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문책·송환설에 뒤숭숭…北 재외공관 외교관들

입력 2016.08.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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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층에 속하는 북한 외교관들이 주재국에서는 빈곤층 수준의 열악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망명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월급은 450∼500파운드(한화 60∼70만원)에 불과했다. 물가가 비싼 영국에서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박봉인 셈이다. 영국의 최저임금인 시급 6.7파운드(한화 약 9,700원)에도 못 미친다.

태 공사는 2013년 영국의 한 모임에서 대사관에서 "차를 몰고 나오면 혼잡 통행료(16,000원)를 어떻게 낼지 생각해야 한다"며 궁핍한 생활을 토로했다. 또 해외공관들이 무일푼 신세라면서 불법을 포함한 창의적인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외화벌이 창구 역할을 해온 북한 재외공관들은 금, 담배, 상아 등을 밀수하기도 하는데 대북제재로 각국의 감시망이 촘촘해지면서 할당량을 채우기가 어려워졌다. 외교관 부인들은 부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중 북한대사관 앞 북한 상점들의 경우 외교관의 부인이나 친척들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유럽의 한 국가에 근무하는 북한 공관원들은 저소득층으로 신고한 뒤 해당국 의료보험에 가입해 무상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김춘국 대사가 지난 2월 간암으로 사망한 것은 북한 외교관의 열악한 생활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지의 건강검진 비용은 수십만원 정도로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김 대사는 평소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다가 간암 판정을 받고 곧바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압박이 가중된 가운데 태영호 공사 등 외교관의 잇따른 망명으로 단속이 삼엄해지면서 북한 재외공관들은 문책과 송환 우려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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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고·문책·송환설에 뒤숭숭…北 재외공관 외교관들
    • 입력 2016-08-19 20:10:45
    국제
특권층에 속하는 북한 외교관들이 주재국에서는 빈곤층 수준의 열악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망명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월급은 450∼500파운드(한화 60∼70만원)에 불과했다. 물가가 비싼 영국에서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박봉인 셈이다. 영국의 최저임금인 시급 6.7파운드(한화 약 9,700원)에도 못 미친다.

태 공사는 2013년 영국의 한 모임에서 대사관에서 "차를 몰고 나오면 혼잡 통행료(16,000원)를 어떻게 낼지 생각해야 한다"며 궁핍한 생활을 토로했다. 또 해외공관들이 무일푼 신세라면서 불법을 포함한 창의적인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외화벌이 창구 역할을 해온 북한 재외공관들은 금, 담배, 상아 등을 밀수하기도 하는데 대북제재로 각국의 감시망이 촘촘해지면서 할당량을 채우기가 어려워졌다. 외교관 부인들은 부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중 북한대사관 앞 북한 상점들의 경우 외교관의 부인이나 친척들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유럽의 한 국가에 근무하는 북한 공관원들은 저소득층으로 신고한 뒤 해당국 의료보험에 가입해 무상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김춘국 대사가 지난 2월 간암으로 사망한 것은 북한 외교관의 열악한 생활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지의 건강검진 비용은 수십만원 정도로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김 대사는 평소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다가 간암 판정을 받고 곧바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압박이 가중된 가운데 태영호 공사 등 외교관의 잇따른 망명으로 단속이 삼엄해지면서 북한 재외공관들은 문책과 송환 우려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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