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가 ‘인천상륙작전’ 림계진 연기 어려워한 이유는

입력 2016.07.2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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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7년차 베테랑 배우 이범수에게 이번 '인천상륙작전'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가 맡은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을 연기하는 데 자꾸 "덜컹거렸다"고 했다.

25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범수는 림계진 연기가 어려웠던 이유를 "자신을 속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범수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로 유명하다.

극중 인물과 동일시하는 이런 '메소드' 연기를 선보이는 그가 자신을 북한 공산주의 사상을 철저히 신봉하는 림계진이라는 역할에 투영할 수 없었던 것.

이범수는 "연기라는 것이 당연히 감정을 몰입해 그 순간 진짜인 것처럼 느끼고 거기에 빠져서 행하는 것인데 제가 공산주의자가 아닌 이상 그럴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림계진은 '인민의 아편'인 기독교를 믿는 누이를 쏴 죽인 것이 당연하다는, 사상적으로 철저히 무장된 공산주의자로 그려진다.

그는 "림계진을 연기하는 이범수가 이것이 옳다고 설득돼야 하는데, 안 되니 편법은 나 자신을 공산주의자가 아닌 민족주의자다라는 식으로 속여보자고 접근했다"고 말했다.

림계진 연기의 껄끄러움은 한국전쟁에 참여한 아버지와의 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드라마 '아이리스 2'(2013)에서 북한 요원을 연기한 적이 있는데, 그동안 맡았던 악역과 달리 아버지가 유독 이 북한 요원 역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한다.

"깡패 역할을 할 때에 작품 잘했다고 하시던 아버지가 아이리스에서 그런 역할을 한다고 하니 한숨만 쉬시더라. 그럴 수밖에 없었겠죠. 전쟁터에서 적의 총탄에 쓰러지는 것을 직접 보시고 그런 고비를 넘기신 분이니."

그는 "이번 림계진 역할을 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며 "'제가 북한군을 미화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림계진 연기를 위해 몸무게를 7㎏ 찌웠다. "외관상 능글맞고 기름진 이미지"로 보이기 위해서다.

이는 2년 전 '신의 한 수'(2014)에서 연기했던 악당 살수 역과 차별화를 주려는 조치이기도 했다.

그는 림계진을 다른 북한 장교와 다르게 표현하려고 극중에서 유일하게 함경도 사투리를 구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북한 군인 출신 이탈주민으로부터 두달간 일주일에 세번씩 함경도 사투리를 배웠다.

그는 "함경도 사투리는 평안도와 달리 투박하고 억세더라"며 "함경도 말인데 이것이 일반인의 말투인지, 군인의 억양인지, 군인의 억양이라면 음흉한 분위기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파고들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어 선생님께 아주 그럴 듯하게 한다는 칭찬을 받았다"는 자랑도 곁들였다.

극중 소련 유학파 출신 장교라는 설정 때문에 러시아어 대사도 한다. 이 때문에 한달여간 러시아어 과외를 받았다.

그는 "장교클럽에서 러시아어로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편집됐다"며 "편집된 것은 그 나름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노래를 러시아어로 부르는 연습을 할 때 힘들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범수는 이번 영화가 "오늘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역사를 다룬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우리나라는 어떠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한국전쟁이라는 슬픈 역사가, 서로가 각자 사상이 옳다고 생각하며 싸운 때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 국민이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영화가 지닌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의 흥행에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언론의 평가와 달리 일반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지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일반 관객은 더 편하고, 더 격이 없는 작품을 선호할 수 있다"며 "그렇기에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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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범수가 ‘인천상륙작전’ 림계진 연기 어려워한 이유는
    • 입력 2016-07-25 19:36:34
    연합뉴스
데뷔 27년차 베테랑 배우 이범수에게 이번 '인천상륙작전'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가 맡은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을 연기하는 데 자꾸 "덜컹거렸다"고 했다.

25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범수는 림계진 연기가 어려웠던 이유를 "자신을 속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범수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로 유명하다.

극중 인물과 동일시하는 이런 '메소드' 연기를 선보이는 그가 자신을 북한 공산주의 사상을 철저히 신봉하는 림계진이라는 역할에 투영할 수 없었던 것.

이범수는 "연기라는 것이 당연히 감정을 몰입해 그 순간 진짜인 것처럼 느끼고 거기에 빠져서 행하는 것인데 제가 공산주의자가 아닌 이상 그럴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림계진은 '인민의 아편'인 기독교를 믿는 누이를 쏴 죽인 것이 당연하다는, 사상적으로 철저히 무장된 공산주의자로 그려진다.

그는 "림계진을 연기하는 이범수가 이것이 옳다고 설득돼야 하는데, 안 되니 편법은 나 자신을 공산주의자가 아닌 민족주의자다라는 식으로 속여보자고 접근했다"고 말했다.

림계진 연기의 껄끄러움은 한국전쟁에 참여한 아버지와의 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드라마 '아이리스 2'(2013)에서 북한 요원을 연기한 적이 있는데, 그동안 맡았던 악역과 달리 아버지가 유독 이 북한 요원 역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한다.

"깡패 역할을 할 때에 작품 잘했다고 하시던 아버지가 아이리스에서 그런 역할을 한다고 하니 한숨만 쉬시더라. 그럴 수밖에 없었겠죠. 전쟁터에서 적의 총탄에 쓰러지는 것을 직접 보시고 그런 고비를 넘기신 분이니."

그는 "이번 림계진 역할을 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며 "'제가 북한군을 미화시키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림계진 연기를 위해 몸무게를 7㎏ 찌웠다. "외관상 능글맞고 기름진 이미지"로 보이기 위해서다.

이는 2년 전 '신의 한 수'(2014)에서 연기했던 악당 살수 역과 차별화를 주려는 조치이기도 했다.

그는 림계진을 다른 북한 장교와 다르게 표현하려고 극중에서 유일하게 함경도 사투리를 구사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북한 군인 출신 이탈주민으로부터 두달간 일주일에 세번씩 함경도 사투리를 배웠다.

그는 "함경도 사투리는 평안도와 달리 투박하고 억세더라"며 "함경도 말인데 이것이 일반인의 말투인지, 군인의 억양인지, 군인의 억양이라면 음흉한 분위기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파고들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어 선생님께 아주 그럴 듯하게 한다는 칭찬을 받았다"는 자랑도 곁들였다.

극중 소련 유학파 출신 장교라는 설정 때문에 러시아어 대사도 한다. 이 때문에 한달여간 러시아어 과외를 받았다.

그는 "장교클럽에서 러시아어로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편집됐다"며 "편집된 것은 그 나름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노래를 러시아어로 부르는 연습을 할 때 힘들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범수는 이번 영화가 "오늘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역사를 다룬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우리나라는 어떠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한국전쟁이라는 슬픈 역사가, 서로가 각자 사상이 옳다고 생각하며 싸운 때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 국민이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영화가 지닌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의 흥행에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언론의 평가와 달리 일반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지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일반 관객은 더 편하고, 더 격이 없는 작품을 선호할 수 있다"며 "그렇기에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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