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성추문 은폐로 불신만 자초

입력 2016.07.01 (07:44) 수정 2016.07.0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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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송 해설위원]

부산에서 학교 전담 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던 경찰관 두 명이 담당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이들의 행각을 규명하고 벌주기보다 사실을 덮기에 급급했던 경찰 조직의 행태입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주 SNS의 폭로글을 보고 알았다고 했지만 실상은 5월 초에 청소년 보호기관으로부터 경찰관의 비행을 전해 들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의 경찰관이 재직했던 경찰서 서장은 파렴치한 행위를 알고 있었지만 사직서로 마무리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청 감찰과도 이번 사건을 6월 초에 알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청장은 뒤늦게 해당 경찰관에 대한 의원면직을 취소하고 퇴직금을 환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제야 성관계에서 강압이나 대가가 있었는지 조사 하고 상급자 보고와 은폐 의혹에 대해 감찰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꼬리 자르기 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 상급자가 정말 알지 못했는지, 어떻게 은폐가 이뤄졌는지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학교 전담경찰관 제도와 관련해서도 전문성이 부족하고 상담 장소 등에 대한 매뉴얼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 근본적인 개선안이 마련돼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13살 이상이고 당사자 동의에 의한 성관계라면 상대방을 처벌할 수 없게 돼있는 현행법의 연령 규정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숙한 청소년에게 못된 짓을 한 어른이, 법 조항을 방패 삼지 못하게끔 해야 할 일입니다.

자칫 묻혀버렸을지도 모를 이번 사건은 전직 경찰 간부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생활 속 안전을 지키는 경찰에게 신뢰가 가장 큰 덕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성원의 비리를 숨기려고 할수록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 또한 커진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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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성추문 은폐로 불신만 자초
    • 입력 2016-07-01 08:15:59
    • 수정2016-07-01 08: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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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송 해설위원]

부산에서 학교 전담 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던 경찰관 두 명이 담당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이들의 행각을 규명하고 벌주기보다 사실을 덮기에 급급했던 경찰 조직의 행태입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주 SNS의 폭로글을 보고 알았다고 했지만 실상은 5월 초에 청소년 보호기관으로부터 경찰관의 비행을 전해 들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의 경찰관이 재직했던 경찰서 서장은 파렴치한 행위를 알고 있었지만 사직서로 마무리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청 감찰과도 이번 사건을 6월 초에 알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청장은 뒤늦게 해당 경찰관에 대한 의원면직을 취소하고 퇴직금을 환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제야 성관계에서 강압이나 대가가 있었는지 조사 하고 상급자 보고와 은폐 의혹에 대해 감찰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꼬리 자르기 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 상급자가 정말 알지 못했는지, 어떻게 은폐가 이뤄졌는지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학교 전담경찰관 제도와 관련해서도 전문성이 부족하고 상담 장소 등에 대한 매뉴얼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 근본적인 개선안이 마련돼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13살 이상이고 당사자 동의에 의한 성관계라면 상대방을 처벌할 수 없게 돼있는 현행법의 연령 규정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숙한 청소년에게 못된 짓을 한 어른이, 법 조항을 방패 삼지 못하게끔 해야 할 일입니다.

자칫 묻혀버렸을지도 모를 이번 사건은 전직 경찰 간부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생활 속 안전을 지키는 경찰에게 신뢰가 가장 큰 덕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성원의 비리를 숨기려고 할수록 국민들의 실망과 불신 또한 커진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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