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3억 금’ 경품 내건 백화점…무슨 사정이?
입력 2016.07.01 (20:12) 수정 2016.07.01 (20:13) 취재K
리무진 한 대가 집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옵니다. 깍듯한 운전기사가 모는 차에 몸을 싣고 달콤한 상상에 빠져있는 사이, 리무진은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백화점입니다.

차 문을 열어준 전담 안내인이 고가품 판매장으로 이끕니다. "지금부터 백화점 문 닫을 때까지 1억 원어치를 사실 수 있습니다."

꿈이 아닙니다. 이번 달 중순까지 진행되는 한 백화점의 여름 세일 경품 행사를 묘사한 겁니다.

"'하루 정도는 럭셔리하게 살아보고 싶다', 누구나 이런 생각 한 번씩 하잖아요. 그걸 실현해 주는 이벤트인 거죠." (백화점 관계자)

'한 번에 1억 원' 쇼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단 제세공과금 2,200만 원(당첨금의 22%)을 먼저 백화점 측에 내야 합니다.



금 3억 원어치로 고객을 유혹하는 백화점도 있습니다. 추첨을 통해 1등 당첨자 1명에게는 1억 원 상당의 금을, 20명에게는 각각 1,000만 원어치 금을 증정합니다. 골드뱅킹 계좌에 입금해주는 방식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첨금의 22%를 제세공과금으로 내야 합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요즘 뉴스에서 많이 언급되는 분석이죠. 이 백화점은 사람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판촉 활동에 이용하려는 겁니다.

두 백화점 모두, 물건을 사지 않아도 경품 행사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고가 경품을 내건 목적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비싼 경품을 써서라도 백화점에 사람들을 오게 하려는 겁니다. 응모권만 작성하고 그냥 집에 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거죠. 일단 백화점 안에 발을 들여놓으면 크든 작든 뭐라도 살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입니다.



"하반기 매출도 좋지 않을 거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어요." (백화점 관계자)

'유통 공룡'이라 불렸던 백화점, 고가 경품 등 '집객'(集客)을 위한 갖가지 묘수를 짜내야 할 정도로 요즘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점점 많은 사람이 온라인으로 쇼핑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3년간 백화점 업계 매출은 계속 감소 추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3년) 29조 8,003억 원 ▲(2014년) 29조 964억 원 ▲(2015년) 28조 9,087억 원이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업 이익도 롯데백화점이 전년보다 15% 감소, 신세계가 4% 감소, 현대가 0.2% 줄었습니다.

실적 악화로 몸이 단 백화점들이 '1억 쇼핑 지원금', '3억 금'같은 미끼로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합니다. 백화점으로 이끌려온 사람들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여름 세일', '특가'같은 솔깃한 문구들입니다.

"경기가 계속 안 좋잖아요. 사람들이 소비도 줄이고 있고요. 더구나 여름철은 비수기고요. 백화점들로서는 고객을 매장에 오게 해 구매를 유도하는 게 가장 중요해진 거죠. 그래서 '집객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고가 경품 행사를 여는 거고요." (황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경품 고시'라는 게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할 경우 그 상한액을 제한한 건데요. 지금까지는 2,000만 원을 넘으면 안 됐는데, 이 규정이 조만간 폐지됩니다.

앞에서 들었던 사례들은 물건을 사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도 경품 응모 기회를 줬기 때문에 '경품 고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품 행사마저 상한액이 없어지면, 백화점들은 갖가지 고가 경품으로 고객들을 유혹할 가능성이 큽니다.

얇아진 지갑 탓에 온라인에서 한 푼이라도 더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
백화점들은 욕망을 자극해 이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요? 
  • ‘3억 금’ 경품 내건 백화점…무슨 사정이?
    • 입력 2016-07-01 20:12:00
    • 수정2016-07-01 20:13:29
    취재K
리무진 한 대가 집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옵니다. 깍듯한 운전기사가 모는 차에 몸을 싣고 달콤한 상상에 빠져있는 사이, 리무진은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백화점입니다.

차 문을 열어준 전담 안내인이 고가품 판매장으로 이끕니다. "지금부터 백화점 문 닫을 때까지 1억 원어치를 사실 수 있습니다."

꿈이 아닙니다. 이번 달 중순까지 진행되는 한 백화점의 여름 세일 경품 행사를 묘사한 겁니다.

"'하루 정도는 럭셔리하게 살아보고 싶다', 누구나 이런 생각 한 번씩 하잖아요. 그걸 실현해 주는 이벤트인 거죠." (백화점 관계자)

'한 번에 1억 원' 쇼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단 제세공과금 2,200만 원(당첨금의 22%)을 먼저 백화점 측에 내야 합니다.



금 3억 원어치로 고객을 유혹하는 백화점도 있습니다. 추첨을 통해 1등 당첨자 1명에게는 1억 원 상당의 금을, 20명에게는 각각 1,000만 원어치 금을 증정합니다. 골드뱅킹 계좌에 입금해주는 방식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첨금의 22%를 제세공과금으로 내야 합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요즘 뉴스에서 많이 언급되는 분석이죠. 이 백화점은 사람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판촉 활동에 이용하려는 겁니다.

두 백화점 모두, 물건을 사지 않아도 경품 행사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고가 경품을 내건 목적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비싼 경품을 써서라도 백화점에 사람들을 오게 하려는 겁니다. 응모권만 작성하고 그냥 집에 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거죠. 일단 백화점 안에 발을 들여놓으면 크든 작든 뭐라도 살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입니다.



"하반기 매출도 좋지 않을 거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어요." (백화점 관계자)

'유통 공룡'이라 불렸던 백화점, 고가 경품 등 '집객'(集客)을 위한 갖가지 묘수를 짜내야 할 정도로 요즘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점점 많은 사람이 온라인으로 쇼핑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3년간 백화점 업계 매출은 계속 감소 추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3년) 29조 8,003억 원 ▲(2014년) 29조 964억 원 ▲(2015년) 28조 9,087억 원이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업 이익도 롯데백화점이 전년보다 15% 감소, 신세계가 4% 감소, 현대가 0.2% 줄었습니다.

실적 악화로 몸이 단 백화점들이 '1억 쇼핑 지원금', '3억 금'같은 미끼로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합니다. 백화점으로 이끌려온 사람들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여름 세일', '특가'같은 솔깃한 문구들입니다.

"경기가 계속 안 좋잖아요. 사람들이 소비도 줄이고 있고요. 더구나 여름철은 비수기고요. 백화점들로서는 고객을 매장에 오게 해 구매를 유도하는 게 가장 중요해진 거죠. 그래서 '집객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고가 경품 행사를 여는 거고요." (황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경품 고시'라는 게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할 경우 그 상한액을 제한한 건데요. 지금까지는 2,000만 원을 넘으면 안 됐는데, 이 규정이 조만간 폐지됩니다.

앞에서 들었던 사례들은 물건을 사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도 경품 응모 기회를 줬기 때문에 '경품 고시'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품 행사마저 상한액이 없어지면, 백화점들은 갖가지 고가 경품으로 고객들을 유혹할 가능성이 큽니다.

얇아진 지갑 탓에 온라인에서 한 푼이라도 더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
백화점들은 욕망을 자극해 이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