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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산재당한 외국인노동자 남편 돌보는 부인, 추방 안돼”
입력 2016.07.24 (11:53) 수정 2016.07.24 (18:41) 사회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노동자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부인을 비자 문제로 내쫓는 것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파키스탄 국적의 M씨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체류기간 연장을 허가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M씨의 남편은 적법한 산업연수활동 중 업무상 재해로 왼쪽 팔 일부를 영구히 잃는 장해를 입고 스트레스로 우울병 장애까지 겪었다"면서 "투병 중인 남편을 홀로 남긴 채 M씨를 국내에서 내쫓는 것은 남편에 대한 보살핌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등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M씨의 남편인 파키스탄인 R씨는 지난 2006년 산업연수 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와 공장에서 일하다 이듬해 톱밥 파쇄기에 손이 빨려 들어가 왼쪽 팔꿈치 아래를 잃었다. R씨는 국내에 머물며 치료를 받았지만 노동력 상실과 함께 통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M씨는 2012년 파키스탄에서 R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국내에 머물던 R씨는 귀화를 신청했다. 이듬해 M씨는 귀화허가를 기다리는 남편을 보살피기 위해 90일짜리 단기방문 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뒤 2년짜리 방문동거 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출입국 당국은 거주실태를 조사한 뒤 남편이 M씨 없이 지내는 데 지장이 없어 보이고, 취업이 금지된 M씨가 집에서 부업을 하고 있었다는 이유 등으로 M씨가 신청한 2년짜리 비자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기방문 비자가 끝난 M씨는 방문동거 비자를 내주지 않은 게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패소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R씨는 남편이 국적 취득 요건을 갖췄다는 것을 전제로 간병 목적의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했는데, 남편이 귀화 필기시험에서 불합격해 신청 요건을 갖췄다기 보기 어렵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심과 2심은 남편이 귀화 허가를 받지 못해 한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M씨 역시 한국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1년 가까운 심리 끝에 "인도적 관점에서 M씨가 남편과 동거하며 장해와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게 필요하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 대법원 “산재당한 외국인노동자 남편 돌보는 부인, 추방 안돼”
    • 입력 2016-07-24 11:53:31
    • 수정2016-07-24 18:41:52
    사회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노동자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부인을 비자 문제로 내쫓는 것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파키스탄 국적의 M씨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체류기간 연장을 허가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M씨의 남편은 적법한 산업연수활동 중 업무상 재해로 왼쪽 팔 일부를 영구히 잃는 장해를 입고 스트레스로 우울병 장애까지 겪었다"면서 "투병 중인 남편을 홀로 남긴 채 M씨를 국내에서 내쫓는 것은 남편에 대한 보살핌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등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M씨의 남편인 파키스탄인 R씨는 지난 2006년 산업연수 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와 공장에서 일하다 이듬해 톱밥 파쇄기에 손이 빨려 들어가 왼쪽 팔꿈치 아래를 잃었다. R씨는 국내에 머물며 치료를 받았지만 노동력 상실과 함께 통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M씨는 2012년 파키스탄에서 R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국내에 머물던 R씨는 귀화를 신청했다. 이듬해 M씨는 귀화허가를 기다리는 남편을 보살피기 위해 90일짜리 단기방문 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뒤 2년짜리 방문동거 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출입국 당국은 거주실태를 조사한 뒤 남편이 M씨 없이 지내는 데 지장이 없어 보이고, 취업이 금지된 M씨가 집에서 부업을 하고 있었다는 이유 등으로 M씨가 신청한 2년짜리 비자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단기방문 비자가 끝난 M씨는 방문동거 비자를 내주지 않은 게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패소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R씨는 남편이 국적 취득 요건을 갖췄다는 것을 전제로 간병 목적의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했는데, 남편이 귀화 필기시험에서 불합격해 신청 요건을 갖췄다기 보기 어렵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심과 2심은 남편이 귀화 허가를 받지 못해 한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M씨 역시 한국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1년 가까운 심리 끝에 "인도적 관점에서 M씨가 남편과 동거하며 장해와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게 필요하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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