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에 빠진 학교 신축

입력 2002.06.16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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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로 학교를 짓는 자리가 적절치 않아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학교 신축문제, 왜 시끄러운지 기동취재부 이승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외곽에 있는 야산 기슭에 포클레인 한 대가 덩그렇게 놓여 있습니다.
최근 공사가 중단된 초등학교 신축현장입니다.
산 위쪽에 교사 두 개동이 아래쪽에는 운동장이 들어설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주민: 아이들이기 때문에 공기도 좋아야 되는데 그 위치 자체가 거의 쓰레받이 주저앉은 듯한 그런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를 하는 거죠.
⊙기자: 특히 학교 정문 쪽은 급경사에 차량통행도 많아 통학로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입니다.
관할 교육청은 인근 초등학교들이 이미 과밀상태여서 지역의 학교 신축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헌암(서울 서부교육청 시설과장):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의 효율적인 배치하고 조그만 운동장이라도 확보해서 학교를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올해 3월 개교한 인천의 이 초등학교도 신축 당시부터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학교가 컨테이너 적치장과 자동차 운전학원 등으로 둘러싸인 데다 통학로도 안 좋기 때문입니다.
⊙이정미(학부모): 주변이 너무 안 좋잖아요.
대형차들도 너무 많고 여기 한 번 지나가면 먼지가 뽀얘요, 뽀얘.
애들이 기침하고...
⊙기자: 학교부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미 20년 전에 학교가 들어설 자리가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80년대 초까지 학교부지로 선정된 지역은 서울에만 200여 곳이나 됩니다.
정부에서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학교용지를 한꺼번에 확보하도록 지시했던 결과입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지나가다가 빈 땅 있으 면 교육청에서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보통 6개월∼1년 걸리는 검토를 단시간에 한 거죠.
⊙기자: 이들 부지에는 그 동안 학교신축이 연차적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상당수는 주변 환경 변화로 학교가 들어서기에는 부적절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구로구의 궁동과 영등포구의 양평동 등 26곳은 지난 95년 학교 부지가 철회됐거나 해제 신청이 된 상태입니다.
⊙주민: 밀어붙이기식 그런 행정을 하지 말고 과거 20년이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 100년이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에요.
⊙기자: 학교부지를 확보하고 시행하는 문제와 도시개발계획이 탄력성을 잃은 채 별도로 운영되면서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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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퇴양난에 빠진 학교 신축
    • 입력 2002-06-16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새로 학교를 짓는 자리가 적절치 않아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학교 신축문제, 왜 시끄러운지 기동취재부 이승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외곽에 있는 야산 기슭에 포클레인 한 대가 덩그렇게 놓여 있습니다. 최근 공사가 중단된 초등학교 신축현장입니다. 산 위쪽에 교사 두 개동이 아래쪽에는 운동장이 들어설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주민: 아이들이기 때문에 공기도 좋아야 되는데 그 위치 자체가 거의 쓰레받이 주저앉은 듯한 그런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를 하는 거죠. ⊙기자: 특히 학교 정문 쪽은 급경사에 차량통행도 많아 통학로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입니다. 관할 교육청은 인근 초등학교들이 이미 과밀상태여서 지역의 학교 신축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헌암(서울 서부교육청 시설과장):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의 효율적인 배치하고 조그만 운동장이라도 확보해서 학교를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올해 3월 개교한 인천의 이 초등학교도 신축 당시부터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학교가 컨테이너 적치장과 자동차 운전학원 등으로 둘러싸인 데다 통학로도 안 좋기 때문입니다. ⊙이정미(학부모): 주변이 너무 안 좋잖아요. 대형차들도 너무 많고 여기 한 번 지나가면 먼지가 뽀얘요, 뽀얘. 애들이 기침하고... ⊙기자: 학교부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미 20년 전에 학교가 들어설 자리가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80년대 초까지 학교부지로 선정된 지역은 서울에만 200여 곳이나 됩니다. 정부에서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학교용지를 한꺼번에 확보하도록 지시했던 결과입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지나가다가 빈 땅 있으 면 교육청에서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보통 6개월∼1년 걸리는 검토를 단시간에 한 거죠. ⊙기자: 이들 부지에는 그 동안 학교신축이 연차적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상당수는 주변 환경 변화로 학교가 들어서기에는 부적절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구로구의 궁동과 영등포구의 양평동 등 26곳은 지난 95년 학교 부지가 철회됐거나 해제 신청이 된 상태입니다. ⊙주민: 밀어붙이기식 그런 행정을 하지 말고 과거 20년이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 100년이 훨씬 중요하다는 얘기에요. ⊙기자: 학교부지를 확보하고 시행하는 문제와 도시개발계획이 탄력성을 잃은 채 별도로 운영되면서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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