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이 안심’ 광고 고쳤다면 가습기 사망자 95% 생존”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아이에게도 안심' 등의 허위 광고 문구가 없었다면 사망 피해자의 95%를 살릴 수 있었다는 검찰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오늘(4일) 열린 신현우 옥시 전 대표 등에 대한 3차 공판준비 기일에서 검찰은 "지난 2005년 12월 옥시의 광고 문구 변경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검찰은 "옥시 내부에서도 '아이에게도 안심'이나, '인체에 안전' 등 제품 문구가 적절치 않아 '적정량을 사용한다면' 안전하다는 문구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가습기 살균제 판매를 위해서는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며, 문구를 바꾸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뜻이라 무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구 교체가 이뤄졌다면 사망자의 약 95%를 살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번 재판에 관련한 사망자 94명 가운데 중 5살 이하가 63명, 20대 여성이 7명, 30대 여성이 19명이라며 "영유아와 이들의 엄마가 사망자의 약 95%를 차지하는 만큼 '아이에게 안심'이라는 문구가 피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신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들은 지난 2000년 10월부터 가습기 살균제 성분의 유해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이 들어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해 사망 70명 등 모두 177명의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구속기소 된 '세퓨' 살균제 제조 업체 대표인 오 모 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인체 유해성 검사 없이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섞은 세퓨를 제조·판매해 사망 14명 등 모두 27명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들과 오 대표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 허위광고 행위와 관련해 옥시와 세퓨 제조 업체 등 법인 2곳도 재판에 넘겼다.

다음 재판은 오는 11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