨어졌다는 말을 못하고 '그 작품은 별로니까 하지 말자'고 둘러대는 내용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바로 우리 대표가 저한테 했던 이야기예요."

심지어 웬만한 대한민국 감독이라면 한 번씩은 자신을 거절한 경험이 있을 정도라는 것.

그렇게 많은 시련을 겪은 그가 단역에서 조연, 조연에서 주연으로 차근차근 올라가 대중이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많아진 인기에) 책임감을 더 크게 느껴요. 누군가가 나를 보고 배우를 꿈꿀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연기를 지망하는 한 학생에게 '당신처럼 되고 싶다'는 팬레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조금은 무거움을 느꼈죠. 지금은 그런 무거움을 넘어 조금 더 당당히 (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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