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카불 테러로 80명 사망…아프간 탈레반과 ‘테러 경쟁’ 우려

입력 2016.07.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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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폭테러로 23일(현지시간) 80명이 숨지고 231명이 다치면서 아프간에서 '기존 극단 세력' 탈레반과 '신흥 세력' IS가 본격적인 '테러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IS는 지난해 초부터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 지역을 중심으로 공무원이나 소수 시아파 등을 겨냥해 테러를 벌이며 세력을 키웠다.

하지만 IS가 수도 카불에서 이번과 같은 대규모 테러를 한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 테러는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2001년 이후 수도 카불에서 벌어진 테러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이다.

이날 테러는 시아파 하자라족 수천명이 카불 시내 '데 마장' 지역에 모여 자신들의 거주지에 주요 전력망 설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던 중 IS 대원 3명이 침투해 자폭하면서 벌어졌다.

IS는 테러 직후 자신의 선전 매체 아마크 통신을 통해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음을 신속하게 알렸다.

IS는 지난해 4월 공무원 봉급날에 맞춰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 주 잘랄라바드 시 은행 앞에서 자폭테러를 벌여 35명을 살해하면서 처음으로 아프간 내에서 자신들이 소행이라고 밝힌 바 있다.

IS는 올해 1월에도 잘랄라바드의 파키스탄 영사관 부근에서 자폭테러와 총격전을 벌여 10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주로 동부 지방을 중심으로 수차례 테러를 벌였다.

이에 대해 15년째 아프간 정부와 내전을 벌이는 탈레반은 이번 테러와 자신들은 무관하다면서 "국가 내 불화를 일으키려는 불온한 음모"라고 이번 테러를 비난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4월 IS의 은행 테러 때에도 비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탈레반 역시 지난달 30일 카불 서쪽 파그만 지역에서 경찰 후보생들이 탄 버스를 겨냥해 자폭테러를 벌여 37명을 살해하는 등 테러를 계속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일찍부터 IS의 세 확산이 자국에 더 큰 안보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IS가 이미 아프간 남부와 서부에 선발부대를 보내 취약점을 찾고 있다"면서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1'에 해당한다면 IS는 '윈도우5'"라며 IS의 위협을 강조했다.

가니 대통령은 이번 카불 테러 이후 성명에서 "이번 테러와 관련된 자는 남김 없이 처벌할 것"이라며 IS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또 "기회주의자 테러범들이 평화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해쳤다"면서 24일을 국가적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국제 사회는 한목소리로 이번 테러를 비난하고 희생자를 위로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평화시위를 테러 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끔찍하다"면서 미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의 안보와 안정, 번영을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러시아는 모든 형태의 테러에 맞서 가장 적극적인 방식으로 아프간과 함께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테러를 "기본권을 평화적으로 행사하는 시민을 겨냥한 끔찍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아프간의 인권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경종을 울린다"면서 "이번 공격은 아프간의 갈등 상황이 가라앉기는 커녕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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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4 13:41:04
    국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폭테러로 23일(현지시간) 80명이 숨지고 231명이 다치면서 아프간에서 '기존 극단 세력' 탈레반과 '신흥 세력' IS가 본격적인 '테러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IS는 지난해 초부터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 지역을 중심으로 공무원이나 소수 시아파 등을 겨냥해 테러를 벌이며 세력을 키웠다.

하지만 IS가 수도 카불에서 이번과 같은 대규모 테러를 한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 테러는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2001년 이후 수도 카불에서 벌어진 테러 가운데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이다.

이날 테러는 시아파 하자라족 수천명이 카불 시내 '데 마장' 지역에 모여 자신들의 거주지에 주요 전력망 설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던 중 IS 대원 3명이 침투해 자폭하면서 벌어졌다.

IS는 테러 직후 자신의 선전 매체 아마크 통신을 통해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음을 신속하게 알렸다.

IS는 지난해 4월 공무원 봉급날에 맞춰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 주 잘랄라바드 시 은행 앞에서 자폭테러를 벌여 35명을 살해하면서 처음으로 아프간 내에서 자신들이 소행이라고 밝힌 바 있다.

IS는 올해 1월에도 잘랄라바드의 파키스탄 영사관 부근에서 자폭테러와 총격전을 벌여 10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주로 동부 지방을 중심으로 수차례 테러를 벌였다.

이에 대해 15년째 아프간 정부와 내전을 벌이는 탈레반은 이번 테러와 자신들은 무관하다면서 "국가 내 불화를 일으키려는 불온한 음모"라고 이번 테러를 비난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4월 IS의 은행 테러 때에도 비난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탈레반 역시 지난달 30일 카불 서쪽 파그만 지역에서 경찰 후보생들이 탄 버스를 겨냥해 자폭테러를 벌여 37명을 살해하는 등 테러를 계속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일찍부터 IS의 세 확산이 자국에 더 큰 안보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IS가 이미 아프간 남부와 서부에 선발부대를 보내 취약점을 찾고 있다"면서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1'에 해당한다면 IS는 '윈도우5'"라며 IS의 위협을 강조했다.

가니 대통령은 이번 카불 테러 이후 성명에서 "이번 테러와 관련된 자는 남김 없이 처벌할 것"이라며 IS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또 "기회주의자 테러범들이 평화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해쳤다"면서 24일을 국가적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국제 사회는 한목소리로 이번 테러를 비난하고 희생자를 위로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평화시위를 테러 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끔찍하다"면서 미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의 안보와 안정, 번영을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러시아는 모든 형태의 테러에 맞서 가장 적극적인 방식으로 아프간과 함께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테러를 "기본권을 평화적으로 행사하는 시민을 겨냥한 끔찍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아프간의 인권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경종을 울린다"면서 "이번 공격은 아프간의 갈등 상황이 가라앉기는 커녕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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