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급성심정지 불러…“오후 5시 최고조”

최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1.3%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갑자기 심장이 멈추는 급성심정지는 발생 시각과 방식을 예측하기 어렵고, 전조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평상시 위험요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세일(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강시혁(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과 6개 광역시(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의 급성심정지 환자 5만318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여름철 최고 기온이 28℃인 날의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가장 낮았고, 이후 최고 기온이 1℃씩 오를 때마다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1.3%씩 동반 상승했다고 전했다.

폭염이 아닌 경우엔 오전 9시를 전후해 급성심정지 발생이 많았지만, 폭염인 날에는 오후 5시쯤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국내 급성심정지 발생 건수는 2006년 1만9천477건에서 2014년 3만30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연구진은 "폭염 속에서 탈수, 전해질 불균형, 신장 기능 이상, 자율신경계 불균형, 혈전 발생 등 여러 생리적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며 "심혈관이 취약한 사람에게는 이런 변화가 급성심정지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을 확장해 땀을 배출하는데, 넓어진 혈관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이 무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 낮에 야외 활동을 삼가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날이 더울 때 몸에 이상 신호가 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심장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