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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힘들어 층간소음 측정했는데…문제 없다고?
입력 2016.07.07 (06:55) 수정 2016.07.07 (10:44) 취재K
최근 살인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민원이 제기된 곳에 가서 층간소음을 측정해보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는 10%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 소음을 측정한 집은 전부 발생 소음이 층간소음 기준치 미만이었다.

층간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민원을 제기하고, 결국 소음 측정까지 했지만, 민원인 대부분은 소음이 기준치 이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소음측정 해보니 기준치 초과 10%뿐…올핸 기준 초과 없어

층간소음 문제를 전담하는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층간소음 문제로 총 7만 4,224건의 상담(전화상담+인터넷상담)이 이뤄졌다. 하루평균 71건이다.

이 같은 전화 상담에 만족하지 못해 현장진단 서비스를 신청한 것이 1만 6,514건인데, 현장진단 서비스에도 만족하지 못해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직원이 방문상담을 실시한 것이 5,220건이다.

이 방문상담에서도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소음을 직접 측정해본 것이 309건(2014년 6월 이후)이다. 방문상담을 받은 민원 중에서도 5.9%에 불과한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309건의 층간소음 민원의 소음을 직접 측정한 결과 기준을 초과한 것은 32건(10.4%)에 불과했고, 나머지 277건(89.6%)은 모두 기준 이내였다.



특히 올해 층간소음을 직접 측정한 69건은 모두 발생한 소음이 기준치 이내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최후의 수단으로 소음측정을 해봤지만 대부분 실제 소음은 기준치 이내였다는 얘기다.

◆ 층간소음 법적기준은?

층간소음을 구분하는 기준은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에 담겨 있다. 이 기준을 넘어서는 소음이면 층간소음이고,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소음이면 층간소음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준에 따르면 발소리와 같은 직접충격 소음은 주간에 1분간 평균 43㏈(데시벨)을 넘거나, 57㏈ 이상의 소음이 1시간 이내에 3회 이상 발생하면 층간소음으로 규정된다. 이때 2005년 6월 이전 주택이라면 직접충격 소음 기준이 5㏈ 높아진다. 오래된 집이라면 조금 더 큰소리도 허용된다는 얘기다.

◆ 아이 뛰는 소리 40㏈…소음 기준치는 43㏈?

이 기준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국환경공단은 '층간소음 상담매뉴얼 및 민원사례집'을 통해 일반적인 층간소음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설명하고 있다.



사례집에 따르면 '아이 뛰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층간소음은 40㏈이다. 층간소음 기준이 43㏈이니, 일반적인 아이 뛰는 소리는 층간소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야간에는 기준이 38㏈로 더 엄격해지지만, 만약 2005년 6월 이전 아파트라면 야간 기준이 43㏈로 올라가기 때문에 밤에도 '아이 뛰는 소리'가 층간소음에 포함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같은 아이가 뛰는 소리 등 발걸음 소리로 인한 층간소음 민원이 전체 층간소음 민원의 73%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결국 대부분의 층간소음 민원을 야기하는 소음(아이 뛰는 소리)은 애초에 만들어진 층간소음 기준치보다 작은 소리라는 얘기다. 층간소음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소음을 측정해도 실제 발생 소음이 대부분 기준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14년 기준 만들 때 이미 기준 완화 논란 일어

이처럼 '아이 뛰는 소리'(40㏈)보다 높은 층간소음 기준(주간 기준 43㏈)은 지난 2014년 4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만들 당시 이미 일각에선 기준이 완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발표된 층간소음 (현행)기준이 기준을 만들기 1년 전 환경부가 발표했던 '공동주택 층간소음 수인한도'보다 3㏈씩 상향돼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부 2013년 6월 보도자료 캡처환경부 2013년 6월 보도자료 캡처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13년 6월 공동주택 층간소음 수인한도를 현실화한다고 발표했다. '서로가 층간소음을 참을 수 있는 한도'를 규정해 발표한 것인데, 기존에 5분 평균(등가소음도) 55㏈이던 수인한도를 1분 평균 40㏈로 대폭 낮췄다.

당시 환경부는 "2002년 이후 층간소음으로 인한 배상신청 사건 총 398건을 처리했는데, 층간소음이 기존의 수인한도를 초과한 사례가 없어 현실에 맞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기준이 너무 높아 층간소음으로 측정되는 사례가 없으니 기준을 낮추겠다는 의미다.

결국 정부가 2013년 기준을 대폭 강화(55㏈->40㏈)했다가 2014년 법을 만들면서 그 기준을 다시 소폭 완화(40㏈->43㏈)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기준을 3㏈ 높이면서 아이 뛰는 소리(40㏈)는 층간소음 기준치 이내 소음이 됐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당시 기준을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기준을 완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층간소음 수인한도는 별개의 내부 규정이기 때문에 상향한 것이 아니고 새롭게 법적 기준을 만든 것으로 봐야 한다"며 "누구나 층간소음의 가해자(보통 윗층사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중간 접점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참기 힘들어 층간소음 측정했는데…문제 없다고?
    • 입력 2016-07-07 06:55:42
    • 수정2016-07-07 10:44:08
    취재K
최근 살인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민원이 제기된 곳에 가서 층간소음을 측정해보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는 10%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 소음을 측정한 집은 전부 발생 소음이 층간소음 기준치 미만이었다.

층간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민원을 제기하고, 결국 소음 측정까지 했지만, 민원인 대부분은 소음이 기준치 이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소음측정 해보니 기준치 초과 10%뿐…올핸 기준 초과 없어

층간소음 문제를 전담하는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층간소음 문제로 총 7만 4,224건의 상담(전화상담+인터넷상담)이 이뤄졌다. 하루평균 71건이다.

이 같은 전화 상담에 만족하지 못해 현장진단 서비스를 신청한 것이 1만 6,514건인데, 현장진단 서비스에도 만족하지 못해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 직원이 방문상담을 실시한 것이 5,220건이다.

이 방문상담에서도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소음을 직접 측정해본 것이 309건(2014년 6월 이후)이다. 방문상담을 받은 민원 중에서도 5.9%에 불과한 수치다.

하지만 이 같은 309건의 층간소음 민원의 소음을 직접 측정한 결과 기준을 초과한 것은 32건(10.4%)에 불과했고, 나머지 277건(89.6%)은 모두 기준 이내였다.



특히 올해 층간소음을 직접 측정한 69건은 모두 발생한 소음이 기준치 이내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최후의 수단으로 소음측정을 해봤지만 대부분 실제 소음은 기준치 이내였다는 얘기다.

◆ 층간소음 법적기준은?

층간소음을 구분하는 기준은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에 담겨 있다. 이 기준을 넘어서는 소음이면 층간소음이고,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소음이면 층간소음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준에 따르면 발소리와 같은 직접충격 소음은 주간에 1분간 평균 43㏈(데시벨)을 넘거나, 57㏈ 이상의 소음이 1시간 이내에 3회 이상 발생하면 층간소음으로 규정된다. 이때 2005년 6월 이전 주택이라면 직접충격 소음 기준이 5㏈ 높아진다. 오래된 집이라면 조금 더 큰소리도 허용된다는 얘기다.

◆ 아이 뛰는 소리 40㏈…소음 기준치는 43㏈?

이 기준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한국환경공단은 '층간소음 상담매뉴얼 및 민원사례집'을 통해 일반적인 층간소음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설명하고 있다.



사례집에 따르면 '아이 뛰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층간소음은 40㏈이다. 층간소음 기준이 43㏈이니, 일반적인 아이 뛰는 소리는 층간소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야간에는 기준이 38㏈로 더 엄격해지지만, 만약 2005년 6월 이전 아파트라면 야간 기준이 43㏈로 올라가기 때문에 밤에도 '아이 뛰는 소리'가 층간소음에 포함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같은 아이가 뛰는 소리 등 발걸음 소리로 인한 층간소음 민원이 전체 층간소음 민원의 73%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결국 대부분의 층간소음 민원을 야기하는 소음(아이 뛰는 소리)은 애초에 만들어진 층간소음 기준치보다 작은 소리라는 얘기다. 층간소음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소음을 측정해도 실제 발생 소음이 대부분 기준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14년 기준 만들 때 이미 기준 완화 논란 일어

이처럼 '아이 뛰는 소리'(40㏈)보다 높은 층간소음 기준(주간 기준 43㏈)은 지난 2014년 4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만들 당시 이미 일각에선 기준이 완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발표된 층간소음 (현행)기준이 기준을 만들기 1년 전 환경부가 발표했던 '공동주택 층간소음 수인한도'보다 3㏈씩 상향돼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부 2013년 6월 보도자료 캡처환경부 2013년 6월 보도자료 캡처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13년 6월 공동주택 층간소음 수인한도를 현실화한다고 발표했다. '서로가 층간소음을 참을 수 있는 한도'를 규정해 발표한 것인데, 기존에 5분 평균(등가소음도) 55㏈이던 수인한도를 1분 평균 40㏈로 대폭 낮췄다.

당시 환경부는 "2002년 이후 층간소음으로 인한 배상신청 사건 총 398건을 처리했는데, 층간소음이 기존의 수인한도를 초과한 사례가 없어 현실에 맞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기준이 너무 높아 층간소음으로 측정되는 사례가 없으니 기준을 낮추겠다는 의미다.

결국 정부가 2013년 기준을 대폭 강화(55㏈->40㏈)했다가 2014년 법을 만들면서 그 기준을 다시 소폭 완화(40㏈->43㏈)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기준을 3㏈ 높이면서 아이 뛰는 소리(40㏈)는 층간소음 기준치 이내 소음이 됐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당시 기준을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기준을 완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층간소음 수인한도는 별개의 내부 규정이기 때문에 상향한 것이 아니고 새롭게 법적 기준을 만든 것으로 봐야 한다"며 "누구나 층간소음의 가해자(보통 윗층사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중간 접점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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