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검찰 조직문화 바꿀 계기

입력 2016.08.01 (07:43) 수정 2016.08.0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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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끝내 옷을 벗게 된 진경준 검사장, 옥에 갇힌 홍만표 변호사, 여전히 의혹에 갇힌 우병우 수석, 요즘 세상을 뒤흔든 이름들입니다. 또 있습니다 상사의 억압에 몰린 33살 젊은 김홍영 검사는 목숨을 끊어 조직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이들 모두 검사였지요, 검찰 조직은 도대체 어떻길래 이런 비극적 사건들이 잇따를까요?

우리 검찰을 흔히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라고 합니다. 수사와 기소를 독점해 사실상 국가형벌권을 장악합니다. 정치권력은 유한하지만 지금대로라면 검찰 권력은 영원합니다. 그 막강한 권력은 어떻게 작동될까요? 상명하복, 곧 위에서 지시한대로 따른다는 관행이 뿌리 깊습니다. 그 근거였던 검사동일체 원칙은 13년 전 삭제됐지만 전근대적 조직문화의 민낯을 다시 드러냈습니다. 안팎의 감시와 견제가 무너진 자리엔 권력의지가 강화되고 조직 이기주의만 몸집을 불렸습니다. 조직은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하며 일부 구성원은 그 대가로서 온갖 특권을 휘두릅니다. 주식대박 의혹의 발달은 3년 전이었지만 그동안 검찰이 전혀 걸러내지 못 했던 게 그 방증입니다. 그릇된 선민의식은 스스로에겐 관대하고 남들에겐 가혹합니다. 더 그러면 안 된다는 경고도 진작 잇따랐습니다. 벤츠 여검사와 성 추문 검사, 지검장 사건 등이 그렇습니다. 더욱이 지난 2011년 등 과거에도 두 차례나 상사에게 모욕당한 검사 두 명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때도 못 고쳤는데 지금이라고 다르겠냐는 비판이 사뭇 거셉니다. 검찰은 지금 그 자정 의지와 능력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 그 젊은 검사가 남긴 마지막 말입니다. 죽을 만큼 힘든 그 실체는 검찰 내부의 단절된 소통이고 억압적 조직문화였으며 비뚤어진 특권의식에 맞닿아있습니다. 그것을 깰 도끼질은 누구의 몫일까요? 검찰을 어떻게 개혁할 수 있을지 지금 모두가 묻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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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8-01 08: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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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끝내 옷을 벗게 된 진경준 검사장, 옥에 갇힌 홍만표 변호사, 여전히 의혹에 갇힌 우병우 수석, 요즘 세상을 뒤흔든 이름들입니다. 또 있습니다 상사의 억압에 몰린 33살 젊은 김홍영 검사는 목숨을 끊어 조직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이들 모두 검사였지요, 검찰 조직은 도대체 어떻길래 이런 비극적 사건들이 잇따를까요?

우리 검찰을 흔히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라고 합니다. 수사와 기소를 독점해 사실상 국가형벌권을 장악합니다. 정치권력은 유한하지만 지금대로라면 검찰 권력은 영원합니다. 그 막강한 권력은 어떻게 작동될까요? 상명하복, 곧 위에서 지시한대로 따른다는 관행이 뿌리 깊습니다. 그 근거였던 검사동일체 원칙은 13년 전 삭제됐지만 전근대적 조직문화의 민낯을 다시 드러냈습니다. 안팎의 감시와 견제가 무너진 자리엔 권력의지가 강화되고 조직 이기주의만 몸집을 불렸습니다. 조직은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하며 일부 구성원은 그 대가로서 온갖 특권을 휘두릅니다. 주식대박 의혹의 발달은 3년 전이었지만 그동안 검찰이 전혀 걸러내지 못 했던 게 그 방증입니다. 그릇된 선민의식은 스스로에겐 관대하고 남들에겐 가혹합니다. 더 그러면 안 된다는 경고도 진작 잇따랐습니다. 벤츠 여검사와 성 추문 검사, 지검장 사건 등이 그렇습니다. 더욱이 지난 2011년 등 과거에도 두 차례나 상사에게 모욕당한 검사 두 명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때도 못 고쳤는데 지금이라고 다르겠냐는 비판이 사뭇 거셉니다. 검찰은 지금 그 자정 의지와 능력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 그 젊은 검사가 남긴 마지막 말입니다. 죽을 만큼 힘든 그 실체는 검찰 내부의 단절된 소통이고 억압적 조직문화였으며 비뚤어진 특권의식에 맞닿아있습니다. 그것을 깰 도끼질은 누구의 몫일까요? 검찰을 어떻게 개혁할 수 있을지 지금 모두가 묻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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