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영화’…할리우드 리메이크·속편 3편 개봉

입력 2016.08.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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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인 이달 말 반가운 할리우드 영화가 연달아 찾아온다. 할리우드의 장기인 리메이크와 후속편 세 편이 준비됐다.

첫 주자는 25일 개봉하는 '고스트버스터즈'다. 1984년작 1편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32년 만의 리메이크작이다.

이반 라이트만 감독이 연출하고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해럴드 래미스, 어니 허드슨이 주인공으로 나온 원작은 당시 전 세계에서 흥행수익 3억 달러를 거두며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개봉 당시 그해 전체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는 '히트'(2013), '스파이'(2015) 등 코미디 영화의 장인으로 자리매김한 폴 페이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자신의 코미디를 스크린 속에 구현해 줄 배우로 여성을 택했다. 전작과 달리 여주인공을 내세워 새로움을 꾀하려는 시도일 수 있으나 그보다는 멜리사 맥카시라는 배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멜리사 맥카시는 페이그 감독의 전작 3편에 출연했을 정도로 페이그 감독의 신뢰를 받는 여성 코미디언이다. 그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이 많은 괴짜 과학자 애비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

고스트버스터즈의 나머지 팀원 3명도 모두 코미디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다. 애비의 어릴 적 친구이자 물리학 박사인 에린은 크리스틴 위그가, 미치광이 엔지니어 홀츠먼은 케이트 맥키넌이, 뒤늦게 팀에 합류하는 멤버 패티는 레슬리 존스가 각각 맡았다.

멜리사 맥카시를 포함한 이들 4명은 모두 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크루(고정 출연자) 출신이다. 코미디 영화감독과 SNL 크루의 만남인 만큼 새 '고스트버스터즈'는 웃음 포인트가 많다. 참고로 원작의 각본을 쓰고 출연까지 한 댄 애크로이드도 SNL 출신이다.

내용은 원작과 큰 줄기가 비슷하다. 영화는 초반에 팀원 4명의 캐릭터를 소개하고서 이 4명이 고스트버스터즈로 뭉치는 과정과 이어 고스트버스터즈가 뉴욕을 위기에 몰아넣은 유령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유령금지 표시, 먹깨비 유령, 마시멜로맨, 대원들의 차량인 '엑토-1' 등 원작을 상징하는 요소가 영화 곳곳에 등장해 원작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어니 허드슨, 시고니 위버, 애니 파츠 등 원작에서 활약한 배우가 카메오로 출연해 '깨알 같은' 재미를 주기도 한다.

단, 3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영화에 나타난 풍경이나 복장, 테크놀로지가 1980년대 원작과 유사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21세기에 맞는 새로움을 보여주기보다 원작의 향수에 기대려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벤 스틸러가 감독을 맡고 주연까지 한 '쥬랜더 리턴즈'는 31일 국내 관객을 찾는다. '쥬랜더'(2001)의 15년 만의 후속편이다. 전작은 영화전문잡지 '프리미어'가 선정한 최고의 코미디 영화 50편에 오를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전작의 주인공들인 전설의 톱 모델 쥬랜더(벤 스틸러)와 헨절(오웬 윌슨)이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비밀 요원 발렌티나(페넬로페 크루즈)로부터 저스틴 비버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피살사건 수사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영화는 이 셋이 우여곡절 끝에 배후의 인물을 밝혀내고 그 인물의 음모를 저지하는 과정을 그린다.

'쥬랜더 리턴즈'는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카메오 출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저스틴 비버, 베네딕트 컴버배치, 밀라 요보비치, 스팅, 키퍼 서덜랜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기상천외한 역할로 등장해 폭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본업인 코미디에서는 얼마나 성공을 거뒀는지는 미지수다.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신선도 지수 23%를 기록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미국식 코미디가 한국 관객에게 얼마나 호소력 있게 다가설지도 의문이다. 영화 '데드풀'에서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주인공의 입담을 재치있게 한국어로 번역하는 데 성공한 황석희가 이 영화의 번역을 맡았으나 코미디 자체가 한국 관객의 공감을 얻기에는 역부족일 듯하다. 주인공들이 엮어내는 코미디는 카메오들이 선사하는 웃음만큼 강렬하지 못하다.

'리얼액션'의 대가 제이슨 스태덤이 주연을 맡은 '메카닉: 리크루트'도 '쥬랜더 리턴즈'와 같은 날 개봉한다. '메카닉'(2011)의 후속편이다. 전편 자체도 국내에서 '냉혈인'으로 개봉한 1972년작 '메카닉'의 리메이크이기도 하다.

과거를 청산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살인청부업자 비숍(제이슨 스태덤)은 어느 날 의문의 세력에게 여자친구 지나(제시카 알바)가 납치당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들은 여자친구를 인질로 삼아 비숍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암살 임무 3개를 수행할 것을 지시한다.

하지만 호락호락하게 당한 비숍이 아니다. 이들의 지시를 따르면서도 몰래 복수를 준비한다.

'메카닉: 리크루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제이슨 스태덤의 원맨쇼에 가까운 영화다. 호주, 브라질, 태국 등 화려한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의 통쾌한 액션은 단연코 볼거리다.

하지만 전작과 비슷하게 이야기는 평면적이다. 영화에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놀라움을 주지는 못한다. 결국 제이슨 스태덤의 액션으로 시작해 그의 액션으로 끝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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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가운 영화’…할리우드 리메이크·속편 3편 개봉
    • 입력 2016-08-21 12:23:26
    연합뉴스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인 이달 말 반가운 할리우드 영화가 연달아 찾아온다. 할리우드의 장기인 리메이크와 후속편 세 편이 준비됐다.

첫 주자는 25일 개봉하는 '고스트버스터즈'다. 1984년작 1편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32년 만의 리메이크작이다.

이반 라이트만 감독이 연출하고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해럴드 래미스, 어니 허드슨이 주인공으로 나온 원작은 당시 전 세계에서 흥행수익 3억 달러를 거두며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개봉 당시 그해 전체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는 '히트'(2013), '스파이'(2015) 등 코미디 영화의 장인으로 자리매김한 폴 페이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자신의 코미디를 스크린 속에 구현해 줄 배우로 여성을 택했다. 전작과 달리 여주인공을 내세워 새로움을 꾀하려는 시도일 수 있으나 그보다는 멜리사 맥카시라는 배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멜리사 맥카시는 페이그 감독의 전작 3편에 출연했을 정도로 페이그 감독의 신뢰를 받는 여성 코미디언이다. 그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이 많은 괴짜 과학자 애비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

고스트버스터즈의 나머지 팀원 3명도 모두 코미디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다. 애비의 어릴 적 친구이자 물리학 박사인 에린은 크리스틴 위그가, 미치광이 엔지니어 홀츠먼은 케이트 맥키넌이, 뒤늦게 팀에 합류하는 멤버 패티는 레슬리 존스가 각각 맡았다.

멜리사 맥카시를 포함한 이들 4명은 모두 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크루(고정 출연자) 출신이다. 코미디 영화감독과 SNL 크루의 만남인 만큼 새 '고스트버스터즈'는 웃음 포인트가 많다. 참고로 원작의 각본을 쓰고 출연까지 한 댄 애크로이드도 SNL 출신이다.

내용은 원작과 큰 줄기가 비슷하다. 영화는 초반에 팀원 4명의 캐릭터를 소개하고서 이 4명이 고스트버스터즈로 뭉치는 과정과 이어 고스트버스터즈가 뉴욕을 위기에 몰아넣은 유령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유령금지 표시, 먹깨비 유령, 마시멜로맨, 대원들의 차량인 '엑토-1' 등 원작을 상징하는 요소가 영화 곳곳에 등장해 원작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어니 허드슨, 시고니 위버, 애니 파츠 등 원작에서 활약한 배우가 카메오로 출연해 '깨알 같은' 재미를 주기도 한다.

단, 3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영화에 나타난 풍경이나 복장, 테크놀로지가 1980년대 원작과 유사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21세기에 맞는 새로움을 보여주기보다 원작의 향수에 기대려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벤 스틸러가 감독을 맡고 주연까지 한 '쥬랜더 리턴즈'는 31일 국내 관객을 찾는다. '쥬랜더'(2001)의 15년 만의 후속편이다. 전작은 영화전문잡지 '프리미어'가 선정한 최고의 코미디 영화 50편에 오를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전작의 주인공들인 전설의 톱 모델 쥬랜더(벤 스틸러)와 헨절(오웬 윌슨)이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비밀 요원 발렌티나(페넬로페 크루즈)로부터 저스틴 비버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피살사건 수사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영화는 이 셋이 우여곡절 끝에 배후의 인물을 밝혀내고 그 인물의 음모를 저지하는 과정을 그린다.

'쥬랜더 리턴즈'는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카메오 출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저스틴 비버, 베네딕트 컴버배치, 밀라 요보비치, 스팅, 키퍼 서덜랜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기상천외한 역할로 등장해 폭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본업인 코미디에서는 얼마나 성공을 거뒀는지는 미지수다.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신선도 지수 23%를 기록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미국식 코미디가 한국 관객에게 얼마나 호소력 있게 다가설지도 의문이다. 영화 '데드풀'에서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주인공의 입담을 재치있게 한국어로 번역하는 데 성공한 황석희가 이 영화의 번역을 맡았으나 코미디 자체가 한국 관객의 공감을 얻기에는 역부족일 듯하다. 주인공들이 엮어내는 코미디는 카메오들이 선사하는 웃음만큼 강렬하지 못하다.

'리얼액션'의 대가 제이슨 스태덤이 주연을 맡은 '메카닉: 리크루트'도 '쥬랜더 리턴즈'와 같은 날 개봉한다. '메카닉'(2011)의 후속편이다. 전편 자체도 국내에서 '냉혈인'으로 개봉한 1972년작 '메카닉'의 리메이크이기도 하다.

과거를 청산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살인청부업자 비숍(제이슨 스태덤)은 어느 날 의문의 세력에게 여자친구 지나(제시카 알바)가 납치당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들은 여자친구를 인질로 삼아 비숍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암살 임무 3개를 수행할 것을 지시한다.

하지만 호락호락하게 당한 비숍이 아니다. 이들의 지시를 따르면서도 몰래 복수를 준비한다.

'메카닉: 리크루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제이슨 스태덤의 원맨쇼에 가까운 영화다. 호주, 브라질, 태국 등 화려한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의 통쾌한 액션은 단연코 볼거리다.

하지만 전작과 비슷하게 이야기는 평면적이다. 영화에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놀라움을 주지는 못한다. 결국 제이슨 스태덤의 액션으로 시작해 그의 액션으로 끝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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