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재미 더하는 ‘깜짝’ 특별출연…한국영화 ‘빅4’엔 누가?

DC코믹스 악당들의 활약을 그린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는 반가운 얼굴이 등장한다. 전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주인공인 배트맨(벤 애플렉)이 '깜짝' 출연한 것. 극 중에서 배트맨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리더격인 악당 데드샷(윌 스미스)을 붙잡아 경찰에 넘긴다.

올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국영화 '빅4'에서도 이 같은 유명 배우의 특별출연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천만 관객을 태운 '부산행'에 배우 심은경이 부산행 KTX에 몰래 올라탄 좀비 바이러스의 첫 번째 감염자로 나온다.

그는 자신을 도와주는 여승무원의 목덜미를 깨물어 좀비 바이러스가 KTX에 퍼지는 데 '일등 공신'이 된다.

'부산행'의 프리퀄 격인 '서울역'에서 여주인공 목소리 역을 맡은 것이 인연이 돼 '부산행'에서 특별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부산행'에는 또 한 명의 숨은 인물이 있다. 바로 연상호 감독이다. KTX의 기장(정석용)이 관제실과 대화할 때 관제실 관계자의 목소리가 연 감독의 음성이다.

'빅4'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서 흥행몰이 중인 '인천상륙작전'에는 특별출연 배우가 박성웅, 김선아, 추성훈, 김영애 등 4명이나 나온다.

박성웅은 영화 초반 등장하자마자 해군 첩보부대 장학수(이정재) 대위에게 암살당하는 인민군 검열대장 박남철 역으로 등장한다.

김선아는 해군 첩보부대원들을 지원하는 인천 켈로부대원 김화영을 연기했다. 김화영이 작전 도중 숨지자 생존한 첩보부대와 켈로부대원이 그를 묻고서 조의를 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극 흐름을 보면 꼭 필요한 장면은 아니었지만 김선아의 특별출연에 감사의 뜻을 표현하고자 넣었다고 한다.

이종격투기 선수인 추성훈은 도망치는 첩보부대원의 트럭에 뛰어드는 인민군 백산역으로 분해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워낙 몸이 탄탄해서 그와 함께 격투 장면을 찍은 배우 박철민은 "때려도 전혀 타격을 주지 못했다"고 분을 터트리기도 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찍었다는 그와 추성훈 간의 격투신은 아쉽게도 영화에서는 편집됐다.

이정재는 추성훈과 몸싸움하는 장면을 찍다가 손목 인대가 찢어지기도 했다. 그는 "추성훈 씨를 당겨서 던져야 하는 장면인데, 제가 당기는데도 전혀 꿈쩍도 안 하더라. 추성훈 씨가 알아서 움직여줘야 하는데 그런 습관이 몸에 안밴 사람이다. 그래서 그 장면을 7번이나 찍다가 결국 오른손목이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영애는 장학수 대위의 모친 나정임 역을 맡았다. 장학수가 "어머니, 임무 수행을 위해 조국을 택했습니다"라는 대사를 할 때 그 어머니가 김영애다.

'덕혜옹주'에는 드러난 특별출연자와 숨겨진 특별출연자가 있다.

고종 역을 연기한 백윤식은 드러난 특별출연자다. '덕혜옹주'의 포스터에 버젓이 등장하고 배급사에서 백윤식이 고종 역을 연기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덕혜옹주'의 히든카드는 영화 중반 '백마 탄 왕자'처럼 등장하는 고수다. 그가 맡은 역도 진짜 왕자다. 고종의 5남인 의친왕의 차남 이우 왕자다. 고종의 막내딸인 덕혜옹주가 그의 고모가 된다.

극 중 이우 왕자는 일본에서 재일 유학생들과 비밀 독립군 대원과 독립운동을 벌인다. 허진호 감독이 "잘생긴 이우 왕자와 너무 닮았다"고 고수를 설득해 그의 출연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실제 이우 왕자는 '꽃미남'으로 유명하다.

'빅4'의 마지막 주자로 최근 박스오피스 강자로 부상한 '터널'에는 눈썰미가 좋은 관객이어야 알아챌 수 있는 인물이 나온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다. 그는 우선 목소리로 등장한다. 주인공 정수(하정우)가 무너진 터널에 갇혔을 때 자동차 라디오로 유일하게 들을 수 있었던 클래식 방송의 DJ가 바로 이동진 평론가다.

김성훈 감독의 아내가 김 감독에게 추천해 이동진 평론가를 섭외하게 됐다고 한다.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 후반부에 실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정수의 아내 세현(배두나)이 정수에게 어떤 말을 건네려고 클래식 방송에 출연하고자 방송국을 찾아갈 때 이동진 평론가의 뒷모습과 함께 그의 빨간 안경테가 잠시 나온다. 빨간 안경테는 이동진 평론가의 트레이드마크다.

대형 배급사 관계자는 "작은 역할이라도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등장하면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어 특별출연자를 섭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