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 “패배주의·분노가 우리 음악의 뿌리”

입력 2016.08.21 (17:29) 수정 2016.08.21 (17: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국카스텐이란 이름으로 2007년 5월부터 활동했는데 9년 만에 전국 투어를 했습니다. 우리 힘으로 전국 투어를 했고 전석 매진됐다는 게 스스로 칭찬해 줄 일이죠."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전시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는 밴드 결성 후 첫 전국 투어를 성황리에 마감했다는데 대해 스스로 대견해 했다.

그는 "음악적 정체성을 지키면서 대중과 호흡하고 관계를 맺는 게 정말 생각보다 어렵더라"며 그간 걸어온 길을 돌아본 뒤 "힘든 시기를 함께 겪은 멤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국카스텐은 지난 6월부터 서울과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5개 도시에서 첫 전국 투어를 열었다.

지난 2개월 동안 보컬 하현우의 압도적인 가창력과 김기범(베이스), 전규호(기타), 이정길(드럼)의 정교한 연주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으며 전국 5개 도시에서 총 6차례 열린 공연은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또 이날 저녁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스콜(Squall)-서울 앙코르' 공연을 갖는 것으로 이번 전국투어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 앙코르 공연 역시 예매가 시작된 지 5분 만에 8천 석이 전석 매진되며 국카스텐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하현우는 이번 전국투어에 대해 "정말 놀랐던 것은 일흔이 넘는 분들도 공연장에 굉장히 많이 오셨다. 우리 공연이 '어두운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됐다'는 분도 많았다"며 "우리 음악이 의미가 되고 삶 속에 투입돼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신선함이고 재미였고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국카스텐의 이런 인기에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큰 몫을 했다.

하현우는 MBC TV '일밤-미스터리음악쇼 복면가왕'에서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란 이름으로 9연승을 거두며 20주 동안 '가왕' 자리를 지키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밴드가 아닌 보컬로서의 방송 출연에 머뭇거리기도 했다는 그였다.

"'복면가왕' 출연은 고민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혼자 (공연)하는데 익숙하지가 않으니까요. 하지만 방송에서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는 것도 소통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해서 출연했죠."

그는 이어 "복면가왕을 통해 대중들이 제 목소리에 적응하고 저도 대중들에게 친근감 있는 이미지가 됐다"며 "자연스럽게 제가 속한 국카스텐 음악도 관심을 두고 들어주시고 밴드 사운드에 매력을 느낀 분들이 공연장까지 찾아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복면가왕' 출연은 하현우에게 제43회 한국방송대상 가수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기기도 했다.

그는 "밴드 활동을 하면서 '우리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서 우리만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며 "치기 어린 시절의 꿈이나 이상이 현실적으로 하나하나 이뤄지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하현우는 처음 밴드 활동을 시작하며 공장 일을 병행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도 털어놓았다.

"화장품 공장·섬유 공장 다닐 때 공장장들이 저희한테 음악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몸도 건강하니 여기서 같이 일하자고 했는데 그 아저씨들 이야기를 안 듣길 잘한 것 같아요. (웃음)"

지난 2014년 인터파크 INT에 새 둥지를 틀기 전까지만 해도 밥벌이를 위해 레슨 등을 해야만 그들이었다. 하지만 녹녹지 않았던 지난 시절은 국카스텐만의 음악을 만든 자양분이기도 했다.

"저희 스스로 세상 속에 융화되지 않은 어딘가 모자란 사람은 아닌가 하면서 살았어요. 패배주의와 분노가 저희 음악의 뿌리에요. 염세주의도 강했어요."

하현우는 "어릴 적 20대가 되면 뭔가 자유롭게 원하는 모습으로 달콤하게 살 줄 알았는데 정작 먼지 날리는 건설현장을 전전하고 살았다"며 "그 간극을 음악으로 채우려 했고 음악으로 해소했다. 그 감정들이 음악적 자양분이 돼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면가왕' 출연 이후 찾아온 인기로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하현우는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벌지를 못했다"며 "고기 먹고 싶을 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딱 그 정도"라고 답하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시간이 더 지나서도 음악만 열심히 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며 "돈 조금 덜 벌어도 맘 편하게 음악 하고 싶은 게 전부"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밴드'하면 국카스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 오늘은 그 과정 중에 하나다"라고 말을 맺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국카스텐 “패배주의·분노가 우리 음악의 뿌리”
    • 입력 2016-08-21 17:29:24
    • 수정2016-08-21 17:31:27
    연합뉴스
"국카스텐이란 이름으로 2007년 5월부터 활동했는데 9년 만에 전국 투어를 했습니다. 우리 힘으로 전국 투어를 했고 전석 매진됐다는 게 스스로 칭찬해 줄 일이죠."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전시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는 밴드 결성 후 첫 전국 투어를 성황리에 마감했다는데 대해 스스로 대견해 했다.

그는 "음악적 정체성을 지키면서 대중과 호흡하고 관계를 맺는 게 정말 생각보다 어렵더라"며 그간 걸어온 길을 돌아본 뒤 "힘든 시기를 함께 겪은 멤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국카스텐은 지난 6월부터 서울과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5개 도시에서 첫 전국 투어를 열었다.

지난 2개월 동안 보컬 하현우의 압도적인 가창력과 김기범(베이스), 전규호(기타), 이정길(드럼)의 정교한 연주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으며 전국 5개 도시에서 총 6차례 열린 공연은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또 이날 저녁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스콜(Squall)-서울 앙코르' 공연을 갖는 것으로 이번 전국투어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 앙코르 공연 역시 예매가 시작된 지 5분 만에 8천 석이 전석 매진되며 국카스텐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하현우는 이번 전국투어에 대해 "정말 놀랐던 것은 일흔이 넘는 분들도 공연장에 굉장히 많이 오셨다. 우리 공연이 '어두운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됐다'는 분도 많았다"며 "우리 음악이 의미가 되고 삶 속에 투입돼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신선함이고 재미였고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국카스텐의 이런 인기에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큰 몫을 했다.

하현우는 MBC TV '일밤-미스터리음악쇼 복면가왕'에서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란 이름으로 9연승을 거두며 20주 동안 '가왕' 자리를 지키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밴드가 아닌 보컬로서의 방송 출연에 머뭇거리기도 했다는 그였다.

"'복면가왕' 출연은 고민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혼자 (공연)하는데 익숙하지가 않으니까요. 하지만 방송에서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는 것도 소통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해서 출연했죠."

그는 이어 "복면가왕을 통해 대중들이 제 목소리에 적응하고 저도 대중들에게 친근감 있는 이미지가 됐다"며 "자연스럽게 제가 속한 국카스텐 음악도 관심을 두고 들어주시고 밴드 사운드에 매력을 느낀 분들이 공연장까지 찾아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복면가왕' 출연은 하현우에게 제43회 한국방송대상 가수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기기도 했다.

그는 "밴드 활동을 하면서 '우리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서 우리만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며 "치기 어린 시절의 꿈이나 이상이 현실적으로 하나하나 이뤄지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하현우는 처음 밴드 활동을 시작하며 공장 일을 병행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도 털어놓았다.

"화장품 공장·섬유 공장 다닐 때 공장장들이 저희한테 음악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몸도 건강하니 여기서 같이 일하자고 했는데 그 아저씨들 이야기를 안 듣길 잘한 것 같아요. (웃음)"

지난 2014년 인터파크 INT에 새 둥지를 틀기 전까지만 해도 밥벌이를 위해 레슨 등을 해야만 그들이었다. 하지만 녹녹지 않았던 지난 시절은 국카스텐만의 음악을 만든 자양분이기도 했다.

"저희 스스로 세상 속에 융화되지 않은 어딘가 모자란 사람은 아닌가 하면서 살았어요. 패배주의와 분노가 저희 음악의 뿌리에요. 염세주의도 강했어요."

하현우는 "어릴 적 20대가 되면 뭔가 자유롭게 원하는 모습으로 달콤하게 살 줄 알았는데 정작 먼지 날리는 건설현장을 전전하고 살았다"며 "그 간극을 음악으로 채우려 했고 음악으로 해소했다. 그 감정들이 음악적 자양분이 돼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면가왕' 출연 이후 찾아온 인기로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하현우는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벌지를 못했다"며 "고기 먹고 싶을 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딱 그 정도"라고 답하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시간이 더 지나서도 음악만 열심히 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며 "돈 조금 덜 벌어도 맘 편하게 음악 하고 싶은 게 전부"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밴드'하면 국카스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 오늘은 그 과정 중에 하나다"라고 말을 맺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