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뢰도발 1년 맞은 김정원 하사 “살아있음에 행복”

입력 2016.08.0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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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김정원(24) 육군 하사가 지뢰 도발 1주년을 맞아 "살아있음에 기쁘고 행복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육군은 오늘(2일) 페이스북에 '8.4 북 지뢰 도발 시 작전 영웅 김정원 중사(진)의 수기'라는 제목으로 김 하사 수기를 공개했다.

김 하사는 먼저 수기를 통해 지뢰 도발 직후 군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김 하사는 "매일 계속되는 극심한 환상통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를 항시 주입했고 식사는 전폐했다"며 "두텁게 쌓인 붕대들을 보며 나는 잠깐 내 인생의 꿈과 사랑에 대해 포기하며 절망했다"고 밝혔다.

또 김 하사는 북한군에 대한 분노도 털어놨다. 그는 "당시 적과 교전이라도 했다면 나와 하재헌(22) 하사를 이렇게 만든 북한군 한 놈이라도 쏴죽였을 텐데 적은 없었고 비겁한 지뢰만이 있었다"면서, "폭발음이 들렸을 때 웃었을 북한군들을 생각할 때 화가 치밀었고, 북한군들에게 총 한 번 쏴보지 못했던 것이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 하사는 당시 "어두운 중환자실에서 살의와 분노, 후회와 자책이 고통과 함께 나를 휘감았다"고 회고했다.

김 하사는 이후 중앙보훈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았다. 그는 보훈병원에서 참전 용사들과 제2연평해전 참전 간부들을 만났던 때를 떠올리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DMZ 작전에서 내가 느꼈던 것과 같이 현재의 자유와 평화는 숭고한 희생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처음으로 의족을 착용했을 당시에 대해 "걷는 게 가능해진 순간,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히 걷기 위해 전력을 다해 미친 듯이 적응했다"고 밝혔다.

재활 치료를 마치고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에서 일하게 된 김 하사는 "아쉽게도 나의 신체가 DMZ 임무 수행에는 부적합해서 떠나지만, 다른 곳에서 다른 방법으로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국가, 국민과 전우를 적들로부터 지키겠다"면서, "몸은 다소 불편하지만 살아있음에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다"며 수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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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지뢰도발 1년 맞은 김정원 하사 “살아있음에 행복”
    • 입력 2016-08-02 19:26:02
    정치
지난해 8월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김정원(24) 육군 하사가 지뢰 도발 1주년을 맞아 "살아있음에 기쁘고 행복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육군은 오늘(2일) 페이스북에 '8.4 북 지뢰 도발 시 작전 영웅 김정원 중사(진)의 수기'라는 제목으로 김 하사 수기를 공개했다.

김 하사는 먼저 수기를 통해 지뢰 도발 직후 군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김 하사는 "매일 계속되는 극심한 환상통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를 항시 주입했고 식사는 전폐했다"며 "두텁게 쌓인 붕대들을 보며 나는 잠깐 내 인생의 꿈과 사랑에 대해 포기하며 절망했다"고 밝혔다.

또 김 하사는 북한군에 대한 분노도 털어놨다. 그는 "당시 적과 교전이라도 했다면 나와 하재헌(22) 하사를 이렇게 만든 북한군 한 놈이라도 쏴죽였을 텐데 적은 없었고 비겁한 지뢰만이 있었다"면서, "폭발음이 들렸을 때 웃었을 북한군들을 생각할 때 화가 치밀었고, 북한군들에게 총 한 번 쏴보지 못했던 것이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 하사는 당시 "어두운 중환자실에서 살의와 분노, 후회와 자책이 고통과 함께 나를 휘감았다"고 회고했다.

김 하사는 이후 중앙보훈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았다. 그는 보훈병원에서 참전 용사들과 제2연평해전 참전 간부들을 만났던 때를 떠올리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DMZ 작전에서 내가 느꼈던 것과 같이 현재의 자유와 평화는 숭고한 희생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처음으로 의족을 착용했을 당시에 대해 "걷는 게 가능해진 순간,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히 걷기 위해 전력을 다해 미친 듯이 적응했다"고 밝혔다.

재활 치료를 마치고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에서 일하게 된 김 하사는 "아쉽게도 나의 신체가 DMZ 임무 수행에는 부적합해서 떠나지만, 다른 곳에서 다른 방법으로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국가, 국민과 전우를 적들로부터 지키겠다"면서, "몸은 다소 불편하지만 살아있음에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다"며 수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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