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 금융사기’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 기소

검찰이 20조 원이 넘는 금융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27일(오늘) 고 전 사장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고 전 사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각 회계연도의 매출액을 부풀리고 자회사 손실을 반영하지 않는 등 방법으로 약 5조 7059억 원의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회계사기 규모는 2조 7829억 원 가량이다.

고 전 사장은 이런 분식회계를 이용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약 21조 원의 금융사기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회사의 재무상태가 건전한 것처럼 속여 금융기관에서 4조 9000억여 원을 대출받고 10조 원대의 선수금 환급보증도 받았다.

실제로는 적자가 났지만 성과를 부풀려 임원에게 99억 7000만 원, 종업원에게 4861억 원 등 모두 4960억 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직원 모두 이런 범죄가 고 전 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자백하고 있다”며 “고 전 사장이 내부회의에서 직접 지시하고 임직원들이 ‘회계를 임의로 조작했다’는 취지로 고 전 사장에게 보고한 자료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 전 사장은 “회계 관련 지식이 없어 몰랐다”며 범행 의도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사장의 회계사기 관련 수사를 일단락한 검찰은 경영 비리 관련 혐의도 계속 수사한 뒤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